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家 백블] 롯데 신동빈 회장 ‘2100억 실탄’ 쌓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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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선 기자
입력 2017-11-23 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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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롯데지주 지분 확대…소송전 변호인단에도 투입, 연말 인사 향배 주목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에서 재판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창립 50주년인 올해를 마감하고 신년 비전을 포함한 연말 구상에 들어갔다. 

신 회장은 자신의 롯데쇼핑 지분을 대거 매각해 2100억원 규모의 자금을 마련, 다양한 방면에 이를 사용해 그룹 지배력을 다질 계획이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신 회장은 이 자금을 기반으로 지난 달 출범한 지주사 롯데지주의 지분 확대에 나섰다. 또한 그룹 경영비리 혐의로 징역 10년형을 구형 받은 시점에서 소송전에 자금을 투입할 전망이다. 신 회장이 이를 통해 실형 부담을 덜게 되면, 연말 롯데의 정기인사도 실체를 드러낼 전망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 회장은 21일 롯데쇼핑 지분 3.57%(100만2883주)를 2146억원에 매각했다. 이로써 신 회장의 롯데쇼핑 지분은 기존 13.46%에서 9.89%로 낮아졌다.

롯데 측은 “신 회장이 지주사 출범에 따른 순환출자 해소와 각종 소송 등에 필요한 자금 마련을 위해 롯데쇼핑 지분 일부를 시간외 매매를 통해 처분했다”고 설명했다.

일단 신 회장은 이 자금으로 현재 10.51%에 불과한 롯데지주의 지분율을 최대한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롯데지주는 현재 롯데알미늄(15.29%), 롯데장학재단(8.69%), 대홍기획(3.27%) 등 다수 계열사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로 인해 새로운 순환출자 고리가 생겨난 상황. 공정거래법상 순환출자 고리가 새로 형성되면 6개월 안에 해소해야 하므로, 롯데지주에게 주어진 시한은 내년 4월까지다. 때문에 신 회장은 이번 자금으로 롯데정보통신, 한국후지필름, 대홍기획 등이 보유한 롯데지주 주식을 매입해 순환출자 고리 해소와 동시에 그룹 지배력을 한층 끌어올릴 전망이다.

자금의 또 다른 용처는 소송전에 쓰일 예정이다. 신 회장은 오너가 그룹경영비리 혐의로 인해 최근 검찰에 의해 징역 10년형을 구형받았다. 롯데 측은 집행유예조차 나오지 않은 무거운 형량에 당혹감이 큰 상태다. 여기다 최순실 국정농단 재판에도 신 회장은 연루돼 있어 변호인단 강화 등에 자금을 최대한 투입, 어떻게든 실형을 막을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의 연말 구상을 좌지우지할 최대 분기점은 내달 22일 예정된 선고 공판이다.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신 회장이 자유의 몸이 될 경우, 롯데의 연말 정기인사의 향배도 드러나게 된다. 통상 롯데는 12월 말 정기 임원인사를 실시했으나, 지난해는 최순실 게이트 등으로 인해 올해 2월에서야 인사가 이뤄졌다. 올해 인사는 그룹 창립 50주년과 롯데지주 출범 후 첫 인사란 점에서 업계 안팎의 이목이 쏠린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선고 공판에서 신 회장이 실형을 선고받게 되면 롯데는 또 한 번 큰 위기를 맞게 될 것”이라면서 “그러나 실형을 피하게 되면, 신 회장이 추구해온 ‘뉴롯데’가 연말 인사를 기점으로 한층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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