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방문한 문 대통령, 수험생·이재민 위로…"무이자나 저리로 정부 융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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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진 기자
입력 2017-11-24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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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항여고ㆍ대성아파트ㆍ흥해실내체육관ㆍ이재민 임시거주 아파트 등 잇따라 방문

문 대통령, 이재민 대피소서 브리핑 (포항=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전 지진 피해 이재민이 머물고 있는 경북 포항시 흥해실내체육관 대피소를 찾아 시민들과 공개브리핑하고 있다. 2017.11.24 kjhpress@yna.co.kr/2017-11-24 11:29:19/ <저작권자 ⓒ 1980-2017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저작권자 ⓒ 1980-2017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지진 피해를 입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경북 포항을 방문해 수험생과 이재민들을 위로했다.

문 대통령은 첫 일정으로 포항여고를 찾아 학생들을 만났다.  문 대통령은 학생들에게 “어제 수능시험들은 잘 치렀나”고 물은 뒤 “원래 평소 실력보다 못 치는 것이 정상이다. 워낙 중요한 시험이고 긴장되니까. 늘 우리 사는 게 그렇다. 그래서 이렇게 중요한 시험을 맞이할 때마다 ‘아주 잘해야겠다’, ‘내가 정말 시험을 잘 쳐서 우리 어머니 또 아버지에게 기쁨을 드려야 되겠다’, ‘칭찬받아야 되겠다’ 이렇게 욕심부리지 말고 그저 ‘내 평소 실력대로만 하자’. 이렇게 스스로에게 말을 걸어주면 훨씬 마음도 편안해지고 또 결과도 훨씬 좋을 수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진으로 일주일 연기된 수능을 언급하며 “공부 기간이 더 늘었는데 어떤가? 우리 포항 쪽 학생들은 여러 가지로 대피생활을 하기도 하고 또 여진 불안 때문에 제대로 공부도 못 했을 거 아니냐”고 걱정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전 지진으로 인해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된 경북 포항시 북구의 포항여고를 방문해 수능을 마친 고3 학생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동남아 순방에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지진 소식을 들었을 때 가장 큰 걱정이 수능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대학별로 입시일정, 학사일정을 다 세우는 등 나라 전체가 수능 일정에 맞춰서 많은 것들이 된 상태였기 때문에 수능 시험일을 변경하면 그 자체로 굉장히 큰 혼란들이 생겨난다"며 "그래서 처음에는 정부에서도 수능을 연기할 수 있다는 생각을 쉽게 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정말 만에 하나 지진 때문에 고사장이 아주 파손 돼 불안한 상태가 되거나 다음날 여진이라도 일어나 (전체 수험생의) 1%가 안 되긴 하지만 포항 학생들이 제대로 시험을 못 치거나 불안해서 실력을 다 발휘하지 못하게 될 수 있었다"면서 "전체 수험생의 1%도 안 되지만 포항 학생들을 위한 안전과 공정함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연기 결정을 내렸다"고 했다.

그는 "거의 대부분의 국민과 학부모, 수험생들이 수능 연기 결정을 지지해주고 '포항 학생들 힘내라'고 응원을 보내줬다"며 "이런 국민들 마음 속에 대한민국의 희망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부 학생들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1998년 IMF 외환위기 당시 금 모으기 운동, 2007년 충남 태안 기름유출 사고 당시 자원봉사로 위기를 극복했던 상황들을 환기하면서 "이번에도 많은 국민들이 성금을 모으고 자원봉사자들이 와서 수고하며 그 아픔을 함께 나누려는 것은 우리 사회에 아주 큰 희망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포항여고 학생들도 어찌 보면 좋은 경험을 한 것"이라며 "앞으로 새로운 삶과 세상으로 나아갈 텐데 늘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 소수자들과 함께 마음을 나누는 그런 식의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포항여고 학생들에게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기념해 제작된 이른바 ‘평창 굿즈’를 선물했다.

문 대통령에게 목도리와 장갑을 받은 학생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인증샷을 남기며 “문 대통령님 감사합니다”, “실물 영접… 선물도 주고 가셨다”는 등 감사 인사를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전 지진 피해로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된 경북 포항시 북구 대성아파트를 찾아 피해현황에 대해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이어 붕괴 우려가 제기된 포항 대성아파트를 방문, 주민들에게 "특별재난지역에 대한 지원 체계가 주택 파손에 대한 보상만 있고 가재도구에 대한 것은 없다"며 "일일이 다 해드릴 방법은 없겠지만 소파나 냉장고 등 값비싼 것들은 한 번 살펴볼 필요가 있겠다"고 했다.

이 아파트 재건축 논의와 관련해 "재건축을 하지 않을 수가 없겠다"며 "포항시가 경제성과 문화재 보호, 환경과의 조화 등을 잘 고려해 달라"고 당부했다. 대성아파트 피해 현장 복구 작업을 지원 중인 해병대 장병과 소방관, 경찰관들도 격려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흥해체육관에 모인 이재민들의 고충을 직접 들었다.

이번 지진으로 사용 불가 판정을 받은 대성아파트 바로 뒷건물에 산다는 한 주민은 "주변 아파트의 피해가 심각한데 (내가 사는 건물은) 사용 가능 판정을 받았다"며 "수리를 한다 해도 어떻게 살아갈지 막막한 만큼 재건축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다른 주민은 "다시 돌아갈 수 있는 곳이 빠른 시일 내에 있어야 하는데 (대성아파트 주변은) 문화재 보호구역이 있어서 그게 해제가 안 되면 어떻게 하지를 못한다"며 "재개발도 못하고 있는데 입주할 때까지만이라도 정부에서 보조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또다른 주민은 "저희들은 지금 수용소(체육관)에 있지만 여기 계신 분들은 돌아갈 수 없는 분들이 많다. 특히 여기에도 올 수 없는 자연부락에 거주하셨던 주민들은 집이 완파됐는데도 행정 인력들의 조사에도 한계가 있다"며 "경주가 우리보다 지진 규모는 크지만 피해는 여기가 더 크다"고 호소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후 지진 피해로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된 경북 포항의 이재민 입주주택을 방문해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진작 와보고 싶었으나 총리가 현장을 지휘하고 정부 부처가 열심히 뛰고 있어서 초기 수습과정이 지난 후 방문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해 이제야 오게 됐다"면서 "안전진단을 해서 계속 거주하기 힘든 건축물은 하루빨리 철거하고 이주할 집을 빨리 마련해 드리는 게 중요할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또 "재난 지역이 돼도 반파·전파된 주택에 대한 지원금이 많지 않다. 부족한 부분은 국민의 의연금을 배분해 도와드리고 정부가 가급적 많은 금액을 무이자나 저리로 융자해서 감당할 수 있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임시거주시설에 대한 정부 지원도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주택을 재건축해야 할 경우 임시거주시설이 필요한데 기존 6개월은 너무 짧으니 건축이 완성될 때까지 머무르게 해달라는 건의도 충분히 타당한 만큼 이 부분도 함께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또 "큰 재난을 당하면 물적 피해도 피해지만 많은 정신적 상처들이 생기기 때문에 심리지원과 상담 치료도 중요하다"며 "(여기에) 전문가들이 30명 넘게 내려와 계시는데 필요한 부분을 지원하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지진피해와 그 대응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점들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방안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울산시민이 걱정하는 액상화 부분도 중앙정부가 함께 얼마나 위험성이 있는지 살펴보겠다"며 "지진에 미치는 영향도 함께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지역경제를 살리는 데도 중앙정부가 신경을 쓰겠다"며 "중앙정부도 가급적 회의나 행사를 포항에 와서 하면 도움이 될 것이고, 중앙정부가 추진하는 도시재생사업과 연계해 추진해도 좋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관계부처에 재난재해특별교부금의 예방예산 사용 허용과 임시거주시설 거주기간 연장, 재건축 절차 촉진, 문화재 보호 로드맵 마련, 이재민 지원금 인상 등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직접 밥차에서 식판에 밥과 시금치무침, 고등어조림 등을 배식을 받아 체육관 옆 비닐 천막에서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점심 식사를 하기도 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문 대통령은 이재민들이 입주한 LH(한국토지주택공사) 임대아파트인 장량 휴먼시아 아파트를 방문해 주민들을 위로했다. 문 대통령은 "원래 살던 곳으로 돌아갈 수 있을 때까지 최대한 (거주를) 보장할 수 있도록 해보겠다"고 밝혔다.

또 입주민에게 따뜻하게 겨울을 나길 바라는 뜻에서 이불세트 등을 선물했다.

이번 방문에서 문 대통령은 지진 이후 침체 우려가 제기되는 지역 경제를 살리자는 취지로 포항의 특산물인 과메기를 사기도 했다.

휴먼시아 아파트 방문 때 '과메기를 드시고 홍보 좀 해달라'는 부탁을 들은 문 대통령은 서울로 향하기 전 죽도시장을 방문해 과메기 16박스를 샀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전 지진 피해 이재민이 머물고 있는 경북 포항시 흥해실내체육관 대피소에서 자원봉사자들에게 오찬 배식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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