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이야기] '폴더블' 스마트폰 선보인 ZTE, 기술력으로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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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정 기자
입력 2017-10-2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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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최대, 세계 4대 통신장비업체 ZTE 접이식 스마트폰 '대공개'

  • R&D 주력, 고사양 스마트폰으로 미국에서 LG전자 추격

  • 기존 통신설비, 5G, IoT, 스마트폰 등 신(新)영역 개척으로 상승세

[ZTE]

 

[ZTE가 새롭게 선보인 '폴더블' 스마트폰, 액손5]


지난 17일 미국 뉴욕에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형태의 최신형 스마트폰이 공개됐다. 듀얼 스크린이 적용된 ‘폴더블’ 스마트폰의 등장이었다. 세계 4대 통신장비업체인 ZTE(中興·중싱)가 선보인 ‘액손(Axon) M’이 그 주인공이다.

두 개의 디스플레이 모두 5.2인치 풀 HD 해상도 LCD 패널로 측면에 경첩이 있어 접고 펼 수 있다. 완전히 펼치면 두 개의 화면이 6.75인치 화면을 이뤄 대화면을 즐길 수 있고 각각 디스플레이를 개별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사양도 나쁘지 않다. 퀄컴 스냅 드래곤 821 AP 칩셋, 4GB램, 64GB 메모리에 2000만 화소 카메라, 3180mAh 배터리가 탑재됐다. 한 번 충전하면 28.7시간 통화가 가능하다. 출시가는 약 725달러(약 82만원)로 내년 1분기 중국 판매를 시작한다. 

청리신(程立新) ZTE 모바일단말기 사업부 최고경영자(CEO)는 자신만만했다. 청 CEO는 신제품 발표회에서 액손M의 구체적인 사양과 기능을 설명하고 “진정한 스마트폰 혁신이 시작됐고 그 선두에 ZTE가 있다”고 말했다.

시장 반응은 엇갈린다. 과거 일본의 소니, 교세라가 선보인 제품과 거의 비슷한 형태라는 지적과 진정한 폴더블폰도 아니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하나의 디스플레이를 접었다 펼 수 있어야만 진정한 혁신이라고 보는 분위기다.

하지만 ZTE의 시도와 결과물을 여전한 ‘따라하기’와 ‘가짜 혁신’이라고 치부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우선 ZTE는 중국 최대 글로벌 통신장비업체로 최근 5G는 물론 떠오르는 ‘사물의 인터넷(IoT)’ 기술 및 서비스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는 강력한 기업이자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기세를 높이며 미국 등에서 시장을 확대하는 다크호스다. 

첨단 기술 확보를 통한 경쟁력 제고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매년 매출의 10%를 연구개발(R&D)에 투자하고 실제로 빠르게 특허 확보량을 늘리고 있다. ‘빛 좋은 개살구’라고 저평가하기에 너무나 빠르게 내실을 채우고 있다는 소리다. 올 상반기 ZTE의 R&D 지출은 66억8000만 위안(약 1조1382억원)으로 같은 기간 매출의 12.4% 육박했다. 지난 3월 세계지적재산권기구 연간 특허출원 순위에서 1위에 랭크되기도 했다. 

세계 3위 스마트폰 제조업체로 애플과 삼성을 위협하는 화웨이와 비교할 때 시장 점유율이나 매출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화웨이와 마찬가지로 방대한 특허량과 기술력을 무기로 진입이 어려운 유럽과 미국 시장을 뚫었다는 점을 주목할 만 하다. ZTE는 미국과 유럽에 R&D 센터를 세워 현지 경쟁력 제고에 공을 들였고 현재 미국 시장 점유율 3위 LG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지난 2분기 기준 ZTE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11.5%로 4위다.

2015년 프리미엄 시장 공략을 위해 ‘액슨’이라는 이름의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출시한 것이 주효했다. 고사양 스마트폰을 출시하고 여기에 대대적인 마케팅 전략을 더했다. 미국에서 인기가 높은 농구협회 소속 팀을 대상으로 스포츠 마케팅을 시작했고 이를 통해 인지도를 높였다.

미국 외에 중국 본토를 포함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러시아 등에서도 선전하고 있다. 지난해 스마트폰 출하량은 5700만대로 중국산 스마트폰 브랜드 중 5위에 랭크됐다.

지난해 주춤하기는 했지만 실적도 상승세다. 20일 공개한 속보에 따르면 ZTE의 올 1~3분기 매출은 765억8000만 위안으로 전년 동기대비 7% 증가했다. 순익은 39억470만 위안으로 전년 동비 무려 36.6%가 늘었다. 올해 전체 순익이 43억~48억 위안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기존 통신업은 물론 스마트폰, 5G, IoT 등 신(新)분야의 서비스를 통한 수익 증가가 눈에 띈다. 이는 ZTE의 기술력 향상과도 연관되는 결과라고 중국증권망(中國證券網)은 분석했다.

ZTE는 1985년 선전시에서 시작한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이자 글로벌 4대 통신장비업체다. 2G·3G·4G 무선 기지국과 네트워크, 유선 인터넷과 다운로드, 광랜 등은 물론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데이터 센터 등에도 손을 뻗었다. 

스마트폰 제조업체이자 최근에는 IoT 기반 스마트홈, 스마트도시 등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홍콩·선전거래소에 모두 안착한 동시 상장사다. 지난해 ‘중국 500대 기업’ 중 150위에 랭크됐다.

해외시장 진출도 활발하다. 현재 전 세계 160여개 국가 및 지역의 통신업체에 혁신기술과 상품 솔루션은 물론 모든 형태의 유·무선 업무, 단말기, 전문통신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ZTE는 최근 미국과 중국의 팽팽한 줄다리기 속에서 천문학적인 벌금폭탄을 맞아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 3월 초 ZTE가 휴대전화 및 네트워크 장비를 이란, 북한 등에 불법 수출했다는 혐의로 무려 11억9200만 달러의 벌금을 확정해 부과했다.

완강하게 혐의를 부인해오던 ZTE는 3월 7일 지난해 실적 발표와 함께 결국 미국 정부와 벌금액 조정에 합의했음을 공시했다. 당시, 미국이 ZTE를 통해 중국에 한반도 사드배치, 대북제재 강화 등 관련 강력한 압박을 가한 것이라는 추측과 ZTE의 지난해 순익 급감이 미국발 악재의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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