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블라인드] P2P 대출, 돌려막기 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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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 기자
입력 2017-11-23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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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PF) P2P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P2P 금융시장에서 연체 및 연장상품이 문제로 떠오르자, 차주가 다른 P2P플랫폼에서 대환 대출을 받는 사례도 나왔다. 통상 부동산 P2P는 준공 후 건물을 담보로 은행이나 상호금융 등 제도권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아 기존 대출을 갚는 방식이다. 하지만 준공이 늦어지면 담보 대출을 받을 수 없고, 이는 곧바로 연체로 이어진다.  

23일 P2P금융 테라펀딩은 '송악 신도시 오피스텔 신축 투자 상품'의 투자자들에게 대출자가 다른 P2P플랫폼에서 대환 대출을 받고 있지만 아직 자금모집이 완료되지 않아 상환이 지연되고 있다고 안내했다.

이 상품은 테라펀딩에서 선순위로 총 18억5000만원에 달하는 대출이 실행됐다. 이달 22일이 상환일이었지만 기한을 맞추지 못해 현재 상환 지연 중이다. 특이한 점은 보통 상환이 지연되면 대출 기한을 연장하고 새로 투자자를 모집하거나 연체로 돌린다. 하지만 테라펀딩은 이번 건에 대해 연장을 진행하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P2P PF 차주는 상환기일 전에 건물을 준공하고 사용승인 허가를 받은 뒤, 은행이나 상호금융 등 제도권 금융기관에서 낮은 금리의 담보대출을 받아 P2P 대출을 대환한다. 하지만 송악 신도시 대출의 차주는 상환 기일 내에 준공을 하고 사용승인 허가를 받지 못해 금융사에서 담보대출을 받을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다른 P2P플랫폼의 문을 두드린 이유다. 실제로 대환 대출을 진행하는 P2P 금융 플랫폼인 블루문펀드는 "준공 후 금융기관의 담보대출 기관까지의 대출 시간이 추가로 필요한 바, 이번 펀딩으로 선순위 대출을 대환해 금융기관의 담보대출 시기까지 연장하는 대출이다"고 설명하고 있다.  

테라펀딩은 최근 연장 상품과 연체가 이슈화되는 분위기를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준공이 늦어져 만기일 내에 상환을 못할 때는 연장상품으로 돌리는 게 일반적이다. 연장상품이란 연체된 상품에 대해서 새로 투자자를 모집해 기존 투자금을 갚는 형식으로 한 번 연체가 돼 리스크가 올라가는 대신 수익률도 높다. 테라펀딩은 최근 연체율이 서서히 올라가고 연장상품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확산되면서 연장에 나서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보통은 연장 대출을 해주는 게 일반적이지만 연장 상품의 위험성과 관련해서 지적이 나오고 있어 테라펀딩 측에서 차주에게 대출을 상환하라고 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준공이 되지 않아 담보대출을 받을 수 없으니 다른 P2P를 찾았을 것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P2P플랫폼 입장에서는 연체가 발생하면 다수 투자자가 항의하니 자체적으로 연장하는 경우가 많다"며 "그런데 연장 상품 리스크에 대한 이슈가 있다보니 연장을 꺼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테라펀딩 관계자는 "차주가 블루문펀딩에서 대출 받아서 상환하겠다고 한 것이다"며 "후발업체 가운데 후순위 PF상품을 취급하는 업체서는 이런 방식을 한다"고 해명했다. 이어 "연장상품에 대해서 돌려막기라고 하는 비판 여론이 있어서 연장상품을 못하는 측면도 있다"며 "연장상품은 돌려막기가 아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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