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망 끝…강남 랜드마크 아파트값 수억씩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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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관 기자
입력 2017-11-26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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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포 아크로리버파크 3개월 만에 호가 4억원 상승

  • 강북권 재건축·신규 아파트도 가격 상승세 뚜렷

정부의 연이은 부동산 규제에도 서울 집값이 상승랠리를 지속하고 있다. 사진은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전경. [사진= 아주경제DB]


고강도 규제를 담은 8·2부동산대책이 발표된 이후 서울 주택거래가 급감했지만 집값은 여전히 고공행진을 펼치고 있다. 그동안 거래량이 가격의 선행지표 역할을 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다. 이는 대책 발표 이후 재건축 거래제한과 다주택자 버티기 등의 영향으로 시장에 나오는 매물은 줄었지만 재건축과 도심 신규 아파트를 찾는 수요가 여전해 집값을 떠받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송파구 대표 재건축 추진 단지인 잠실주공5단지 전용면적 82㎡의 호가는 18억 3000만원 선으로 이달 초 실거래가(17억 4000만원) 대비 9000만원 뛰었다. 8·2대책 전 고점은 17억원이었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도 전용면적 76.8㎡의 매맷값이 8월초 13억 2500만원에서 최근 13억 9500만원으로 올랐고, 전용 84.4㎡는 14억 6000만원에서 15억 6500만원으로 상승했다.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112㎡는 8·2대책 전 최고 실거래가가 27억 2000만원이었지만 이달 초 29억 7000만원에 거래됐고 최근 호가는 31억원 선이다. 압구정 현대5차 전용 84㎡도 9월 19억 5000만원에 거래된 뒤 현재 21억원을 호가한다.

서울 강북 주요 아파트 단지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마포구 아현동 마포 래미안 푸르지오 전용 84㎡는 최근 10억 4000만원에 거래가 이뤄져 8·2대책 발표 전 최고 실거래가(9억 7000만원)보다 7000만원가량 올랐다.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1단지 전용 66㎡도 8월초 8억원 선에 거래되던 것이 최근 8억 7000만원까지 상승했다.

서울 집값 상승세는 정부와 민간기관에서 내놓는 집값 지표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서울 평균 아파트값은 전주보다 0.18% 상승해 지난주(0.09%)보다 오름폭이 커졌다. 이는 8·2대책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부동산114 통계에서도 11월 넷째주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이 전주 대비 0.54% 올랐고, 서울 전체 집값도 0.26% 상승했다.

이처럼 집값은 상승랠리를 지속하고 있지만 서울시내 주택 거래량에서는 하향세가 뚜렷하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26일 현재 서울 아파트 거래량(신고일 기준)은 총 5113건을 기록했다. 하루 평균 197건이 거래된 것으로, 작년 11월(364건)과 비교하면 반토막 수준이다.

집값과 주택 거래가 따로 노는 탈동조화(디커플링)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수요는 풍부한데 살 수 있는 집이 줄어 거래량은 줄고, 집값은 오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8·2대책으로 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가 제한돼 반포주공1단지와 개포주공1단지 등 주요 단지의 거래가 막히면서 예외조항이 적용된 잠실주공5단지와 은마아파트 등 일부 단지로 수요 쏠림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박원갑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2주택 이상 보유자에 대한 양도세 가산세율 적용, 재건축 단지 매매 규제 등으로 서울 강남권엔 매도자들이 팔 수 있는 매물이 줄었다"며 "수요보다 공급 감소 폭이 더 크다 보니 거래가 줄더라도 가격이 오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정부의 예상과 달리 다주택자들이 버티기에 들어가면서 거래 가능한 매물 자체가 많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8·2대책 이후에도 서울 도심 신규아파트와 재건축 추진단지 등 양질의 주택은 '안전자산'이라는 인식이 꺾이지 않고 있다는 점도 최근 집값이 상승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시장의 흐름에는 서울 집값은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심리적인 편향이 크게 작용한다"면서 "양도세 중과 등으로 인해 매물이 더 나오지 않을 거라는 기대심리도 공급의 희소성에 베팅하게 하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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