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청량리역에서 강릉까지 1시간40분…'경강선' KTX 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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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범 기자
입력 2017-11-19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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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이달 시운전 후 내달 중순 개통

지난 14일 강원 평창역에서 강릉행 경강선 KTX가 출발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김충범 기자]


지난 14일 오전 9시 서울역 7번 승강장에 강릉행을 알리는 KTX 산천 열차가 들어섰다. 처음엔 객실이 깨끗한 점을 빼곤 다른 KTX와 별반 차이점을 못 느꼈으나 용산·청량리를 경유해 조금은 생소한 동부 방면 풍경들이 눈에 들어오자 비로소 국내 최초 강원권 고속철도를 탑승하고 있다는 실감이 났다.

이 열차는 내달 중순 개통 예정인 '경강선' KTX로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30일까지 시운전 중이다. 

경강선이 신설된 것은 서울과 강원 지역을 잇는 고속철도 수단이 전무했기 때문이다. 그간 강릉으로 가기 위해서는 청량리역에서 무궁화호를 통할 경우 6시간가량 걸렸다. 

하지만 경강선 개통 후에는 서울에서 강릉까지 2시간이면 도달할 수 있다. 특히 정부는 내년 2월로 다가온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수송 지원 차원에서 경강선을 내달 개통하기로 했다.

서울서 강릉을 잇는 경강선은 총 연장이 222.7㎞에 달한다. 크게 기존 노선인 서울과 서원주까지의 102.4㎞ 노선과 신규 KTX 노선인 서원주부터 강릉까지의 120.3㎞ 노선으로 이뤄진다. 이 노선은 서울 DMC(디지털미디어시티)를 통해 인천국제공항까지도 연결된다.

서원주부터 강릉까지 구간에서는 △만종 △횡성 △둔내 △평창 △진부 △강릉 등 모두 6개의 역이 신설됐다. 이중 △평창 △진부 △강릉역은 평창올림픽 경기장이 인접해 있는 곳으로 올림픽 기간 중 가장 많은 관람객이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시승식에서는 강릉 방면으로 이동할 때 몇몇 주요 역에서 내려 역사를 탐방하고, 서울 방면으로 올 때는 중간에 정차 없이 계속 주행하는 열차를 탑승하는 프로그램으로 일정이 진행됐다.

오전 9시에 탑승한 차는 오전 10시 20분 무렵 원주 만종역에 도착했다. 이 구간까지는 기존 중앙선과 동일한 노선을 이용한 데다 시속 150㎞ 이하로 달린 만큼 속도감을 느끼기 어려웠다.
 

지난 14일 강릉행 경강선 KTX가 평창~진부 구간을 통과할 때 기관실에서 바라본 전방 모습. [사진=김충범 기자]


하지만 만종역부터 시작되는 KTX 시승 구간은 확실히 체감 속도가 달랐다. 평창역에서 진부역까지의 구간을 열차 운전석에 시승해 살펴볼 수 있었는데 속도 계기판 시속이 200㎞를 넘는 모습을 확인했다. 그나마도 이는 이날 시운전으로 인한 속도 제한이 걸린 것이고, 평시에는 시속 250㎞까지 낼 수 있다.

열차는 진부역부터 강릉역 구간까지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산악터널인 대관령터널을 통과했다. 이 터널은 총 길이가 21.7㎞로 세계에서 8번째로 긴 산악터널이며 최대심도가 780m로 공사 기간만 41개월이 걸렸다.

중간에 내려 들러본 역사들도 모두 제각각 테마를 갖추어 조성돼 있는 점이 이채로웠다. 평창역사의 경우 건축 디자인에 평창군 노성산성의 성벽 및 산등성이가 표현됐고, 진부역사는 천장이 흡사 스키점프대를 연상하는 곡선 모양으로 이뤄진 점이 눈에 띄었다. 또 강릉역사는 강릉 해돋이를 상징하는 모양으로 전체가 원뿔형태로 조성돼 일조량이 뛰어나다는 느낌을 받았다.

강릉역에 도착하면 역내에 '원주~강릉 고속도로 체험형 종합전시관'이 있다. 이 곳에서는 경강선의 개요, 역사 및 체험형 학습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경강선에 관심이 있다면 가볍게 둘러보길 권한다.
 

해돋이를 형상화한 원통형 모양의 강릉역 전경. [사진=김충범 기자]


올림픽 기간 중 경강선은 매일 51회 운행된다. 주요 출발역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서울역과 청량리역 중에서 결정된다. 운임은 2만5000만~3만원 선에서 정해질 예정이다.

강릉에서 일정을 마치고 오후 3시 15분 KTX에 탑승해 정차 없이 서울 청량리까지 1시 40분, 서울역에 도착해 하차하는데는 겨우 2시간이 소요됐다. 강원권이 수도권과 반나절로 묶였다는 것을 실감했던 순간이었다.

한국철도시설공단 관계자는 "경강선 개통이 평창 동계올림픽 성공 개최의 계기가 되는 것은 물론, 앞으로 강원일대 철도를 비롯해 인프라 조성 전반의 초석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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