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국감] 권칠승 "MB, 해외자원 '묻지마 MOU'…실적 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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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란 기자
입력 2017-10-31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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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가 체결한 해외 자원 개발 양해각서(MOU) 가운데 84.9%가 사업화되지 못하고 종료되거나 현재까지 아무 진척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MB 정부 시절 자원 외교 사업을 역점 사업으로 추진하며 MOU 체결 홍보에 열을 올렸지만, 결과적으로 초라한 실적만을 남긴 셈이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산업부로부터 제출받아 30일 공개한 '2008~2012년 MOU 체결 및 본계약 체결 현황'에 따르면, MB 정부가 출범한 2008년 2월부터 2012년 9월까지 중동과 남미, 러시아, 아프리카 등 전세계 석유·가스·광물 보유국과 맺은 MOU는 모두 73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에서 실제 사업 계약으로 발전한 것은 단 11건에 불과했다. 그나마 본계약으로 이어진 11건의 경우도 석유공사·가스공사·광물자원공사 자원3社가 57억달러를 투자했지만 회수액은 22억달러에 불과했다.

계약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종료된 45건의 MOU 중에서는 유효기간 만료로 종료된 경우가 24건으로 가장 많았다. MOU를 맺었다고 홍보만 하고 실제로 기한 내 제대로 사업을 추진하지 못한 셈이다.

또 사업성·경제성을 미확보했거나 현지 업체의 재정난, 협의 실패, 컨소시엄 해체 등의 이유로 MOU가 종료된 경우도 17건이었다. 나머지 4건은 상대국의 추진 지연 등이 종료 이유였다.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권칠승 의원실 제공 ]
 

MOU에 따라 투자를 한 사업들의 회수실적도 형편 없었다. 광물 개발 관련 MOU는 모두 43건이었는데, 이중 4건에서 광물자원공사가 4,722만달러를 투입했지만 현재까지 회수한 금액은 '0' 달러였다. 석유·가스 관련 30건의 MOU도 체결 후 한국석유공사와 한국가스공사가 56억8505만 달러를 투입했지만 회수금액은 22억7072만 달러에 불과했다. 

회수한 22억여 달러 가운데 20억 달러는 2010년 체결된 이라크 주바이르 유전에서 나온 것이다. 문제는 35억여 달러가 투입된 나머지 사업들의 자금 회수 역시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분석됐다.

2008년 이라크 쿠르드 자치정부와 맺은 '석유개발 분야 전략 제휴' MOU에 따른 사업에는 6억8119만 달러가 투입됐지만 280만 달러만 회수한 채 사업이 종료됐다. 또 2010년 말레이시아와 맺은 ‘석유개발 협력’ MOU에 따른 사업 역시 4368만 달러를 쏟아부었지만 지난해 9월 ‘사업성 미확보’를 이유로 단 한 푼도 회수하지 못한 채 종료됐다.

이명박 정부는 MOU 체결 직후 홍보에 열을 올렸다. 6억8000만 달러의 손실이 난 2008년 '쿠르드 패키지딜' MOU 체결 당시 정부는 국내 2년치 소비량인 19억 배럴의 유전을 확보했다고 보도자료를 냈지만 결과적으로 5개 광구 중 4개 광구의 탐사가 실패했다. 또 4000억원 이상 투자했음에도 이슬람 무장반군 이슬람국가(IS)의 점령으로 개발이 중단된 이라크 아카스·만수리아 가스전 MOU 체결 당시에도 정부는 국내 6년치 가스 소비량 규모의 매장량을 확보했다고 홍보했다.

권 의원은 "자원외교 성과물로 내놓은 MOU를 마치 최종적인 사업 성과인양 호도한 것은 국민을 기만한 것"이라며 "마치 엄청난 자원을 확보한 것처럼 홍보해놓고 사실상 사업 실적은 초라해 국민적 상실감만 키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MOU 체결이 필요한 사항인 경우에는 객관적인 사실을 함께 제공하는 등 투명하게 성과를 제시하고 향후 철저한 관리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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