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방중] '북핵·무역 불균형'이 핵심 의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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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차이나 윤이현 기자
입력 2017-11-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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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핵 해법… 中, 대북제재 수위 강화 등 진전된 합의 나올 가능성

  • 무역 갈등… 美, 무역적자 해소 위한 수조원대 투자유치 요구할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8일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두 정상간 만남은 지난 4월 미국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열린 회담, 7월 독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에 이은 세 번째다.

미국 백악관이 발표한 예비 일정에 따르면 트럼프는 대통령은 2박 3일 일정으로 베이징에 머물며 시 주석과 북핵 문제, 무역 갈등 등 다양한 의제를 논의한다.

중국 현지매체에 따르면 추이톈카이(崔天凱) 주미 중국대사는 지난달 30일 언론 브리핑을 통해 "북핵은 미·중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라며 “시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해 더 진전된 합의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무역 갈등은 매우 건설적이고, 실용적인 방식으로 해결돼야 한다”며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 방중에서 거둘 수 있는 경제적 성과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주미 중국대사가 공식적으로 언급한 북핵 문제와 무역 갈등 이 두 가지 의제는 미국 현지에서도 뜨거운 이슈가 됐다.

앞서 언급한 추이 대사 말대로 북핵 문제가 미·중 정상회담의 최대 안건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이번 회담을 통해 획기적인 성과를 도출하긴 어렵다는 게 대부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미국은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 등 강력한 대북 압박과 군사옵션을 통해 북한을 굴복시키려 하지만 중국은 비핵화 프로세스와 6자회담을 통한 대화론을 주장한다.

과거 북핵 해법에서 미국과 중국의 ‘빅딜론’이 제기된 적도 있었지만 실현 가능성은 매우 낮다. 빅딜론은 전 미국 국무장관 키신저가 제안한 것으로 중국이 김정은 정권 붕괴를 끌어낼 경우 미국이 한반도에서 주한미군을 철수하라는 제안이다.

이와 관련 왕지쓰(王緝思) 베이징(北京)대학 국제전략연구원장은 지난달 18일 성균관대에서 열린 초청강연에서 “중국과 미국 간 신뢰관계가 형성되지 않았고 주한미군의 전략적 가치가 크기 때문에 빅딜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물론 미국이 유엔안보리 결의안 등을 내세워 중국을 압박할 가능성도 높다. 한 외교관계자는 "트럼프의 이번 순방은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이 더 많은 노력을 하도록 압박하고,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을 안심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북핵의 중대 담판장인 미·중 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미국의 대북 대응기조도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북핵 문제 외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간 심각한 무역 불균형에 대한 해법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중 무역 적자 개선을 위해 중국 측에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을 요청할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기간 때부터 중국의 엄청난 대미 흑자를 비판하며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고 공언해왔다. 2016년 기준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는 3470억 달러(약 380조원)로 전체 무역적자의 절반을 차지한다.

홍콩 명보(明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가시적인 무역·경제 성과를 얻기 위해 제너럴일렉트릭(GE), 보잉, 하니웰, 웨스팅하우스, 퀄컴 등 40여개 기업대표들과 함께 중국을 찾아 수조원 규모의 투자유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시 주석이 제조업 부활, 일자리 창출 등을 중시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통 큰 투자 선물'을 안길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강조하고 있는 미국 내 인프라 투자 확대 요구에 시 주석이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구상을 접목시킴으로써 '합의'를 찾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현재 미중간에 협의 중인 최대 규모의 거래는 중국 국유 에너지기업 중국석유화공그룹(中國石化·시노펙)이다. 시노펙은 텍사스 서부의 퍼미언 유전에서 멕시코만 연안의 석유저장고까지 1000㎞가 넘는 송유관 건설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다.

만일 이 거래가 성사된다면 최근 사이클론 피해를 입은 미국 텍사스 주와 미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수천 개가 넘는 일자리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 미국의 중국에 대한 연간 무역수지 적자 규모는 100억 달러 가량 줄어들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측근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은 지난 9월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와의 만남에서 “미국의 대중 무역 적자 축소에 도움이 될 만한 ‘의미있는 조치’를 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다. 이어 이달 초에 있을 양국 정상회담에서 무역 문제와 관련해 긍정적 대화를 나눌 수 있길 고대한다고 밝혔다.

미·중 정상회담의 전망에 대해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는 "정상회담 결과가 좋으면 중국이 대북 제재를 강화하면서 북핵 해법을 쉽게 찾을 수 있지만 그 반대일 경우 상황이 더 악화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번에도 북핵 해결을 위한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한다면 미국이 중국을 더욱 압박하기 위해 세컨더리 보이콧과 함께 대북 군사적 압박 강화 카드를 꺼내 들것이라는 의미다.

한편 백악관 관계자는 "무역 관계와 북한 문제가 이번 방중의 중점 의제가 될 것"이라면서 “미중 양국이 서로 상생하는 무역 관계를 구축하기를 바라며 북한 문제 또한 평화적으로 풀어 나가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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