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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리포트] BAT·커다쉰페이·징둥팡 군침 흘리는 중국 '스마트 의료' 시장

김근정 기자입력 : 2017-12-01 07:00수정 : 2017-12-06 15:47
중국 IT 공룡 잇따라 스마트 의료 시장 출사표 의료 수요 급증, 정책지원, 고령화 등 고속 성장세와 잠재력 매력
 

 

의사자격시험 합격한 AI 로봇 샤오이.


최근 중국에서 인공지능(AI) 로봇 '샤오이(小醫)'가 의사자격 시험에서 합격점 360점을 크게 웃도는 456점을 받으며 시장을 놀라게 했다. AI가 이제 의사라는 자리도 위협할 수 있다는 신호인 동시에 중국의 의료 서비스가 빠르게 첨단화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는 방증으로 관심이 집중됐다.

중국 대표 IT시장정보업체인 아이리서치(iresearch·艾瑞)의 저우레이(鄒蕾) 공동창업자는 11월 초 광저우(廣州)에서 열린 '차이나텔레콤(中國電信)-이젠캉(翼健康)생태협력회의'에 참석해 중국 의료업계가 과거와 달리 첨단 기술과 접목한 새로운 형태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젠캉은 중국 대표 모바일 진료예약 서비스다.

저우 창업자는 "사실 의료업은 IT 시장을 분석하는 아이리서치와는 거리가 멀었다"면서 "지난 십여 년간 인터넷의 보편화, '인터넷 플러스(+)' 정책 출시 등에 따라 '인터넷+의료'는 물론 AI, 빅데이터, 공유경제 등 다양한 기술·개념이 더해진 스마트 의료로 진화했다"고 설명했다.

중국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고 중산층이 급증, 주민들의 삶의 질 제고를 위한 당국의 복지 강화, 개인의 건강한 삶에 대한 수요 증가, 고령화 등에 따라 중국 의료·보건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중국 IT, 가전 등 기업이 상대적으로 더디게 늘어나는 인프라, 인재 부족 등 틈새를 비집고 들어 비교우위 선점을 위한 치열한 물밑작업을 펼치면서 스마트 의료 시장 성장세에 힘을 보태고 있다.

◇ BAT 필두, 너도나도 스마트 의료 시장

"환자가 병원을 찾으면 안면인식 시스템이 병원 정문 진입 전 50m에서 수 차례 기침을 했음을 발견하고 그의 결제내역 빅데이터 분석으로 최근 많은 양의 담배를 구입했음을 확인한다. 병원의 적외선 카메라가 체온이 37.8도임을 확인해 그가 열이 나거나 폐렴일 가능성을 사전에 진단한다. 카운터에서는 환자에게 이러한 정보를 전달하고 오늘 몇 시에 ○○ 교수에게 진료를 받을 것을 권하고 예약이 차있을 경우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진료 예약을 잡으라고 알려준다."

이는 왕웨이린(王偉林) 저장(浙江)대 부속 제1병원 원장이 그린 머지않은 미래 병원의 모습이다. 저장대 부속 1병원, 2병원 등은 알리바바의 헬스케어·스마트의료 전문 자회사인 아리젠캉(阿里健康)의 손을 잡았다. 알리바바와 함께 의사의 진료·수술 등을 돕는 조수로봇은 물론 의술 수련이 가능한 가상환자 개발 등에 힘을 쏟고 있다. 빅데이터, 클라우드 플랫폼, 모바일 결제 등을 활용해 '스마트 병원'으로 재탄생한다는 포부다.

왕 교수는 "알리바바와 CT, MRI 판독로봇을 개발해 빅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로봇이 먼저 영상을 판독하게 하고 이후 의사가 병력과 다른 진료 내용을 더해 종합적으로 진단을 내려 정확도를 높이겠다"면서 "이는 사망률을 낮추는 데 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이자 중국 최대 제3자결제서비스 알리페이(즈푸바오)를 운영하는 앤트파이낸셜(마이진푸)을 관계사로 두고 있는 알리바바는 이를 바탕으로 스마트 의료시장 선점을 노리고 있다. 최근 클라우드 서비스 아리윈(阿里雲)의 빠른 성장도 힘이 되고 있다. 의약품 전자상거래, 병의원 진료 원스톱 서비스, 정확한 진단 등으로 시장을 공략한다는 목표다.

알리바바는 지난 2014년 중국에서 유일하게 온라인 약품 판매 자격을 획득한 중신21스지(中信21世紀)의 지분 54.3%를 인수하고 사명을 아리젠캉으로 바꿨다. 2015년에는 '미래병원' 프로젝트 실시를 선언하고 병원의 수납·진료 접수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 우한중심병원과 협력한 중국 최초 인터넷병원도 선보였다.

인터넷병원은 원격진료는 물론 전자처방전 발급, 약품 구입까지 모두 온라인으로 처리할 수 있는 스마트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아리젠캉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아리젠캉이 발표한 회계연도 기준 2018년 상반기(2017년 4월 1일~9월 30일) 보고서에 따르면 이 기간 아리건강의 매출은 8억8970만위안(약 1470억원), 순이익은 2억5550만 위안(약 422억1400만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무려 1516.9%, 437.5%씩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텐센트도 AI를 활용한 영상의학 분야를 넘보고 있다. 올 8월 텐센트미잉(覓影)이라는 AI영상의학 시스템을 출시했다. 6개의 AI로 구성돼 식도암·폐암·자궁경부암·당뇨병·유선암 진단이 가능하다. 식도암 판독 기술은 정확도가 90%, 폐암 판독은 95%에 달한다.

지난 6월에는 O2O(온·오프라인 통합) 의약업체와 손을 잡고 전자처방전 시장 확대에 나섰다. 텐센트는 상하이의약그룹이 대주주로 있는 '상하이의약 클라우드헬스'와 협약을 체결하고 전자처방전 보급, 의료보험 온라인 결제, 의료관련 금융서비스 개발 및 혁신 결제모델 확보, 헬스케어 서비스 등 다방면의 협력을 약속했다.

AI 선두기업 도약에 속도를 올리고 있는 바이두도 스마트 의료 시장 진격 준비를 마쳤다. O2O 의료정보서비스, 스마트 원격진료 서비스, 의학 빅데이터 운용과 유전자 정밀분석, 신약개발 등의 4단계 계획을 공개하고 AI 기술을 적극 활용할 뜻도 밝혔다.

지난 2015년 2월 6000만 달러(약 654억원)에 온라인 진료 예약업체인 젠캉즈루(健康之路)의 지분 13%를 매입했고 9월에는 소프트뱅크차이나(SBCVC) 등과 함께 또 다른 중국 인터넷의료 업체에 40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중국 대표 AI업체 커다쉰페이(科大訊飛)도 발을 들였다. 지난해 6월 안후이(安徽)병원과 AI 영상의학 보조진단 시스템 개발 협력을 약속했다. 지난 1년간 68만장의 페 CT를 학습해 1만1000명(연인원 기준)의 촬영 영상을 판독했고 정확도는 94%에 육박했다. 지난 8월에는 안후이병원과 함께 '안후이 스마트 병원'(AI 보조진단 센터) 설립을 선언했다.

LG·삼성의 아성을 위협하는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제조업체 징둥팡(BOE)도 10월 60억 위안을 들여 청두디지털의학센터를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2015년에는 2억5000만 위안에 베이징 밍더(明德)병원을 인수하기도 했다.

◇ 지갑은 '두둑', 정책은 '든든', 고령화 '심각'

2013년이 중국 의약품 전자상거래의 원년이라면 2016년은 인터넷병원의 급성장 시기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AI, 빅데이터 등 첨단기술 활용은 이제 시작 단계지만 '인터넷+의료'는 태동시에서 빠르게 성장기로 들어서며 발전의 결과물을 내놓고 있다는 의미다.

2009년 중국 인터넷 의료 시장은 2억 위안(약 330억3000만원)에 불과했지만 2016년 223억 위안으로 110배 이상으로 확대됐다. 특히 2011~2014년 연평균 120% 이상의 초고속 성장세를 보였다. 여기다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서비스 등 다양한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시장 개척 가능성도 농후하다. 빠른 성장세 속 여전히 잠재력이 막대하다는 점에서 기업과 자금이 밀려들고 있다.

이미 성장기에 접어든 인터넷병원만 해도 성장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 중국 의료업계의 인터넷 활용율이 여전히 낮다는 점에서 그렇다. 시장분석기관인 이관국제(易觀國際)가 11월 초 공개한 '중국 병원 인터넷화 전문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병원 인터넷 활용율은 10% 미만에 그쳤다. 지난해 기준 중국 인터넷 의료 서비스 이용자는 1억9500만명으로 전체 네티즌의 26.6%에 불과하다.

정책도 이어지고 있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 '건강중국 2030' 규획요강'을 내놓고 의료시장, 특히 스마트 의료 시장 발전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나섰다. 10월 성공리에 마무리된 중국 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 보고서에서도 '건강중국전략'을 제시했다.
 

정책 지원과 잠재력을 바탕으로 시장은 오는 2022년 중국 인터넷병원 이용자가 4억2700만명, 1인당 평균 60위안의 진료비를 지불한다고 가정할 때 시장 규모는 256억 위안에 육박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산층 증가로 건강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 외에 13억 인구 대국 중국이 빠르게 늙고 있다는 사실도 시장 잠재력을 키우고 있다. 소위 '인구 보너스'가 '건강 보너스'로 바뀌고 있다고 제일재경일보(第一財經日報)는 평가했다.

중국 국가위생계획생육위원회(생육위) 등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60세 이상 고령 인구는 2억310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16.7%에 달했다. 오는 2020년 고령인구는 2억4899만명으로 17.17%에 육박할 전망이다. 현재 중국의 만성질환 환자는 3억여명으로 이 중 절반 이상이 65세 이하다. 

이 외에 스마트 의료 자체가 가진 경쟁력도 매력적이라는 분석이다. 병원·의사·환자·데이터를 인터넷으로 연결해 진료·진단 효율과 정확성을 높일 수 있다. 인터넷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자신의 증상을 수시로 기록하고 의료기관은 이러한 정보를 바탕으로 환자의 병세에 대한 이해도를 높인다. 약물 처방에 있어서도 데이터 관리로 중복 복용 등을 방지해 약물 남용을 방지, 환자의 건강한 삶에 힘을 보탤 수 있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