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인터뷰] "아태지역 수익 기점 도달했지만 무조건적인 장밋빛 기대만 해선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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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태 기자
입력 2017-11-2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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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타신 사딕 세딕 IMF 아시아태평양국 수석 이코노미스트

  • 사디 세딕,"아시아태평양지역은 좋은 입지로 수익 스팟에 도달했다"

  • "한국경제, 지정학적 영향보다는 구조개혁 여파 클 것"..."잠재 리스크도 상존"

타신 사디 세딕 IMF 아시아태평양국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아태지역과 한국의 경제 전망을 설명하고 있다.[사진=KIEP 제공]


세계경제가 안정기로 접어드는 상황에서 성장 폭이 큰 아시아태평양 경제권을 향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최근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은 북미와 유럽 주축이던 세계경제의 흐름에 새롭게 나타난 변화의 물결을 짐작하게 한다.

우리나라 역시 문재인 대통령의 APEC 정상회담 참석은 물론, 아세안 지역 순방을 통해 신남방정책을 전개하고 있다. 아직 이 지역에서는 경제주도권 경쟁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시아태평양지역은 아직 경제성장 측면에서 무르익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발전 가능성은 충분한 만큼, 전략적인 접근이 한국 경제성장의 키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통화기금(IMF)의 타신 사디 세딕(Tahsin Saadi Sedik) 아시아태평양국 수석 이코노미스트 역시 “아시아태평양지역 국가의 성장 가속력이 지속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며 “다만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정책 입안자들이 지역적인 문제점을 해결해 간다면 충분히 비전을 실현해 갈 수 있을 것”이라는 데 공감했다.

◆“아시아태평양지역은 좋은 입지로 수익 지점에 도달했다”

IMF의 아시아태평양지역 금융 및 재정통으로 평가받는 타신 사디 세딕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아태지역이 변화의 중요한 통로에 들어섰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사디 세딕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아시아태평양지역은 현재 경제흐름상 좋은 입지에 있으며, 수익 스팟에 도달했다”며 “아시아의 성장 가속력이 이어지고 있는데, 지난 4월과 비교해 안정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글로벌 성장에 아시아 기여도가 큰 상황인데, 무려 63%나 차지한다”며 “여전히 아시아가 세계에서 가장 성장이 활발한 지역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부인할 수가 없다”고 치켜세웠다.

사디 세딕 이코노미스트는 “아시아에서 일본·한국·동남아 국가의 전망치가 상대적으로 높다. 이들은 저조한 경제성장 전망을 보이는 호주와 인도를 보완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며 “이들 성장세가 높은 지역의 생산량을 보면, 올해 5.6%, 내년 5.5%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아태지역은 올 상반기 자본 유입이 상당한 규모로 지속됐다는 게 세딕 이코노미스트의 생각이다. 그러다 보니 현재의 재정상태를 계속 유지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는 “물가상승률은 부분적으로 낮은 원자재 가격 때문에 예상보다 약세를 보이고 있다”며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물가 상승률이 하향 조정되는 상태인데, 현재로서는 아태지역이 여러 방면으로 유리한 입장에 놓여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타신 사디 세딕 IMF 아시아태평양국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한국의 경제성장에 구조 개혁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사진=KIEP 제공]


◆“아태지역 무조건적인 장밋빛 기대만 해선 안돼”

선진국 역시 아태지역에 대한 관심을 기울이면서 이 지역의 발전 가능성에 대해서는 부인하긴 어렵지만, 이 같은 분위기가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게 사디 세딕 이코노미스트의 걱정이다.

그는 “아태지역에 대한 전망을 보면 단기적인 위험이 다양한 분야에 걸쳐 균형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중기적인 시각에서는 부정적인 면으로 편향돼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며 “핵심적인 단점으로는 △지정학적 긴장 △갑작스러운 자본 유출 △지향적인 정책으로의 전환 △정책 불확실성 △중국으로의 급격한 순응 등이 손꼽힌다”고 분석했다.

이 가운데 사디 세딕 이코노미스트가 우려하는 부분은 아태지역이 인구 고령화와 생산성 저하를 포함한 지속적인 장기 도전에 직면해 있다는 것이다.

아태지역이 경제 회복력은 강하지만 중기적인 관점에서 △높은 비용 △사회적 불균등 △고령화사회 △생산성 등이 취약점이라는 얘기다.

그는 “아태지역의 성장 추진력은 지속적이지만, 과연 회복력이 얼마나 지속될 것인지에 대해서도 살펴봐야 한다”며 “단기 리스크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균형을 잡고 있을 뿐"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미국과 유럽의 경제성장이 아시아지역의 수출 성장에 영향을 줬지만, 규모가 큰 주변국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에 그는 시선을 뒀다.

사디 세딕 이코노미스트는 “일단 전 세계 교역에서 아시아의 기여도가 상당히 크다. 중국이 전 세계 교역의 중심이긴 하지만, 20년 전 교역 규모를 비교해 보면 아태지역 국가 쪽으로 규모가 커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이런 주기는 아시아에서 규모가 큰 중국·일본·인도·한국의 상황에 따라 교역 상황이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경제, 지정학적 영향보다는 구조개혁 여파 클 것“

아시아태평양 경제권에 대한 기대감 속에서 우리나라의 경제 전망에 대한 관심 역시 세계적인 이슈로 떠오른다.

북한의 핵개발 리스크 등 지정학적 요인이 경제전망에서 빠지지 않고 있으며, 정권교체 등 변화 속에서 다양한 정책 마련에 대한 기대감 역시 한국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꼽힌다.

이에 대해 사디 세딕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을 비롯해 일본·인도와 비교해 볼 때 한국의 경제상항은 상당히 복합적이어서 간단하게 내다보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그동안의 경제상황을 뒤돌아본다면 올해 2분기에 더딘 성장을 보이다, 3분기에 다양한 투자로 인해 회복세가 두드러진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수출 효자 분야인 반도체 영향으로 회복세가 컸는데, 내년에도 경제성장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정학적 리스크와 관련해 세딕은 “현재 처한 경제상황과 변화가 지정학적인 갈등에 크게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정부가 추진하는 구조개혁에 더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의 경제 성장세는 아태지역의 성장 분위기와 발맞춰 지속되긴 하지만, 내년부터는 다소 성장세가 주춤할 것이라는 게 그의 전망이다.

그는 또 한국 정부를 비롯한 아태지역 국가에 대해 “성장지향적이어야 하며, 포용적 정책을 세워나가야 한다”며 “시장의 저력을 키워낼 수 있는 정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그뿐만 아니라 중장기적인 도전과제를 통해 구조 개혁을 단행해야 한다는 데 그는 목소리를 높였다.

사디 세딕 이코노미스트는 “신용부분을 개혁하고, 필요한 구조조정은 단행하는 게 좋다”며 “실업보험과 연기금을 강화하면서 양극화를 최소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고령화 인구 변화에 맞서 아이들을 위한 보육시설을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며, 경기 변화에 따른 충격에 대해 완충장치를 더 많이 구축하고 중장기적으로 재정통합을 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세계경제 활동은 증가세지만 잠재 리스크도 상존”

사디 세딕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세계 경제가 안정기에 들어선 점에 대해서는 초지일관 공감을 표했다.

그는 “경제활동 증가세는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올해에는 3.6%, 내년에는 3.7%의 경제성장률을 보일 것”이라며 “유로존·일본·신흥 아시아·신흥 유럽·러시아의 상향 조정은 미국과 영국의 하향 평준화를 상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그는 현재 상태가 세계경제의 회복이 완성된 시점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사디 세딕 이코노미스트는 “회복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고, 많은 나라에서 여전히 약세를 보이고 있으며, 물가 상승은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여전히 부진하다”며 “정책 입안자들은 글로벌 활동에 대한 기회를 통해 잠재적인 생산성을 높이고, 이익을 극대화하면서 불리한 위험에도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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