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의 패션업계, 탈출구가 안보인다(상)] SPA에 밀려 5년간 실적 악화... 올 겨울도 춥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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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진 기자
입력 2017-11-21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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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이클릭아트 제공 ]

국내 패션업계는 5년째 불황에 허덕이고 있다. 내수경기가 침체되면서 소비자 지갑이 닫힌 데다 글로벌 SPA(제조·유통 일괄형 의류) 브랜드가 들이닥치면서 시장에서 입지가 줄어들고 있다.

패션업체들은 불황을 탈출하기 위해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지만 불황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패션업계 부진은 3분기 실적에서도 드러난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올해 3분기 13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매출액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4.10% 감소한 3740억원을 기록했다.

한섬의 3분기 영업이익은 9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4% 급감했다. 한섬의 경우 공격적인 외형 확장에 따른 진통이 이어진 것으로 분석되면서 낮은 재고 자산 회전율에 대한 우려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신세계인터내셔날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9.2% 증가했으나 9억원에 그쳤다. 매출액은 9.8% 증가한 2688억원을 기록했다. 영원무역의 3분기 영업이익은 0.02% 증가한 528억원을 기록했으나 당기순이익은 15.5% 하락한 326억9000만원에 머물렀다.

의류업계 관계자는 "패션은 내수경기로부터 직접적인 영향을 받기 때문에 내수 경기 악화는 업계에 치명적이다"며 "경기가 안좋은데다 SPA 브랜드들이 생겨나고 직구 등 온라인 거래가 급증하면서 패션업계는 정체되어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패션업계는 지난 2013년부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SPA 브랜드들이 국내 시장에 정착하면서 국내 패션사업을 위축시켰다. 반면 SPA브랜드는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다른 브랜드보다 가성비(가격대비 성능)가 우수하다는 특징을 갖고 있어서다.

대표적인 사례가 유니클로다. 유니클로는 지난해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매출 1조2377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4.7% 성장했다. 브랜드 단일 기준 매출 1조원을 넘는 건 유니클로가 유일하다. 유니클로는 다른 브랜드보다 디지털과 상품 전략에서 앞서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3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 나왔고 지난 9월에는 편의점과 연계한 스마트픽 서비스도 시작했다.

문제는 겨울장사다. 의류업체들의 4분기 주요 수익원은 패딩 등 겨울철 방한복이다. 올겨울에는 롱패딩이 유행하면서 주요 업체들은 대표 상품으로 롱패딩 제품에 사활을 걸었다. 그러나 정작 인기를 끌고 있는 건 동계올림픽의 공식 라이선스 상품 '구스롱다운점퍼(평창 롱패딩)'이다. 한정 수량으로 판매하는 평창 롱패딩은 온라인몰에선 물론 오프라인 판매처 롯데백화점에서 완판됐다. 소비자들은 다른 브랜드의 패딩을 찾기보단 재입고 날만 목 빠지게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의류업체 관계자는 "올 겨울시즌에는 누가 롱패딩을 많이 팔았느냐가 전체 실적을 가르는 잣대가 될 것"이라며 "다만 평창 롱패딩이 소비 시장에 불을 지핀 것을 어떻게 자사의 패딩상품으로 연결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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