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SIU, 보험사의 CSI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윤동 기자
입력 2017-11-20 19:0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경찰에 CSI(과학수사대)가 있다면 보험사에는 SIU(보험사기특별조사팀, Special Investigation Unit)가 있다. 보험사 SIU는 살인사건이나 교통사고 현장에서 보험사기로 의심되는 단서를 찾아내는 일을 맡는다. 이들이 찾아낸 단서는 수사기관에 제공돼 사기단이나 살인범 적발에 활용된 경우도 많다.

국내에 SIU가 등장한 것은 1996년이다. 당시 삼성화재가 업계 최초로 SIU를 도입한 이후 다른 보험사도 하나둘씩 SIU를 구축했다. 보험금을 노린 사기사건이 빈번해지면서 일반보상 담당 직원이 대응하기에 한계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실제 SIU의 역사는 보험사기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 보험사기가 발전할수록 SIU의 업무도 광범위해지고 있다는 뜻이다. 지난해 손해보험업계 보험사기 적발 금액은 사상최대 규모인 6222억원으로 집계된다. 다만 보험업계는 적발되지 않은 보험사기가 더 많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보험개발원과 서울대학교의 공동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10년 기준 보험사기 규모는 이미 3조4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감안하면 보험사기의 80% 가량은 적발되지 않는 셈이다. 보험개발원 등은 보험사기로 인해 집집마다 추가로 부담하는 보험료가 연간 20만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보험사기가 늘어나는 탓에 현재 대형 보험사의 SIU 인력은 40~50명에 달하며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이들 중 상당수는 경찰 등 외부에서 양성된 인재다. 다양한 사건·사고 현장을 조사해야하는 까닭에 수사관 출신 인원이 선호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교통 안정공단 교통사고 조사원, 종합병원 근무자, 심리상담 치료사 등도 속속 SIU 에 합류하고 있다. 현대해상은 경찰 출신 조사전문가 42명, 간호사출신 의료전문가 2명 등 업계 최대 규모의 조사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현장의 SIU 인력들은 보험사기가 일반화되고 있다는 점을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꼽았다. 현대해상 SIU 관계자는 "범죄와 연관이 없었던 고객들도 보험사기를 간단하게 저지르는 경우가 많아 일거리가 늘고 있다"며 "우리 일거리가 늘어나는 건 보험사기가 많아지고 있다는 의미라 기분이 좋지는 않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