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중국의 窓] 韓기업, ‘아름다운 중국’ 참여 신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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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 성균중국연구소 연구교수(외교학 박사)
입력 2017-11-09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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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 성균중국연구소 연구교수(외교학 박사)]

‘시진핑(習近平) 집권 2기’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정책 중 하나는 ‘아름다운 중국(美麗中國)’을 위한 생태환경 건설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주요 외신들은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 신형 국제관계 등 새로운 키워드를 비롯해 시진핑 국가주석의 장기집권 여부, 차기 지도자 결정 여부, 칠상팔하(七上八下) 관행 지속 여부 등에 대한 다양한 해석을 전달했었다. 하지만 넘쳐나는 뉴스를 뒤로 하고 유독 간과할 수 없는 이슈는 앞에서 언급한 환경 이슈다.

실제로 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 업무보고에서는 환경 관련 키워드의 빈도수(92회)가 18차 업무보고 대비 25% 증가한 반면, 에너지 관련 키워드의 빈도수(31회)는 4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보면, ‘환경’이라는 키워드는 18대 업무보고에 비해 언급횟수가 감소했다. ‘생태’라는 키워드는 다소 증가했으나 ‘녹색’, ‘저탄소’, ‘오염’ 등의 언급 빈도수가 급격하게 늘었다. 특히 에너지·자원과 관련된 키워드의 빈도수가 감소한 반면 ‘절약’과 관련된 언급이 증가했다. 이를 통해 더 이상 에너지 확보에 주력하는 국가가 아닌 ‘환경’을 중시하는 국가로 탈바꿈하겠다는 중국 지도부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다.

중국은 업무보고를 통해 사람과 자연의 조화로운 공생을 강조하며 생태문명 건설을 중화민족의 영원한 발전을 위한 ‘천년대계(千年大計)’로 규정했다.

지난 4월, 슝안신구(雄安新區) 조성 계획 역시 천년대계라는 표현이 등장한 바 있다. 슝안신구 조성과 생태문명 건설이라는 균형적인 발전을 통해 경제 성장과 환경 보호를 동시에 실현할 수 있다는 시진핑의 자신감이 반영된 표현인 것이다.

이와 함께 중국이 건설하는 현대화가 인간과 자연이 조화롭게 공생하는 현대화라는 점을 강조했다. 청정한 공기, 수자원 등을 제공함으로써 아름다운 생태환경을 향유하고자 하는 인민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중국의 환경 개선 의지는 곳곳에 드러난다. 생태계 보호 역량 확대, 생태환경 관리감독 체제 개혁, 중요한 생태계 보호 및 복원 프로젝트 추진, 생태 안전을 위한 체계 최적화, 생물 다양성 확보를 위한 네트워크 구축, 자연 자원 관리 및 생태 환경 감독을 위한 기구 설립, 관련 제도 정비, 생태 환경 파괴 행위에 대한 엄격한 금지와 강력한 처벌 방침 등이 그것이다.

생태문명을 건설하겠다는 중국의 의지는 이번 업무보고에서 최초로 등장한 ‘환경 거버넌스(環境治理)’에 대한 언급과 맥을 같이한다.

이는 전 세계 최대 이산화탄소 배출국, 에어포칼립스(Airpocalypse), 미세먼지 등으로 대변되는 중국의 이미지를 녹색발전 추진, 돌발적 환경문제 해결, 생태체계 보호 역량 확대, 생태환경 관리감독체제 개혁을 통해 복원하겠다는 의미다.

미국이 파리기후협정 탈퇴를 공식화한 가운데 중국은 글로벌 환경 거버넌스에 적극 참여해 온실가스 배출 감축 공약을 이행하는 동시에, 자국이 미국을 대신해 전 세계 기후변화 대응을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공공연하게 나타내왔다.

물론 중국이 과연 미국의 빈자리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논쟁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은 자연과 사람이 조화롭게 공생하는 현대화를 추진하고 대기오염 방지 행동을 지속적으로 실시해 푸른 하늘을 보호하겠다는 방침을 확립했다. 또한 환경 개선, 금융 산업의 발전, 경제 성장을 동시에 추구하는 녹색금융을 발전시킴으로써 자국의 생태환경 개선을 도모한다는 복안이다.

중국은 앞으로도 전 세계 환경 거버넌스의 주도권 확보를 위한 노력을 경주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중국은 생태문명 건설을 위해 에너지 절약형 사회로의 전환을 꿰할 것으로 보인다. 구상의 핵심은 청정에너지다. 이번 업무보고에서는 에너지 절약 및 환경보호 산업, 청정생산 산업, 청정에너지 산업을 발전시키겠다고 명시했다.

청정에너지는 오염물질을 배출하지 않는 깨끗한 에너지로, 중국에서는 신재생에너지뿐만 아니라 천연가스, 원자력 등까지 범위가 확대된다.

중국은 전 세계 최대의 신재생에너지 투자국이자 수력, 태양광, 풍력, 태양열 발전설비 총량에서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성적인 에너지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현상을 타개하면서 환경오염을 악화시키지 않기 위해 천연가스와 원자력 분야의 발전을 적극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점들을 종합해 봤을 때 중국의 정책 방향을 통해 환경이슈에 대한 관리감독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얼마 전 한국은행에서 발표한 보고서에도 중국의 환경규제 강화가 비용증가의 위험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물론 공동투자 방식을 통한 새로운 시장 진출의 기회도 열려 있다.

그러나 한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 이후 한국기업들이 소방, 안전, 위생 등 다양한 점검에 시달려야 했던 시기가 불과 얼마 전이다. 수많은 기업들이 다각적으로 전개되는 점검들로 인해 번거로움과 이윤손실을 감당해야 했다.

환경부문의 규정 역시 다른 부문의 규정들과 마찬가지로 해석의 범위가 넓다. 해석의 범위에 따라 아무리 세심하게 준비한다고 하더라도 언제든 새로운 희생양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시장 진출을 전개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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