​정유라 집 침입 40대 구속,보복 무서워 배후있는 것처럼 통화연기..2억 요구하려 해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이광효 기자
입력 2017-11-28 01:3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비선 실세' 최순실 씨 딸 정유라 씨의 집에 침입해 정 씨 지인을 다치게 한 혐의(강도상해)로 40대 남성 이모 씨가 2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이씨는 구속됐다./사진=연합뉴스

정유라 집에 침입한 40대 남성 이모(44)씨가 구속됐다.

‘뉴스1’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오민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7일 오후 3시쯤 이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하고 오후 7시쯤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정유라 집에 침입한 40대 남성 이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씨는 지난 25일 오후 3시18분쯤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정유라 자택에 침입해 함께 있던 마필관리사 A씨를 흉기로 찌른 혐의를 받고 있다.

정유라 집에 침입한 40대 남성 이씨는 정유라 자택에 도착해 자택 경비원을 장난감 권총으로 위협하며 정유라가 거주하는 층으로 올라갈 수 있게 할 것을 요구했다. 경비원이 이를 거부하자 이씨는 미리 준비한 흉기를 꺼내 “벨을 누른 뒤 '택배 왔다'고 하라”고 협박해 경비원과 함께 정유라가 거주하는 층으로 올라갔다.

이 과정에서 이씨는 경비원의 신분증을 빼앗고 실제로는 사용하지 않는 휴대폰을 이용해 마치 자신에게 배후 세력이 있는 것처럼 누군가와 통화하는 척 연기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는 최순실 쪽에 조직이 있다고 생각했고 범행 후 보복이 무서워 자신 역시 배후가 있다는 것을 인식시키기 위해 일종의 '쇼'를 했다”고 말했다.

정유라 거주층에 올라간 이씨는 '택배'라는 말에 문을 연 보모가 자신을 보고 현관문을 닫으려 하자 이를 밀치고 안으로 침입하고 경비원의 양손을 결박했다. 이 과정에서 보모는 방으로 도주했지만 열린 문으로 이씨가 들어왔고, 이씨는 경비원에게 했던 것처럼 보모의 신분증을 빼앗고 전화하는 척 연기했다.

이후 이씨는 “정유라 나와라” 등 소리쳤지만 보모는 “정유라는 없다. 나와 아기 2명만 산다”고 거짓말을 했다. 그러나 복층에서 난 인기척에 이씨가 복층으로 올라갔고 정유라가 있는 잠긴 방문을 발로 차며 난동을 부렸다. 이 과정에서 함께 있던 마필관리사 A씨가 뒤에서 이씨를 덮쳤다. 이틈을 이용해 정유라는 경찰에 신고했다.

이후 경찰이 오기까지 이씨와 A씨는 몸싸움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이씨가 들고 있던 흉기에 A씨의 옆구리와 등 등을 수회 찔렸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는 애초 사람을 해칠 의도가 전혀 없었다고 진술한다”며 “이에 따라 당시 A씨에게 '미안하다'라고 이야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유라 집에 침입한 40대 남성으로부터 칼에 찔린 마필관리사 A씨는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정유라와 정유라 아들, 보모는 다친 곳이 없다.

이씨는 이처럼 다소 허술하게 범행을 저지르면서도 사전답사를 벌이는 등 철저하게 범행을 계획했다. 인터넷 등을 통해 정유라 자택과 출입 방법 등을 습득하고 범행에 사용할 장난감 권총과 흉기도 미리 구입했다.

휴대폰도 원래 사용하던 것 외에 1대를 추가로 마련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는 사전답사 차원에서 정씨의 집을 범행 전에 찾지 않았다고 주장하지만, 조사 결과 사전에 몇차례 답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씨는 범행 후 추적을 피하려고 정유라 자택 인근 지하철역 화장실에서 환복했다. 또 휴대폰 메모 기능을 이용해 범행 후 도주계획까지 상세하게 세웠다. 이씨 범행 동기는 카드빚 등이었다. 이씨는 당초 “금전관계 때문에 범행을 저질렀다”는 취지로 말했지만 이후 “카드빚 2400만원 때문에 강도를 했다”고 번복했다.

이씨는 서울 관악구에서 노부모와 함께 거주하며 지난 5년간 일정한 직업 없이 생활했다. 이씨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접하고 최씨의 계좌가 추적되고 있으니 분명 집에 최소 1억~2억원의 현금을 두고 있을 것으로 추측했다”고 진술했다.

이씨는 최순실이 재판을 받고 있는 만큼 범행 후 신고를 하지 못할 것이라고도 생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정유라에게 2억원의 현금을 요구하려 했다고 경찰은 덧붙였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의 범행 자체가 허술한 측면이 있다”며 “한낮에 범행을 한 것은 물론 CCTV가 많은데도 마스크도 안 쓰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범행 시간대가 한낮이었다는 점에 대해선 “이씨는 ‘(범행에) 꽂혀 있었기 때문에 아무 생각이 없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정유라 집에 침입한 40대 남성 이씨의 계좌를 추적하고 이씨가 범행 전 사용한 인터넷 기록 등을 확인하기 위해 컴퓨터에 대한 디지털포렌식작업을 하고 있다. 또 마필관리사 A씨의 건강이 회복되는 대로 참고인 조사도 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