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층서 떨어진 어린 남매 맨손 구조…정인근 소방관 'LG의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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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현 기자
입력 2017-11-2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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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암 수술 후 2주만에 복대 차고 현장 복귀한 뒤 인명 구해

LG복지재단 화마를 피해 3층서 떨어뜨려 진 어린 남매 받아 구한 정인근 소방관에게 ‘LG 의인상’을 수여했다.[사진=LG복지재단 제공]

한 소방관의 투철한 직업정신이 어린 남매의 목숨을 구했다.

LG복지재단은 인천시 다세대 주택 화재 현장에서 화마를 피해 3층에서 떨어뜨려 진 어린 남매를 맨손으로 받아 구조한 인천 검암 119안전센터장인 정인근 소방경(54)에게 ‘LG 의인상’을 전달키로 했다고 23일 밝혔다.

정 소방경은 지난 20일 오전 인천시 서구 왕길동에 있는 5층짜리 빌라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신고를 받고 동료들과 함께 현장으로 출동했다.

당시 1층 주차장에서 시작된 불이 순식간에 차량을 태우고 건물 전체로 번지고 있었고, 건물 안에 있던 주민들은 유일한 출구인 빌라 가운데 계단이 불길과 검은 연기로 막혀 탈출하지 못했다.

정 소방경과 동료 소방관들은 주민 구조를 위해 건물 주변을 살피던 중 “살려주세요”라고 외치는 소리를 듣고 건물 뒤편으로 가 3층 계단 창문으로 뛰어내리려는 주민들을 발견했다.

정 소방경은 부상을 우려해 “뛰어내리지 말라”고 말한 뒤, 동료에게 사다리를 가져오라고 했다.

그때 주민들이 “아이들이라도 먼저 구해달라”라고 말했고, 정 소방경은 구조 시간이 지체되면 아이들이 연기를 마셔 위험할 수 있다고 판단해서 한 남성에게 아이들을 밑으로 내려보내달라고 말한 뒤, 떨어뜨려 지는 아이들을 한 명씩 차례대로 받아내 구조했다.

이어 동료들과 함께 건물로 들어가 미처 대피하지 못한 주민 8명에게 산소를 공급하는 마스크를 씌운 뒤 안전하게 바깥으로 구조했다.

정 소방경은 “아이들을 살리기 위해서는 무조건 받아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라며, “다른 소방관이 있었더라도 아이들을 받아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신장암 수술을 받고 2주 만에 현장 복귀해 허리에 복대를 하고 근무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LG 관계자는 “암 수술 후 회복이 채 되지 않았지만 지역 119안전센터장으로서 책임감으로 업무에 복귀한 상황에서 자신의 몸 보다 인명 구조를 먼저 생각한 정 소방경의 투철한 사명감을 우리 사회가 함께 격려하자는 의미에서 LG 의인상을 수여키로 했다”라고 말했다.

LG복지재단은 2015년부터 “국가와 사회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한다”라는 구본무 LG 회장의 뜻을 반영해 ‘LG 의인상’을 제정한 뒤 지금까지 총 57명을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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