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너포트 게이트? 트럼프 탄핵론 다시 꿈틀 …"외교고문 파파도폴로스가 더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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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기자
입력 2017-10-31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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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AP]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둘러싼 러시아 스캔들이 다시 전환점을 맞았다. 이번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특검 로버트 뮬러는 30일(이하 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캠프의 선대본부장을 비롯한 핵심인물 3인을 기소했다고 CNN 등 외신은 전했다.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정부 간의 내통 의혹이 더 세밀하게 드러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수면 밑으로 들어갔던 탄핵론이 미국 현지 언론에서 다시 오르내리고 있다. 

◆ 매너포트 등 선거캠프 인물 3인 기소…트럼프 집권 뒤 최대 위기

특검에 의해 기소된 인물은 폴 매너포트 트럼프 대선 캠프 본부장을 비롯해, 부본부장이었던 리처드 게이츠, 외교정책고문을 지낸 조지 파파도폴로스 등 3인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뮬러 특검이 출범한 뒤 이번 기소는 가장 중요한 움직임"이라고 평가했다. 

이들에게 적용되는 혐의는 국익에 반하는 공모와 돈세탁, 불법 해외로비, 외국대행사등록법(FARA)과 관련한 거짓 진술, 금융계좌 미신고 등 12개라고 CNN은 전했다. 러시아 정부와 트럼프 선거캠프 간의 공모는 이번 기소 혐의에 포함되지 않았다. 그러나 선거캠프 측근의 기소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큰 정치적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매너포트와 게이츠는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친러파 정당을 위해 일하며 수천만 달러의 보수를 받았고 2006년부터 적어도 2016년까지 1800만 달러 이상의 자금을 세탁했다고 밀러 특검은 기소장에서 밝혔다. 

매너포트는 이 자금을 국세청(IRS)에 신고하지 않았으며, 그의 측근인 게이츠는 매너포트의 자금 송금을 도우며 본인도 수백만 달러를 지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또 자금 미신고 등과 관련해 허위 진술을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에 출두한 매너포트와 게이츠는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했지만, 법원은 도주 우려가 있다면서 매너포트와 게이츠에게 각각 보석금 1000만 달러, 500만 달러와 가택연금을 명했다.

매너포트는 지난해 3월 트럼프 캠프에 합류했으며, 이후 수석 전략가로 임명됐다. 그러나 매너포트가 친러시아 인사인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 우크라이나 대통령으로부터 1200만 달러 이상을 비공개로 받았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자리에서 물러났다. 

한편 백악관은 매너포트 전 선대본부장 등의 기소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과 관련없는 일이라며 선을 긋고 나섰다.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이번 기소는 트럼프 대통령과 진영과 상관없는 일이며, 대선 과정에서 러시아와 공모했다는 증거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특검을 해임할 계획이나 의도가 없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소가 된 혐의에 대해 “매너포트가 (대선) 캠프에 참여하기 전의 일들”라면서 민주당 후보였던 힐러리도 러시아와의 공모가 있었다면서 비난했다. 

◆  "문제는 매너포트가 아니라 파파도폴로스"

선대본부장이었던 매너포트가 기소된 것이 각 언론을 헤드라인을 장식하기는 했지만, 트럼프 캠프에서 외교자문을 맡은 조지 파파도폴로스의 러시아 접촉이 더욱 문제가 된다는 분석도 있다.  로이터 통신은 "매너포트와는 별도로 트럼프 대선캠프 외교정책고문을 지낸 조지 파파도폴로스도 미 연방수사국(FBI)에 허위 진술을 한 죄로 기소명단에 포함됐으며, 본인도 혐의를 인정하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파파도폴로스는 2016년 4월 힐러리 클린터 민주당 대선후보에게 타격이 될 정보를 얻기 위해 러시아 인사와 접촉했다. 그러나 지난해 1월 FBI의 조사에서는 회동의 성격에 대해 허위 진술을 한 것이 드러났다고 통신은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매너포트 등에 러시아 정부와 공모 혐의가 적용되지 않은 상황에서, 파파도폴로스의 거짓진술이 (러시아 정부와의 내통) 의혹을 밝혀낼 실마리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CNN 역시 "매너포트보다 더 큰 문제는 파파도폴로스"라면서 "캠프에 합류하기 전이 아닌 뒤에 적극적으로 러시아와 접촉하기 위해 노력한 사실은 트럼프에게 엄청나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파파도폴로스는 러시아 정부와 친분이 깊다고 자신을 소개한 '교수'와 지속적으로 접촉하면서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정부 접촉을 위해 노력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신원미상의 '교수'는 파파도폴로스에게 러시아 측이 민주당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의 약점을 알려줄 수 있는 수천건의 이메일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지난 7월에 체포된 파파도폴로스는 10월 초 특검 측과 유죄를 인정하거나 증언을 하는 대가로 형량을 줄이는 '플리 바겐'을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은 파라도폴로스를 트럼프 캠프의 자원봉사 자문단의 한 명에 불과하다며 역할을 축소하고 나섰다. 

한편 러시아 스캔들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면서 '탄핵'이라는 미국 언론에 다시 등장하고 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직의 위기 단계가 시작됐다”면서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캠페인을 넘어 재정 및 가족 문제로 특검 수사가 확대되고 있는 것을 불안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실제로 탄핵까지 이어지기 위해서는 의혹을 넘어서 실체가 나타나야 한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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