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금융] 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 "부동산과 인구구조 상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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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범 기자
입력 2017-11-23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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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영국·프랑스·독일·호주 등 생산인구 감소 때 오히려 호황

  • 직주근접형 테마상품 유망, 민간주도의 주택공급확대 중요

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23일 아주경제와의 인터뷰를 통해 부동산 시장 전망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내놨다. [사진=키움증권 제공]


"국내에서는 부동산 시장 흐름이 인구구조 변화와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논리가 정석처럼 굳어져 있다. 하지만 이는 현실과 맞지 않는다. 단순히 인구가 감소한다고 해서 부동산 시장 가치가 떨어진다는 이론에 동의할 수 없다."

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23일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인구변화에 입각한 부동산 시장 접근법에 대해 강력히 반박했다.

홍춘욱 투자전략팀장은 증권 투자전략과 경제분석을 주력으로 담당하는 이코노미스트다. 1993년 금융연구원에 입사해 1996년 교보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전략팀으로 증권계 첫 발을 내딛은 후 굿모닝증권·한화투자증권·국민은행 등에서 풍부한 전문 경력을 쌓았다.

홍 팀장은 부동산 분야에 대해서도 해박한 지식을 갖춘 전문가로도 통한다. 그는 불확실하고 추상적인 설명을 늘어놓기 보다는 명쾌하고 직관적인 분석을 통해 많은 팬들을 몰고 다닌다. 그가 금융인임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분야에 관심을 기울이게 된 계기가 궁금했다.

홍춘욱 팀장은 "2008년 미국 금융위기를 계기로 부동산 시장에 대해 연구를 시작하게 된 것이 시발점이 됐다"며 "특히 인구변동이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연관 등에 대해 살핀 결과 큰 상관관계가 없다는 점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의 경우 생산활동인구가 감소한 시점은 1996년이나, 부동산 버블은 1990년에 발생했다"며 "이는 생산활동인구 감소 5~6년 전 이미 인구변화 이외에 다른 요인이 시장 침체에 영향을 미쳤음을 시사한다"고 했다.  

이어 "특히 미국·영국·프랑스·독일·호주 등 세계 주요 선진국의 경우 모두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사이에 생산활동과 총인구가 감소했는데 부동산 시장은 오히려 호황을 누렸다"며 "인구뿐만 아니라 주택 수급, 거시경제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부동산 버블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정부가 고강도 규제로 시장 안정화를 꾀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홍 팀장은 오히려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고 꼬집었다. 그는 "최근 서울 등 일부 지역 부동산 시장은 뜨겁지만 지방은 여전히 차갑다"며 "이는 경기가 정보통신 등 일부 산업 중심으로 회복된 데다 공급물량이 지역별로 불균형해 발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예컨대 내년 전국 예정 입주물량 44만가구 중 서울은 3만5000가구에 불과한 반면 경남 일대는 4만1000가구에 달한다. 서울 인구가 1000만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얼마나 입주물량이 적은 지 한 눈에 알 수 있다"며 "내년까지 수출경기가 호조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돼 양극화 흐름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물론 서울 등 인기지역의 수요가 위축될 위험도 배제할 수는 없다. 특히 해외경기에 민감한 한국 수출의 특성상 해외 경기가 악화될 수 있는 변수도 고려해야 한다. 때문에 내후년부터는 글로벌 경기변동에 따라 시장 추세가 결정될 전망"이라며 "다만 한국은행의 금리인상은 큰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보기 어렵다. 워낙 물가 수준이 낮고 부동산 경기 양극화가 심해 한은이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 팀장은 정부의 서민 주거 안정에 대한 대안도 밝혔다. 그는 "정부가 재정자금을 투입해 공공임대주택을 짓는 것도 한 방법이나 서유럽 선진국은 오히려 공공주도의 임대주택 건설을 줄이는 추세"라며 "관리 및 비용 문제가 이후 세대에 지속적으로 큰 부담을 주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 "민간주도의 주택공급 확대를 유도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재개발·재건축을 촉진할 수 있는 인센티브를 주고, 초과 이익에 대한 과세를 통해 회수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향후 유망한 부동산 상품을 답해달라는 질문에 홍춘욱 팀장은 '직주근접' 테마를 갖춘 상품을 꼽았다. 그는 "서울의 경우 광화문·여의도·강남의 '3대 핵심 비즈니스 지역'과의 접근성이 좋은 부동산 상품은 계속 관심이 지속될 것"이라며 "'클러스터'에 대한 중요성이 나날이 부각되고 있고, 이들 상품은 안정적인 배후수요도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홍 팀장은 최근 유행인 소형 및 신축 선호 현상이 점차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2010년을 전후해 완공된 대형 주택이 분양가를 밑돌거나 비슷한 수준에 시세가 형성돼있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더 이상 소형 및 신축 건물에 대한 선호도가 심화될 여력은 낮다고 본다. 직주 근접성이 높은 2010년 전후 분양 중대형 주택에 대한 관심을 기울이는 것도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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