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국감] 권칠승 "원전, '주먹구구식' 사업…처음 예산에서 수천억 추가 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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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란 기자
입력 2017-10-24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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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다수의 원자력발전소가 건설될 때 최초 건설 예산에서 수백억 원에서 많게는 수천억 원의 추가 비용이 들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면밀한 설계 없이 '일단 시작하고 보자'는 식으로 사업을 추진했다가 막상 사업에 들어가 설계를 변경해 추가 비용을 부담하는 악순환이 반복된 것이다. 주무부처인 산업부는 이를 제대로 감사하지도 않은 사실도 드러났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수력원자력으로부터 제출받아 분석한 뒤 24일 공개한 결과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짓기 시작한 원전 10호기에서 최초 계약 금액에서 설계 변경으로 1조 413억원이 더 투입됐다. 신고리 1,2호기의 경우 원전 최초 건설 비용은 2조 4,288억 원으로 산정됐지만 최종 건설공사비는 2,480억여원이 늘어난 약 2조 6,768억원이 소요됐다. 

현재 공사가 진행중인 신한울 1,2호기의 건설 비용도 벌써 최초 예산보다 1,159억원(7조 9,823억원→8조 982억원)이나 늘었다. 공정률이 95%인 것을 감안하면 앞으로 비용이 더 들어갈 가능성이 농후하다. 

또 월성1호기(6,115억원→6,428억원), 월성2호기(1조 991억원→1조 5,500억원), 월성3.4호기(2조 915억원→3조 4,067억원), 한빛 5.6호기(3조 2,218억원→4조 232억원), 한울3.4호기(3조 3,459억원→3조 9,795억원), 한울5.6호기(3조 3,972억원→3조 8,885억원) 등도 모두 처음 산정한 공사 금액보다 비용이 증가했다.  
 

[표=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한국수력원자력으로부터 제출받아 분석 자료]
 

이처럼 사업 시작 후 추가 비용이 발생한 주요 이유는 최초 설계에 오류가 있어 설계를 변경하면서다. 설계 오류에는 원전의 안전과 직결되는 부분도 포함돼 있다.

권 의원실이 확인한 내용에 따르면, 신고리 1,2호기와 신월성 1,2호기에 설치된 안전 등급 제어케이블의 시험 성적서가 위조된 사실이 뒤늦게 확인돼 관련 제어케이블을 긴급 교체해 비용이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신한울1.2호기 경우, 최초 설계에 반영되지 않았던 안전 울타리를 설치하기 위한 비용이 추가로 발생했다. 수량산출 오류 수정이나 설계누락분 반영, '설계보완·공법변경' 등이 설계 변경의 또 다른 이유였다. 직원 사택 공사 내용 중 '산책로 및 바비큐장 설치분 반영'을 이유로 설계를 변경한 일도 있었다.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의원이 19일 오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열린 강원랜드, 한국석유공사, 한국가스공사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7.10.19 [연합뉴스]
 

권칠승 의원은 "설계 변경에는 면밀한 검토 없이 '사업부터 시작하고 보자' 는 원전업계의 사업 방식이 하나의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며 "이처럼 1조원 이상의 공사비 증액이 일어났음에도 주무부서인 산업부는 단 한차례도 감사를 한 적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론화위에서 공사재개를 결정한 신고리 5,6호기 에서도 벌써부터 보조기기에서 57억 원, 원전기반공사에서 68억 원이 각각 증가했다" 며 "지금부터라도 세밀하고 체계적인 공정관리로 국민의 혈세가 낭비되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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