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부산시 기장군 정관신도시 어린이 보호구역 내 황당한 '주차선'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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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정하균 기자
입력 2017-11-10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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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물차 등 버젓이 주차...기장군, 도로교통법 상 흰색 주차선 '단속 못해'

  • 기장군, 부산지방경찰청과 노란선으로 교체 협의 중...경찰 측 "정식 공문 받은 적 없어"

부산시 기장군 정관신도시. 이 신도시에 황당한 흰색 주차선이 존재한다. 그것도 '어린이 보호구역' 내. 왜 이곳에 흰색 주차선이 그어져 있는 것일까. 참고로 '흰색 실선'엔 주차가 가능하다.

이 도로는 정관읍 모전로에서 병산로로 이어지는 양 뱡향 2차선 도로다.

10일 오전 이곳을 찾은 취재진의 눈에 들어온 것은 양쪽으로 줄지어 주차돼 있는 불법 주차차량들.
 

부산시 기장군 정관읍 모전로에서 병산로로 이어지는 양뱡향 2차선 도로 불법 주차차량들 모습. [사진=정하균 기자]


◆ '어린이 보호구역'서 불법주차 만연 '지적'

'어린이 보호구역'내에 버젓이 불법 주차차량들이 지금까지 계속 주차돼 있었던 것이다.

인근의 한 주민은 "여기는 이상하게도 단속을 잘 하지 않는 것 같다. 예전에 한 번 기장군에 민원을 넣었지만 단속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 같다"고 당국을 향해 쓴소리를 내뱉었다.

이어 "가각부 노란실선에도 수많은 차들이 주차를 하고 있다"면서 "단속하라고 전화하면 인력부족으로 못간다는 답변만 내놓는다"고 비난했다.
 
'어린이 보호구역'에 불법 주차차량들이 '배짱 주차'를 하고 있지만 과연 당국은 제대로 단속을 하고 있는 걸까.

현행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흰색실선에는 "주차가 가능하다"라고 돼 있다.

이에 기장군 관계자는 "화물차 등은 밤샘주차 단속을 펼치고 있다"면서도 "정관신도시 주변에는 주차장이 많지 않고 이 지역 자체가 신도시 끝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장군은 "법규상 '흰색 실선'엔 단속을 하지 못하는 것이 큰 문제다"고 해명했다.

부산지방경찰청, 기장군서 공문 등 요청 없어

기장군은 아주경제가 취재에 들어가자, 현재 부산지방경찰청과 '흰색 실선'을 '노란 실선(단속 가능)'으로 변경하는 것에 대해 협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취재진의 취재 결과 기장군 관계자의 말은 거짓인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지방경찰청 관제센터 관계자는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기장군에서 이 건('흰색 실선→'노란 실선')에 대해 정식적으로 공문이나 어떠한 요청도 없었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최초 이 주차선의 허가는 부산지방경찰청에 있었다. 왜 경찰은 이곳에 '흰색 실선'을 허가 했을까.

이 도로는 정관신도시가 들어설 무렵 개설된 도로로 당시 한산한 도로로 여겨졌다. 따라서 현재 신도시의 인구증가를 예측하지 못한 게 야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주차를 해서는 안되는 예외 규정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방경찰청장이 도로에서의 위험을 방지하고 교통의 안전과 원활한 소통을 확보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해 지정한 곳 등이다."

이 도로는 병산에서 모전으로 들어오는 1차선 진입도로가 휘어져 있어 주민들사이에 위험한 도로로 인식되고 있다.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김아무개씨는 "저녁 약속차 찾아오는 손님들이 (병산에서 넘어오는 길) 진입도로가 이상하게 돼 있어 사고 위험이 높은 것 같다고 가끔식 물어올 때가 있다"고 말했다.
 

10일 오전 이 도로(부산 기장군 정관읍 병산로)에 위치한 한 고물상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는 20여분만에 진화됐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사진=정하균 기자]


◆ 10일 오전 이 도로 고물상서 화재...인명피해 없어

하루 빨리 '흰색 실선'이 '노란 실선(주차 불가)'으로 바뀌어야 되는 이유는 10일 오전 이 도로(부산 기장군 정관읍 병산로)에 위치한 한 고물상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는 20여분만에 진화됐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이날 폐자재와 쓰레기 등이 모두 탔으며 바로 옆 어린이집 등 인근 주민들이 놀라 대피하는 소동까지 벌어졌다.

소방당국이 이날 2차선에 불법 주차돼 있는 차량들로 인해 진화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최대한 빨리 이같은 조치('흰색 실선'→'노란 실선'으로)가 이뤄질 수 있도록 기장군과 협의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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