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터뷰①] 김성권 씨에스윈드 회장 “中, 풍력발전 최대 시장…적극 공략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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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차이나=천안) 김봉철 기자
입력 2017-11-09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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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권 씨에스윈드 회장이 아주차이나와의 인터뷰에서 풍력발전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봉철 기자 nicebong@]


“풍력발전 시장에 있어서 중국은 놓칠 수 없는 시장인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중국 기업들의 저가 공세에 맞선 출혈경쟁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봅니다.”

김성권 씨에스윈드 회장(63)은 아주차이나와의 인터뷰에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가 해결 단계에 접어든 만큼 중장기적으로 중국 내수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겠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글로벌 풍력발전 시장에서 드넓은 대륙을 바탕으로 한 중국의 비중은 가장 높다”면서 “이제 중국도 환경문제를 신경쓰고 있기 때문에 성장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전했다.

충남 천안에 위치한 씨에스윈드는 풍력 발전기의 주요 부품인 ‘타워’를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업체로 2003년 베트남에서 풍력타워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중국, 캐나다, 영국, 말레이시아에 생산 거점을 확보해 명실상부한 글로벌 타워 전문 업체로 거듭났으며 현재 전 세계 시장점유율 1~2위를 다투고 있는 중견기업이다.

이미 2006년에 품질 경쟁력 강화 및 효율성 제고를 위해 중국 청두(成都)에서 남쪽으로 차로 3시간가량 떨어진 장쑤(江蘇)성 롄윈강(連雲港)시에 약 5만2000평 규모의 생산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김 회장은 “중국 공장도 초기 많은 어려움이 있었으나, 슬기롭게 극복했다”면서 “경쟁력 있는 인건비와 원자재 확보가 가능하고 시장접근성이 좋다”고 설명했다.

중국 공장은 연간 450개의 타워(4개 섹션 기준)를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갖췄으며, 항구까지의 거리도 8km 내외로 타워 운송에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

김 회장은 “그동안 중국 공장은 현지 풍력발전 시장의 미성숙으로 북미시장 수출을 위한 전략적 생산기지로만 활용한 측면이 있다”면서 “앞으로 중국 내수시장을 겨냥한 고객다변화 및 안정적인 영업망을 구축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풍력발전기는 터빈과 날개, 그리고 씨에스윈드가 생산하는 타워 등으로 구성된다. 풍력타워는 터빈과 날개를 지지하는 ‘기둥’이라고 보면 된다. ‘기둥’이 쓰러지게 되면 엄청한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엄격한 안전성이 요구된다.

김 회장은 “풍력타워는 하중에 대한 계산이 중요한데 최근에는 더 좋은 바람을 얻기 위해 타워가 점점 높아져 가는 추세”라면서 “겉으로 봐서는 긴 철기둥이지만, 20년에서 30년을 하자 없이 버텨야 하기 때문에 생산 시에도 한 치의 불량을 허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씨에스윈드는 끊임없는 품질관리와 기술개발 끝에 글로벌 풍력 터빈 시장에서 점유율 5위 내 업체인 지멘스(Siemens), 베스타스(Vestas), GE, 가메사(Gamesa) 등을 주요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특히 씨에스윈드는 여타의 중소·중견 제조기업들과 달리 국내에 생산공장이 없는 ‘100% 수출기업’이다.

국내 풍력발전 시장이 걸음마 단계라는 현실적인 문제도 어느 정도 작용을 했지만, 가격 경쟁력과 생산성 향상을 위해 현지화에 ‘올인’한 까닭이다.

김 회장은 “사업 시작 전에 노동집약적 제조업인 만큼 저비용 생산이 가능한 외국에서 시작한다는 원칙을 세웠다”면서 “값싼 노동력이 풍부한 베트남과 중국에서 직접 생산을 한 결과, 유럽이나 한국에서 생산하는 것보다 제조원가도 훨씬 절감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단순히 해외에서 생산공장을 운영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해외 생산법인 간 인적교류를 통해 노하우를 전수하고 단점을 보완시키는 시스템을 정착시켰다.

예를 들어 2012년 캐나다에 공장을 설립했을 때 현지 인력을 설립된 지 가장 오래된 베트남 공장으로 보내 3개월 동안 업무교육을 진행했다.

당장 상당한 비용이 드는 프로젝트라도, 장기적으로는 시행착오를 줄이게 됐다는 게 김 회장의 설명이다.

지금은 연매출 3000억원대의 건실한 중견기업으로 성장했지만, 처음부터 쉽지는 않았다. 김 회장은 국내 한 건설회사에서 사우디아라비아 근무를 하다가, 미국계 회사에 스카우트가 됐고 30세의 나이에 사업을 시작했다.

1989년 씨에스윈드의 전신인 중산정공으로 국내외에 건축자재를 납품·시공하고 중동지역을 비롯해 해외 수출을 시작하면서 회사의 규모를 키웠다.

김 회장은 “2000년대에 접어들어 해외수출은 많아지는데 한국의 인건비 상승 문제로 회사의 신(新)성장동력이 필요했다”면서 “글로벌 풍력발전 시장에 눈을 돌리게 됐고 과감하게 사업전환을 단행했다”고 말했다.

그는 직원들에게 도전정신과 자신감을 항상 강조한다. 김 회장은 “지금껏 도전정신과 자신감, 이 두 가지만으로 회사를 여기까지 끌고 왔다”면서 “멈추지 않는 도전정신, 그리고 그 도전을 성공으로 이끄는 자신감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어렵고 힘든 것을 이길 때 많은 점을 배우게 된다”면서 “씨에스윈드의 성장동력은 풍력타워가 아니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정신과 자신감”이라고 역설했다.

지난해 씨에스윈드는 창업 이래 최초로 영업 적자를 기록하는 어려움을 겪었다. 육상풍력 발전에서 벗어나 해상풍력 시장에 발을 딛기 위한 ‘도전’ 때문이었다.

인근 주민들의 민원 등으로 부지 선정 단계부터 난항을 겪는 육상풍력 발전기와 달리 해상은 말 그대로 바다에 풍력발전기를 세우는 작업이라 설치비용이 훨씬 더 든다. 대신 민원의 소지가 전혀 없고 강한 풍력으로 더 많은 발전량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를 위해 유렵 풍력발전 시장에서 가장 큰 영국에 지난 3월, 영국 현지법인을 인수해 설비투자를 단행했다.

김 회장은 “빠른 시일 내에 영국 풍력타워 시장에서 50%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장기적으로 기존의 타워와 터빈, 날개까지 제조하는 풍력발전기 완성업체보다는 향후 민간발전사업자 진입을 계획하고 있다.

김 회장은 “올해가 턴어라운드의 해였다면 내년에는 생산성 향상, 원가절감(원재료 부분) 등의 혁신을 통해 매출 및 이익 개선을 개선함과 동시에 지속 가능한 성장 플랫폼 마련을 위해 열심히 뛰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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