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인상… 주식은 그래도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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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원 기자
입력 2017-10-22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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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기 회복에 실적 상승 기대… 회사채 시장 수요예측 미달 속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주식시장보다 채권시장에 더 큰 충격을 줄 전망이다. 한은이 이르면 11월, 늦어도 내년 초에는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점쳐지면서 채권시장은 벌써 혼란에 빠졌다. 그나마 증시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이지만 투자심리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채권 수요예측 줄줄이 미달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회사채시장에서 수요예측 미달이 속출하고 있다. 국고채 금리도 한은이 금통위를 열었던 19일 일제히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국고채 3년물은 같은 날 하루 만에 7.1bp(1bp=0.01%포인트) 오른 2.006%를 기록했다. 2015년 1월 16일(2.012%) 이후 2년 9개월 만에 최고치다. 5년물도 같은 폭으로 상승해 2.210%로 장을 마쳤다. 1년물과 10년물은 각각 6.9bp와 3.7bp 뛰었다.

자금조달을 앞둔 기업에서는 비상이 걸렸다. 키움증권은 최근 실시한 회사채 수요예측으로 원하던 자금을 모두 모았지만, 발행금리를 민평금리보다 20bp 더 얹어줘야 했다.

더욱이 제이티캐피탈은 전액 미매각됐다. 아시아나항공도 600억원 모집에 미매각액이 570억원에 달했다. 사실상 수요예측에 실패한 것이다. KCC건설에서도 일부 미매각이 발생했다.

이경록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기준금리를 올리기 전에 자금조달을 끝내려는 기업이 많다"며 "하지만 미국뿐 아니라 우리나라도 금리 인상이 기정사실화돼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고 말했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채권 투자자라면 11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열어놓고 대응해야 한다"며 "다만, 앞으로 인상 속도가 빠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기준금리를 올리는 횟수나 폭을 조절해 충격을 최소화할 것이라는 얘기다. 이미 채권시장에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반영돼 있다는 평가도 많다.

이슬비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주열 한은 총재는 상반기에도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며 "당시 시장금리는 이를 선반영하면서 한 차례 이상 뛰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미국·유럽 중앙은행이 모두 양적완화에서 빠져나오고 있고, 북·미 대치도 우리나라 대외 신용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연말까지는 위험관리에 보다 유의하면서 단기적으로 금리가 떨어질 때 차익실현을 생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주식시장서는 경기 회복에 무게

기준금리 인상은 상장사에 부담을 줘 증시에서도 악재로 여겨진다. 하지만 양호한 실적은 이를 상쇄해줄 수 있다. 코스피는 이달 들어 실적장세를 이어가며 2500선에 바짝 다가섰다. 기준금리 인상이 내년 상반기까지 한 차례에 그칠 공산도 크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를 올리는 의미는 비정상을 정상화한다는 것에서 찾아야 한다"며 "인상이 경기 회복에 따른 것이라면 주식시장도 여기에 무게를 둘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개 금리 인상기에는 성장주보다 가치주에 유리한 환경이 만들어진다"며 "그러나 최근 세계 증시에서는 가치주보다 성장주가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성장주 주가가 기준금리 인상으로 빠지더라도 일회적인 악재로 봐야 할 것이라는 얘기다.

전통적으로는 기준금리가 오를 때 은행주가 주목받는다.

전배승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가 25bp가량 뛴다고 가정하면 대형 은행주는 이자수익으로 평균 750억원을 더 벌 수 있다"며 "순이자 마진도 약 3.1bp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속적인 경기 개선을 동반하는 금리 상승이 보다 중요하다"며 "이런 점을 감안하면 한 차례에 그치는 기준금리 인상은 이미 은행주 주가에 반영돼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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