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평규칼럼] 중국 도처에 깔린 환경산업 진출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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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평규 단국대 석좌교수
입력 2017-11-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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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수질오염, 폐기물처리…환경문제로 골머리

  • 중국 환경산업 발전 아직 더뎌…한국기업의 '기회'

  • 민관 참여 '협업'모델, 금융 동행 '컨소시엄' 모델 정착돼야

조평규 단국대 석좌교수

미세먼지는 이제 인류의 공적이 됐다. 한국에서도 봄과 초겨울에만 기승을 부리던 스모그 현상이 이제는 수시로 발생해 사람들의 건강을 위협하기 시작했다. 한국의 미세먼지는 대개 중국에서 발생한 것이라고들 말한다.  전문가들은 “중국에서 발생한 미세먼지나 황사는 한반도로 불어오는 바람에 실려 직접 한국에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한다. 물론 중국은 공식적으로 한국의 미세먼지 문제가 중국 때문이라는데 동의하지 않는다. 하지만 자체적으로 환경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해결하려는 의지는 매우 강하다.

◆대기오염, 수질오염, 폐기물처리…환경문제 '산적'한 중국

지난달 폐막한 중국공산당 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 기간이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베이징 방문 때에는 베이징 인근 반경 수백 킬로미터 지역의 모든 공사현장에서 공사를 중단하고, 대기오염 유발공장은 가동을 중단했다. 또 중국은 불법적인 중소공장의 설비를 강제로 뜯어내는 정도의 강력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중국의 환경오염은 미세먼지를 유발하는 대기오염뿐만이 아니다. 수질오염, 폐기물처리의 오염실태도 매우 심각하다. 초미세 먼지농도나 식수부적합비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평균의 두배를 넘어섰다. 세계10대 대기오염도시 중 7개가 중국의 도시들이다. 중국의 중앙과 지방정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엄청난 투자계획도 내놓았다. 예를 들면, 이번 13차5개년 규획기간 중국은 대기오염, 수질오염 예방에 각각 2700억, 7000억 달러, 그리고 폐기물 처리에 7700억 달러 투자하기로 했다. 

시진핑 정부는 환경문제를 해결하는데 조급해 하고 있다. 외국원수가 중국을 방문했는데 미세먼지가 낀 뿌연 하늘은 보여주면 시 주석의 체면이 서지 않는다.

중국전문가 전병서 교수는 “중국 진출은 한국이 잘하는 분야에 투자하기 보다는, 중국이 결핍으로 고민하는 산업에 투자해야 한다. 그게 한국의 성장산업이고 미래산업이다”라고 강조한다. 중국의 결핍은 우리기업에게는 기회다. 중국 자체의 환경산업의 발전도 비약적이고 눈부신 진전을 보이는 분야도 나타나고 있으나, 아직은 미진한 분야가 더 많이 존재한다. 즉, 환경보호장비, 환경서비스분야, 친환경 소비재, 신재생 에너지 및 전기차의 소재부품분야는 우리기업들이 상당한 강점을 가진 분야다.

지역적으로도 오염이 심각한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충칭(重慶), 우한(武漢), 시안(西安) 등 초대형 도시뿐만 아니라, 지방의 인구 5백만~ 1000만명 도시도 환경문제로 골머리를 앓는다. 환경오염의 사각지대가 곳곳에 존재하는 것이다. 중국의 2,3선 도시를 목표시장으로 설정할 필요가 있다. 즉, 지역적 특색을 고려한 환경문제 솔루션패키지(Solution Package)가 환영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이야기다. 

환경산업 선진국의 첨단 기술을 도입하려면 엄청난 비용이 들어간다. 우리의 기술은 선진국과 비교하여도 손색이 없을 뿐만 아니라 가격도 저렴해 매력적이다. 또한, 지리적으로도 가까워 A/S(애프터서비스)가 손쉽고, 문제 발생시 재빠른 대응력은 우리의 강점이다.

◆'주목'받는 대구시의 중국 진출 모델 

대구시는 관내 기업의 중국진출을 돕기 위해 독특한 해외진출 모델을 운영하고 있다.

중국을 대표로 하는 사회주의 체제의 나라는 환경, 의료, 철도, 항만, 통신, 에너지 등의 기간산업은 국영기업이 많고, 정부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는 분야다. 즉, 정부의 사전 '사인(Sign)'이 있어야 기업이 움직이는 구조인 것이다.

대구시 정부는 이점에 착안해 중국정부나 국영기관을 대상으로 정부가 나서서 사전 접촉해 업종별, 지역별로 매칭시켜주는 교류행사를 수시로 유치함으로써 기업에 상담과 교류의 기회를 제공한다. 그리고 프로젝트의 해외 진출이나 수출을 위해 시정부가 개입해 보증을 서 주기도 한다. 중국기업들은 한국정부의 보증에 안심하고 기술을 받아들이거나 선급금을 지불하는 데에도 주저하지 않는다. 이 모델은 환경산업의 중국진출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의료산업 및 물산업 클러스터(Cluster)를 조직하여 해외진출을 하는 모델로 채택해 상당한 성과를 올리고 있다.

◆금융과 함께하는 중국진출

환경산업은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의 성격이 강해서 초기 투자자금이 많이 들어가는 분야다. 그리고 다양한 기술이 융합되면 더 효율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야가 많다. 한 기업이 독식의 형태로 진출하기 보다 다양한 기술을 가진 기업들이 컨소시엄 형태로 들어가는 게 효율적이고 리스크를 분담 할 수 있는 장점이 많다.

우리기업들이 간과하기 쉬운 부분이 금융조달의 문제이다. 알다시피 몇몇 글로벌 기업을 제외하고 외국계 기업이 중국에서 중국 금융기관으로부터 금융을 받기는 상당히 어렵다. 다른 루트를 이용하면 조달비용이 많게는 10%에 달한다. 환경산업 분야의 중국진출은 우리의 금융기관과 함께하면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행스럽게도 한국은 중국에 비해 자금조달 비용이 매우 저렴하다. 중국의 인프라 투자 분야에서 고급인맥과 다양한 네트워크를 가진 '중국통' 이규엽 대성자산운용 대표는 “중국의 인프라투자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 할만한 파트너를 찾는 일이며, 중국의 성(省)·시(市)을 방문해 보면 투자기회는 도처에 깔려 있다”고 말한다.

환경산업의 중국진출은 우리기업에게는 신 성장 동력이다. 대구시 정부에서 시행하고 있는 민관이 참여하는 협업모델과 금융을 동행하는 컨소시엄형태의 모델이 성공적으로 정착되길 소망한다.

조평규 단국대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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