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공항 초라한 개항 10년…전국 유일 국제 정기선 없는 부끄러운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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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장봉현 기자
입력 2017-11-07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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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도의회가 1일 호남고속철도 2단계 무안국제공항 경유 노선을 조속히 확정해달라고 촉구했다. [사진=전남도의회]


2007년 11월 8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은 서남권 허브공항으로서 지역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라는 큰 기대 속에 개항했다. 256만7690㎡의 부지에 사업비 3056억원을 투입, 연간 516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국제공항으로 건설됐다. 

그러나 개항 10년이 지난 현재 하루 이용객 700여명, 뚜렷한 활성화 방안이 마련되지 못한 채 '만성 적자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중국과 동남아, 유럽 등 제주공항과 같은 수준으로 개방하기로 했던 정부의 약속과 달리 국제 정기선도 없는 '명맥마저 끊길 위기의 국제공항'으로 추락했다. 

7일 전남도 등에 따르면 무안공항의 정기 국제노선은 현재 무안-중국 베이징 노선이 유일하다. 아시아나항공이 운항하는 이 노선은 오는 11월 28일 하계시즌을 끝으로 폐지된다. 아시아나항공은 해당 노선을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에 각 1차례씩 왕복 운항했지만 매년 탑승률이 40% 안팎에 그치면서 2008년 취항 이후 해마다 10억원 안팎의 적자가 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노선은 지난 5월 중단된 상하이 노선과 함께 무안공항에서 둘뿐인 정기 국제선으로 노선이 폐지되면 무안공항 정기 국제노선은 완전히 사라진다. 

무안공항에서는 일본 오사카·기타큐슈·나고야·삿포로, 마카오, 대만 타이페이, 몽골 울란바토르, 베트남 다낭, 필리핀 칼리보 등 17개 부정기 노선이 운항해 오고 있다. 국내선도 아시아나항공과 티웨이항공의 무안-제주 간 하루 2편 운항이 전부다. 개항 당시 무안-김포 간 하루 1편, 무안-상해 간 주 14편(왕복), 무안-창사 간 주 4편 등에 비해 되레 줄어든 것이다. 

노선이 줄어들면서 이용객도 감소했다. 2007년 1만5000명 이후 2008년 13만명까지 늘었으나 2009년 5만7716명, 2010년 10만명, 2011년 9만1000명으로 줄었다. 

전남도와 관계기관의 노력으로 2014년 17만8000명, 2015년 31만 2000명, 지난해 32만2000명 등 이용객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였지만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 등으로 중국 노선 이용객이 급감하면서 올해 9월말 현재 20만5000여명에 그쳤다. 

이용객 감소로 공항 적자도 심화되고 있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무안공항은 개항 이후 매년 70억~80억원의 적자를 내고 있다. 지난 2013년에는 적자폭이 76억2300만원에서 2014년 78억800만원, 2015년 89억6700만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말에는 125억원이 넘는 적자를 봤다. 

무안공항의 만성 적자 원인은 노선 자체가 적고 다양화되지 못한데다 지난 2015년 개통된 KTX호남선이 무안공항을 경유하지 않는 접근성 문제, 광주공항과의 통합 문제 등이 얽힌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나마 위안을 찾는다면 중국 노선에 의존하던 무안공항의 최근 일부 부정기 노선의 이용객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7월 취항한 필리핀 보라카이 노선의 경우 탑승률이 90%에 육박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일본과 대만 등을 오가는 전세기와 부정기선의 평균 탑승률도 73.9%로 정기선 탑승률 45.7%보다 훨씬 높다. 필리핀 보라카이를 운항하는 팬퍼시픽 항공 부정기 노선은 정기노선 전환도 예상된다. 이는 노선이 어디냐에 따라 수요가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실제 대구공항의 경우 사드 여파 속에서도 올 상반기 163만7078명을 처리해 110만3621명을 처리했던 지난해 보다 무려 48.3%가 성장했다. 대구공항의 국제선 여객은 63만1447명으로 작년(25만3384명) 대비 무려 149.2%나 증가했다. 특히 국제선 여객 증가율은 국내 14개 공항 가운데 최고를 기록했다. 이 같은 배경에는 일본 나리타·오사카 노선을 증편하는 등 노선 다변화와 한국공항공사 등과 효율적 마케팅을 통해 이뤄냈다는 평가다. 

잠재 항공수요도 풍부하다. 무안공항에서 50㎞ 거리에 국내 최대 공기업 한전을 중심으로 나주 혁신도시가 있고, 인근에는 150만 인구의 광주광역시가 자리하고 있다. 100여㎞ 거리에는 전남 경제 중심인 여수,광양국가산업단지와 전북 새만금이 있어 거점공항으로서 충분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에 전남도는 한국공항공사와 함께 무안공항 활성화를 위해 그동안 중국에 치중됐던 국제노선을 일본, 타이완, 동남아, 러시아 등으로 다변화하고 무안-제주 등 국내외 저비용 항공사를 유치하는데 함께 협력하고 있다. 정부에 호남고속철 2단계 노선 경유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무안국제공항 활성화를 위해 일본, 타이완, 동남아, 러시아 등으로 다변화하고 무안-제주 등 국내외 저비용항공사를 유치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며 "바닥까지 내려간 상황에서 앞으로는 치고 올라갈 일만 남은 만큼 호남고속철도 무안국제공항 경유 노선이 확정되도록 힘쓰고 신규 노선 유치에 전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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