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우 감독의 인생, 극장] '바람 불어 좋은 날' 우리의 삶이 녹아있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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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희 기자
입력 2017-11-15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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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해피엔드', '4등', '침묵'의 정지우 감독[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의 힘은 세다. 한 편의 영화는 누군가에게 좌표이자 안내서가 되기도 한다. 저마다의 이유, 저마다의 감성이 담긴 한 편의 영화. ‘인생, 극장’은 감독들이 꼽은 인생 영화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코너다. 감독들에게 지침이 된 혹은 그의 인생에 영향을 끼친 영화는 무엇일까? 영화 ‘해피엔드’, ‘은교’, ‘4등’, ‘침묵’ 정지우 감독에게 물었다.

“제 인생영화라고 얘기한다면 이장호 감독님의 ‘바람 불어 좋은 날’을 꼽고 싶어요. 80년대 강남에 상경한 시골 청년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데 한국사회는 물론 인간과 그 시대, 우리의 삶이 찰떡 같이 녹아있어요.”

정지우 감독이 인생 영화로 꼽은 이장호 감독의 ‘바람 불어 좋은 날’은 최일남 작가의 소설 ‘우리들의 넝쿨’을 원작으로 한 작품. 1980년대 고도성장 속에서 발생한 억압과 빈곤, 사회적 모순을 블랙코미디로 처리한 이 작품은 가난한 민초들이 끈끈한 우정과 인정을 잃지 않는 모습을 따듯하게 그려낸다.

[사진=영화 '바람 불어 좋은 날' 스틸컷]


서울 변두리 개발 지역에 살고 있는 덕배(안성기 분), 춘식(이영호 분), 길남(김성찬 분)은 자신의 미래에 대한 어떤 전망도 없이 그날그날 만나 술 한 잔을 나누는 일로 소일한다.

길남은 미용사 진옥(조주미 분)을, 춘식은 면도사 미스 유(김보연 분)를 좋아하고 순박한 덕배도 구로공단의 여직공 춘순(임예진)과 상류사회의 명희(유지인 분)를 사이에 두고 고민한다. 이런 가운데 덕배는 자신을 좋아한다고 믿었던 명희가 자신을 가지고 놀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미용사 진옥은 길남에게 빌린 돈을 떼어먹고 달아난다. 미스 유는 춘식을 좋아하지만 아버지의 병치레와 동생들의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 이발소에 드나들던 돈 많은 김 회장(최불암 분)의 첩이 된다.

일련의 사건을 겪은 춘식은 김 회장을 칼로 찌르고 형무소에 가고 진옥에게 배신당한 길남은 입대한다. 친구들과 헤어져 혼자 남은 덕배는 권투를 배워서 험한 세상을 굳세게 버텨나가리라 결심한다.

영화는 10만 관객 동원으로 흥행 성공했으며 제19회 대종상에서 감독상, 제 17회 백상예술대상에서 대상, 작품상, 신인연기상(김성찬 분)을 받는 영광을 안기도 했다.

“어린 시절 ‘바람 불어 좋은 날’을 보고 가슴이 뛰는 걸 주체할 수 없더라고요. ‘저런 영화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꿈을 꿨죠. 위대한 한국영화들 특히 오래 전 영화들은 관객들이 보기 어려운 상황인데 꼭 한 번쯤은 요즘 관객들이 ‘바람 불어 좋은 날’을 보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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