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인사이트, 이상훈칼럼] 부끄러움을 모르는 정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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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박스미디어 콘텐츠부문대표
입력 2017-11-1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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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인사이트]
 

      [사진=이상훈 박스미디어 콘텐츠부문대표]




부끄러움을 모르는 정치인

보수주의(保守主義·conservatism)는 혁명이나 급진적인 변화를 피하면서 현재의 정치체제를 유지하려는 사상이다. 보수주의는 본질적으로 기존 국가와 사회의 질서·가치를 존중하여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반면에 개인과 가족 그리고 공동체의 가치도 보장하여 사람의 본능적인 욕구도 충족시키려고 지향한다.
이것이 진정한 보수의 개념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보수는 부패와 기득권의 상징이 되어 있다. 우리나라에서 건전한 보수가 살 길은 없는 것일까?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으로 우리나라의 보수는 죽었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박근혜의 보수는 진정한 의미의 보수가 아니다. 가짜 보수들이 진짜 보수를 죽인 것이다. 보수를 파멸로 이끈 박 전 대통령을 두고 아직도 벌이고 있는 친박·비박의 싸움이 합리적 보수의 등을 돌리게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보수라는 게 무엇인가? 무엇을 지키는 것이 보수인가? 자신들의 이익과 재산을 지키자는 것이 보수가 아니다. 민주주의의 이념을 지키고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미래를 지키자는 것이 보수의 기본이념이다. 그런데 그 보수를 친박의 무리들이 짓밟아버렸다. 친박의 핵심세력은 책임질 줄 모르고 뻔뻔하게 진흙탕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우리가 욕하는 일본은 주군이 죽으면 할복함으로써 충성을 지켰다. 그러나 지금의 친박 핵심세력은 어떠한가? 자기가 살기 위해 주군을 배신하고 있다. 모두가 목소리를 죽이며 숨어서 잊혀지기만을 기다리며 자신만은 살려고 발버둥치고 있는 모습에 구역질이 난다. 박 전 대통령을 구속으로 이끈 친박세력은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고 국민에게 사죄하고 정계를 은퇴해야 한다. 그래야 우리나라의 건전한 보수가 살 수가 있다. 인간은 부끄러움을 알기에 인간이다. 부끄러움을 모르는 정치인은 이미 인간임을 포기한 것일까? 지금 자유한국당의 진흙탕 싸움은 부끄러움을 모르는 인간들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 친박 핵심세력인 서청원 의원은 홍준표 대표의 비리를 폭로하는, 초등학생이 보기에도 천박하고 부끄러운 짓을 거리낌 없이 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어떻든 둘 사이의 은밀한 내용을 폭로하는 것은 정치적 도리에 맞지도 않고 너 죽고 나 죽자는 막가파 식의 더러운 싸움이다. 홍 대표도 처음부터 친박세력을 배제시키지 못하고 대통령선거에 친박을 이용하다가 버리는 등 기본원칙이 없기 때문에 오늘의 진흙탕 싸움이 도를 넘고 있는 것이다. 품위 없는 시정잡배의 볼썽사나운 언어가 국민들의 등을 돌리게 하고 있다. 국민들은 이미 모든 것을 알고 있다. 이런 자유한국당에 더이상 기대할 것이 없기 때문이다 지금 자유한국당에서 아무리 옳은 일이라고 국회를 보이콧하고 목소리 높여도 국민들은 저 진흙탕의 자유한국당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기 싫어한다. 깨끗하게 물러날 줄 아는 것이 정치인의 바른 모습이다. 자유한국당은 새로 태어나지 않으면 자멸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 친박세력을 완전히 분리하고 새롭게 태어나지 않으면 우리나라의 합리적 보수는 분열되어 영원히 정권을 잡지 못할 것이다. 죽어야 새롭게 태어날 수가 있다. 죽을 각오가 없으면 살아남을 수가 없다.

당파싸움으로 나라가 망하든 말든 자신들의 이익만 챙기던 조선이 망한 이유를 오늘의 정치인이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노론·소론, 남인·북인이 이제는 좌파·우파, 보수·진보라는 새로운 당파싸움을 하고 있다. 민주주의는 대화와 타협의 산물이라고 했다. 그런데 지금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는 조선시대의 당파싸움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것 같아서 씁쓸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이런 정치인에게 무엇을 더 바랄 수가 있겠는가? 정권을 잡으면 권력에 중독되어 인간이기를 포기하는 정치인의 모습을 보면 정치에 환멸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다. 보통 시민으로서는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사람들이 권력만 잡으면 부끄러움을 모르는 짐승처럼 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인간의 본성일까? 국민을 무서워하고 국민에게 부끄러움을 아는 정치인은 언제 나타날까? 오늘의 진흙탕 싸움을 보면서 역사는 되풀이된다는 평범한 진리를 비통하게 실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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