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폭발물 탐지 등 특수목적 복제견…명견의 명성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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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상철 기자
입력 2017-11-19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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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진청, 60마리 우수 복제특수견 관세청ㆍ경찰 등에 인계…35종 체세포 보존

#마약탐지견 ‘네오’는 현역 시절 68건에 이르는 마약을 찾아, 최다 적발건수를 기록했다. 관세청 대표 스타견이던 네오는 지금 은퇴했지만, 그의 기록은 여전히 네오가 ‘명견’임을 증명해 주고 있다.

마약‧폭발물 탐지 뿐 아니라 정찰‧수색으로 인명을 구조하는 특수목적견 가운데 탁월한 능력으로 임무를 완수하는 ‘명견’이 있다.

그러나 우수한 일반견이라 할지라도, 네오처럼 특수견이 되려면 4년 정도의 훈련을 거쳐야 한다. 훈련비용은 1억원을 훌쩍 넘긴다. 이마저도 10마리 중 3마리 정도만 최종적으로 특수견이 될 수 있다.

훈련과정‧비용에 적잖은 시간과 투자가 필요한데다, 번식마저 어려워 국내 특수견 보유 두수는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명견의 능력을 갖추면서도 양성비를 절약할 수 있을까’에 대답은 농촌진흥청이 내놨다. 2012년부터 관련 연구사업을 추진한 농진청 국립축산과학원은 복제기법을 도입, 2015년 세계 최초로 체세포 복제 수정란을 배반포 단계까지 체외배양에 성공했다.

현재 농진청은 60여 마리의 우수 복제특수견을 각 기관에 인계했고, 35종의 체세포를 보존하고 있다.

국립축산과학원 동물바이오공학과 연구자들이 체세포 복제기술로 생산한 복제자견 5마리를 선보이고 있다.


◆명견의 명성을 그대로…농진청 “국민 안전 지킨다”
일반견이 특수목적견으로 재탄생하기까지 △양성비 △우수 부모견 도입 △관리비용 등 1억3000만원 가량이 필요하다. 일반견의 정규 훈련심사 합격률은 20~30%에 그친다.

중앙119구조단에 따르면, 인명구조견의 경우 3~4년의 양성훈련을 거쳐 공인견으로 인정받기까지 1두당 1억5000만원~2억원의 비용이 사용된다.

특히 특수견은 생산효율이 낮고, 번식이 어려워 자체 생산을 포기한 기관도 4곳에 달한다. 국내 특수견 보유두수가 다른 나라와 비교해 절대적으로 부족한 이유다. 현재 국내 특수견은 5개 기관에서 794마리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농촌진흥청은 2012년 ‘특수목적견 복제생산과 보급사업’을 시작했다. 검역‧국가안보‧인명구조 등의 분야에서 활용범위가 넓어져 효율적인 운영과 과학적 연구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특수목적견 정책협의회를 구성, 수급관리와 자원 공동활용 시스템 등을 구축한 농진청은 효율적인 업무추진을 위한 기관간 업무협의회‧워크숍에 발벗고 나섰다.

결과는 성공적이다. 올해 9월 기준 산업재산권 출원 24건과 등록 4건의 원천기술을 확보했다.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과학인용색인(SCI)에 50건의 논문과 비SCI 논문 20건을 냈다.

이를 바탕으로 농진청은 우수 명견의 능력을 유지하면서 양성비를 획기적으로 줄였다. 우수 복제견의 생산비는 4600만원으로, 기존 일반견 1두당 생산비(1억3000만원)의 35% 수준으로 크게 낮췄다. 정규훈련심사 합격률도 30%에서 85%로 높아졌다.

농진청은 5개 기관 특수견 수(794두)만큼, 우수 유전자견을 생산‧보급하면 10년간 3조5000억원을 절감할 것으로 추산했다.

농진청은 복제성공 효율을 향상시키고, 유전질환 진단기술을 개발해 복제견의 훈련 합격률 100%까지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은 관세청 마약탐지견 ‘네오’의 체세포 복제로 태어난 강아지 2마리를 경찰청의 폭발물탐지견으로 인계했다.[사진 = 농촌진흥청 제공]


◆각 분야에서 눈부신 활약 ‘복제 특수목적견’…세계 시장 진출 노린다
농진청은 올해 3월 ‘네오’의 체세포 복제로 태어난 강아지 2마리를 경찰청 폭발물탐지견으로 인계했다.

네오는 마약탐지견으로 이름을 알렸지만, 복제견은 원본견(네오)의 특질을 물려받은 만큼, 냄새에 민감하고 훈련 습득능력이 뛰어나 다른 업무를 부여받아도 빠른 적응력을 보인다.

국립축산과학원이 인계한 마약탐지견 복제견 2마리도 현재 검역탐지견으로 활약하고 있다. 검역탐지견 복제견 2마리는 관세청에서 마약탐지견으로 활동 중이다.

또 복제견은 각 분야에서 출중한 능력을 자랑한다. 지난해 인천공항지역본부에서 활동하는 검역탐지견 14마리 중 8마리가 ‘카이저’ 복제견으로 대체 운용되고 있다.

군에서도 복제견이 폭발물 탐지·추적·정찰·수색·경계 등의 업무를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생후 12개월 미만의 어린 강아지들은 육군에서 군견 훈련시스템에 따라 훈련을 받는다.

현재 정부기관내 우수 특수목적 복제견은 6개 기관에 5종 56두가 보급돼 현장을 누비고 있다. △관세청 17두 △공군 7두 △육군 14두 △농림축산검역본부 6두 △경찰청 10두 △중앙119구조본부 2두 등이다.

농진청은 우수한 능력을 가진 특수목적 복제견 관련 산업을 더욱 활성화한다는 방침이다.

복제기술 활용 동물생명공학 연구를 확대하고, 특수목적견 수출에 나설 계획이다. 독일의 경우 세퍼트‧도베르만 등을 수출, 연간 2조원이 넘는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농진청 관계자는 “향후 안내견 같이 국민 밀착형 특수목적견으로 확대‧보급하겠다”며 “특수목적 복제견 산업화 및 개도국에 대한 관세‧보안 등에 대한 특수견 수출에도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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