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진핑 '1인체제' 굳히나, 광둥도 '시자쥔' ...후춘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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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정 기자
입력 2017-10-29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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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첫 회의, "리커창도 시진핑에 보고"

  • 시자쥔 리시 랴오닝 서기가 광둥성 서기로...후춘화는 베이징행 전망

  • 시자쥔 리창도 상하이시 당서기 임명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겸 공산당 총서기의 '1인 체제' 굳히기에 속도가 붙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중국 공산당 19차 전국대표대회(19차 당대회)가 막을 내리고 시진핑(習近平) 집권 2기를 위한 주요 인사에 시동이 걸리면서 시진핑 '1인체제' 굳히기가 확실해지는 분위기다.  

일단, 새로운 지도부를 꾸린 중국 공산당 정치국은 27일 열린 첫 회의에서 시 주석의 당 '핵심' 위치를 강조하고 보고체계를 수정했다. 차기 후계자 후보로 거론됐던 후춘화(胡春華)는 광둥(廣東)성 서기직을 시자쥔(習家軍, 시진핑 지방정부 근무 당시 옛 부하)에게 넘겨주게 됐다. 

이날 시 주석 주도로 열린 회의에서는 '19차 당대회 정신'의 철저한 이행을 강조하고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의 당 중앙 집중 통일 리더십 강화 및 수호에 관한 규정'과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중앙 8항 규정의 철저한 이행을 위한 세칙'을 승인했다.

당 중앙 집중 리더십 강화 규정에는 중앙 정치국원 25명 모두 당 총서기인 시 주석에게 매년 서면 업무보고를 하는 내용이 포함돼 눈길을 끈다. 

과거 국무원,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법원, 검찰 등 5대 기관의 당 위원회가 정치국 상무위원회에 업무보고를 하던 방식에서 각각의 정치국원이 총서기에 업무보고를 하도록 한 것이다. 이는 리커창(李克强) 총리 등 6인 상무위원에도 해당하는 것으로, 사실상 시 주석과의 상하관계를 명확히 한 것으로 분석됐다.

신경보(新京報)의 29일 보도에 따르면 이날 정치국 회의에서는 '당 중앙 집중 통일 리더십'을 당의 최고 원칙으로 삼고 당과 국가의 미래와 운명, 인민의 근본이익과 관련된 바탕이라고 강조했다.

또,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 집중 통일 리더십 아래 직무에 최선을 다하고, 시진핑 총서기가 당 중앙의 핵심이자 공산당 전체의 핵심임을 견지·수호하며, 공산당과 전국 인민의 마음을 모아 '두 개의 백년' 목표,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위해 용감하게 전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 차기후계자 유력후보로 꼽혔던 후춘화 전 광둥성 서기. [사진=바이두]



차기 후계자 유력후보였지만 이번 상무위원 진입에 실패한 후춘화가 운명의 갈림길에 섰다는 소식도 나왔다.

광저우일보(廣州日報)에 따르면 28일 광둥성은 당 간부 회의를 열고 "중앙정치국 결정에 따라 후춘화 동지는 광둥성 서기에서 물러나고 리시(李希) 랴오닝성 서기를 새롭게 임명한다"고 밝혔다. 시 주석의 칭화대 기숙사 룸메이트이자 '절친'으로 중앙조직부 부부장에 임명된 천시(陳希)가 직접 이날 회의에 참석해 이렇게 선언했다.   

이와 함께 후춘화의 향후 행보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됐다. 일단은 후춘화가 베이징에 입성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시 주석 곁에서 자신의 능력을 입증하는 '검증절차'를 밟게 되리라는 것이다.

홍콩 명보(明報)는 29일 전문가 발언을 인용해 "이번 인사로 후춘화가 밀렸다는 인상을 받을 수 있으나 여전히 그는 정치국원으로 곧 새로운 직책을 부여받을 것"이라며 "국가부주석이나 부총리가 유력하며 내년 3월 양회(兩會)에서 결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부정적인 해석도 있다. 시 주석이 '1인체제' 구축은 물론 최근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세력 약화에 공을 들이고 있기 때문. 앞서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보쉰은 후춘화의 상무위원 진입 실패를 예상하고 이후 공청단이 몰락의 길을 걸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후춘화가 떠나면서 시자쥔 세력이 광둥성까지 미쳤고 이러한 변화가 시 주석의 권력기반 다지기에 큰 힘을 더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리시 서기는 2006∼2011년 옌안(延安)시 서기를 지낼 당시 시 주석이 지식청년 하방(下放, 지식인을 노동현장으로 보냄) 생활을 했던 량자허(梁家河)촌의 관광지화에 앞장섰던 인물이다. 시 주석의 부친인 시중쉰(習仲勳) 전 부총리의 동료 리쯔치(李子奇) 간쑤(甘肅)성 서기의 비서를 지낸 경력도 있다. 

경제도시 상하이가 시자쥔의 차지가 됐다. 한정(韓正) 상하이시 당 서기가 신임 상무위원에 이름을 올리면서 그 자리를 리창(李强) 장쑤성 서기가 맡게된 것. 

앞서 중화권 매체들이 리시 서기를 유력후보로 점쳤지만 리 서기가 광둥성을 맡게 되면서 리창의 임명설에 힘이 실렸다. 리창 서기는 2002년부터 2004년까지 원저우(溫州)시 서기를 지낼 당시 저장성 서기였던 시 주석의 눈에 들어 저장성 비서장으로 임명됐다. 지난 2015년 9월에는 시 주석의 미국방문을 수행했고, 이번에 정치국원 25인에 포함됐다. 

리창 서기가 상하이시의 수장이 되면서 수도 베이징, 경제도시 상하이, 톈진, 충칭, 광둥성까지 모두 시자쥔의 차지가 됐다. 

​한편, 리시 서기가 떠난 자리는 천추파(陳求發) 랴오닝성 성장이 대신하며 자오커즈(趙克志)를 대신해 왕둥펑(王東峰) 톈진시 시장이 허베이(河北)성 서기에 임명됐다. 자오커즈 전 서기는 대기발령 상태로 중책을 맡을 것으로 추정된다. 유취안(尤權) 푸젠(福建)성 서기가 현 직책을 떠나면서 그를 대신해 위웨이궈(于偉國) 푸젠성 성장이 서기직을 맡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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