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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北 테러지원국 재지정으로 대북 최후 통첩...북한 반발 촉각

문은주 기자입력 : 2017-11-21 15:02수정 : 2017-11-21 17:23

[그래픽=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이하 현지시간) 9년 만에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한 것은 향후 더욱 강한 대북 압박을 통해 비핵화 복귀 약속을 받아내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지난 9월 이후 도발을 자제하고 있던 북한이 이번 조치에 반발해 탄도 미사일 발사 등 추가 도발을 단행해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이 다시 고조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로 인해 잠시 수면 위로 떠오르던 북·미간 접촉 등 외교적 해결에 대한 기대감도 물거품이 될 공산이 크다. 

◆테러지원국 지정은 사실상 '국제 고립'···日 "환영·지지"

테러 지원국은 미 국무부가 '국제 테러 행위에 반복적으로 지원을 제공한 국가'로 규정한 국가를 통칭한다. 각종 테러 행위, 테러 방조 행위 등을 명분으로 삼는 만큼 간헐적인 평가를 통해 테러지원국 지정을 해제하기도 한다. 워싱턴포스트(WP)의 20일 보도에 따르면 1979년 리비아, 이라크, 남예멘, 시리아 등이 테러지원국으로 지정됐지만 이 가운데 리비아(핵무기 개발 포기 선언)와 이라크(사담 후세인 축출)는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됐다.

한 번 테러 지원국으로 지정되면 사실상 국제적으로 고립되기 때문에 불리해질 수밖에 없다. 미국 정부가 테러 지원국 해제 여부를 두고 외교적 수단으로 활용하는 이유다. 로이터통신 등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실제로 수단은 지난 16일 북한과의 수교를 단절했다. 미국 정부가 수단을 테러 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면서 북한 고립에 동참하기를 요구한 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미 국무부는 당시 성명을 통해 "북한 정권을 고립시키는 것이 미국의 최우선 과제"라며 국제사회의 협력을 촉구했다. 핵 도발을 지속하고 있는 북한에 대한 압박을 최대화하기 위해서는 북한과의 관계 단절이 필수적이라는 것으로, 사실상 테러 지원국 재지정의 여지를 남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미국 정부는 1987년 대한항공기 폭파사건 이후 북한을 테러 지원국 명단에 올렸었다. 이후 북한과의 핵 검증 합의에 따라 2008년 테러 지원국 명단에서 해제 조치했다. 이번에 재지정하기로 결정한 데는 △말레이시아 공항에서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이 독극물에 암살된 사건 △북한에 억류된 뒤 송환됐다 사망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 사건 등이 결정적인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미국이 지정한 테러 지원국은 시리아, 이란, 수단 등 3개국뿐이었으나 북한이 추가되면서 4곳으로 늘었다. 미 재무부는 이번 결정과는 별도로 21일 '역대 최고 수준'에 달하는 추가 대북 제재안을 발표한다는 방침을 갖고 있다.

미국이 북한을 '테러 지원국'으로 재지정한 가운데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미국 정부가 북한을 9년 만에 테러 지원국으로 재지정한 것은 북한에 대한 압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환영하며 미국 정부의 결정을 적극 지지한다"고 밝혔다고 아사히신문, NHK 등 현지 언론이 21일 보도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 6일 당시 아시아를 순방중이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에서도 북한을 테러 지원국으로 재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 북한 파견 중국 특사 성과에 실망했나? 북한 추가 도발 우려 

이번 테러 지원국 재지정 조치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대북 특사 파견 성과에 실망한 마음을 드러낸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미 의회 전문지 더 힐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7일 쑹타오(宋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 부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특사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한 것에 관심을 나타냈다. 

영국 일간 데일리 메일 등은 당시 보도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중국이 북한에 특사를 보낸다"며 "큰 움직임이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보자"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번 아시아 순방을 계기로 미·중 간 대북 압박 공조를 확인한 상황에서 대북 정책 관련, 중국 역할론을 강조한 것이다.

그러나 나흘 간의 일정을 마치고 20일 귀국한 쑹 특사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의 회담을 성사시키지 못하는 등 사실상 '빈 손 귀국'을 하자 북한의 태도가 변하지 않았다고 판단, 테러 지원국 재지정이라는 최후 통첩 카드를 꺼냈다는 것이다. 

북한을 9년 만에 테러 지원국으로 재지정한 데 대해 미국 의회와 다수 북한 전문가들은 북핵 해결을 위한 강력한 조치를 환영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대니얼 러셀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재지정은 상징성 있는 강력한 조치"라고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사설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조치는 북한의 도발 행위를 규탄하는 동시에 김정은 정권의 고립을 강화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번 조치가 북한과의 대화 등 외교적 해결을 포함한 대북 '투트랙 작전'을 더욱 어렵게 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도발을 자제하며 잠잠했던 북한 정권을 자극해 외려 북미 대화의 돌파구를 여는 데 방해가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미 싱크탱크 국가이익센터(CFTNI)의 해리 카자니스 국방연구국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이런 조치는 '벼랑 끝 전술'의 위험한 게임을 더 강화시킬 뿐"이라고 우려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도 "이번 조치가 북한을 압박하는 데 돌파구가 될지, 소강 상태를 보였던 북·미 간의 갈등을 다시 한 번 부추길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중국 언론들도 이번 테러지원국 재지정이 향후 북핵 문제 해결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을 보였다. 중국 중앙(CC)TV 등 주요 언론들은 21일 미국의 북한 테러 지원국 재지정 소식을 일제히 전하면서 북한의 핵 도발을 포기하게 하기 위한 강력한 조치를 내놨다고 평가했다. 

특히 미 재무부가 발표할 추가 대북 제재안에 중국 상업은행에 대한 제재가 포함될 가능성도 내다봤다. 다만 일부 매체에서는 이번 조치가 북한의 반발을 불러 교착 상태에 빠져 있는 북핵문제를 해결을 더욱 어렵게 할 수도 있다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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