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인사이트] 미래, 스스로 배우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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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준호 기자
입력 2017-11-17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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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경림 한국가상증강현실산업협회장

[윤경림 한국가상증강현실산업협회장]

2018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다음 주에 치러질 예정이다. 전국 60만여명의 학생들이 거쳐온 초·중·고 12년간의 교육은 대입 경쟁의 하이라이트인 ‘수능’을 위해 존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까지 명문대학 학위는 향후의 안정된 직장과 성공을 이어주는 든든한 사다리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아이러니하게도, 7년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대학진학률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우리 국민들이 느끼는 ‘일자리 안정성’은 멕시코 다음으로 낮은 최하위 수준이다. 대학 진학이 이후의 삶을 보장해주지 못한다는 것을 어느새 우리도 피부로 느끼고 있는 셈이다.

코앞에 다가온 4차 산업혁명시대는 ‘창의력’과 ‘문제해결능력’을 바탕으로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가상·증강현실(VR·AR) 등 미래 핵심기술을 얼마나 잘 활용하는지가 개인은 물론 기업과 국가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이다.

최근 발간된 세계경제포럼 보고에 따르면, 현 초등학생의 65%는 향후 현존하지 않는 전혀 새로운 직업을 갖게 될 것이라고 한다. 지금까지의 교육 방식으로는 더 이상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책임질 수 없는 시대인 것이다.

그렇다면, 이 시대에 맞는 교육은 어떠해야 할까? 미리 보여주고 가르쳐 줄 수 없는 불확실한 미래라면, 아이들 스스로가 찾아가고 만들어가게 해야 하지 않을까? 그러기 위해서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들을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경험하고 즐길 수 있는 멍석이 되어줄 첨단 교육환경 조성이 중요하다. 일단 이런 환경이 제대로 갖춰지면, 아이들은 알아서 참여하고 학습하고 소통하면서 자신이 상상하는 미래 모습을 만들어 갈 것이다.

이러한 변화와 혁신의 움직임은 이미 미국, 일본, 스웨덴, 핀란드 등 많은 선진국들에서 다양한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필자가 주목하는 현상은 가상현실(VR)이 초등 공교육에 적극 활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초등학생들이 앞으로 살아갈 미래는 실제와 가상이 혼재된 세상이며, 가상현실은 내가 세상과 소통하는 언어이자 인터페이스가 될 것이다. 때문에, 어려서부터 가상현실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더 나아가 활용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구글, 페이스북, MS 등 굴지의 가상현실 관련 기업을 보유한 미국의 경우, 우리에게도 익숙한 구글 익스페디션 등을 통해 VR 기기를 끼고 교실 안에서 이집트의 파라오를 체험하고, 화성으로 탐사를 떠나는 실감형 체험교육을 확대하고 있다. 교실과 세계를 연결해 줌으로써 아이들이 보다 큰 세상을 바라보게 해주고 있는 것이다.

더 나아가, 교육 선진국으로 불리는 핀란드와 스웨덴은 초등학교 때부터 디지털 레고라 불리는 ‘마인크래프트’를 교육 프로그램으로 활용하는 파격적인 시도를 하고 있다. 단순히 가상현실을 체험하고 경험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그 속에서 새로운 세계를 직접 만들고 서로 소통하며 자연스럽게 창의력과 문제해결능력을 키워 나가는 것이다. 이들 나라가 ‘유럽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며 다양한 혁신 기업을 배출하고 경제 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물론, 입시 위주의 교육 시스템 전체를 개혁하는 일은 복잡하고 어렵다. 그렇지만, 필자가 강조하는 첨단 교육환경 조성은 무엇보다 시급하다. 특히, 가상현실과 같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을 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각자의 호기심과 동기에 따라 탐험하고 만들어가며 성장하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전국 270만 초등학생 중에서 마크 저커버그, 스티브 잡스, 일론 머스크가 나올 수 있는미래인재 ‘십만양병’은 교육방식이나 제도보다는 교실 자체를 4차 산업혁명의 체험장으로 만드는 데서 시작된다. 이를 위해서는 그 어느 부처보다 교육부가 최첨단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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