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등기이사 1년] 李 빠진 삼성, 미래 적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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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희.김지윤 기자
입력 2017-10-18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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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상 최대 실적 과거 투자 결실... 수익구조 불균형 심화

  • 반도체 호실적에 기타 부분 악화 가려져... 새 성장동력 이끌 컨트롤타워 절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금 회사는 엄중한 상황에 처해 있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최근 사퇴의 변을 통해 이같이 우려했다. 사상 최고 실적 속에서도 삼성전자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 최고의 실적을 내고 있는 것은 과거에 이뤄진 결단과 투자의 결실"이라며 "미래의 흐름을 읽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일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재계와 학계에서는 최근 수익구조의 균형성이 무너지면서 삼성전자의 미래에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수년간 TV·가전(CE), IM(IT·모바일),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의 사업이 골고루 성장하며 급성장을 해왔다. 그러나 최근 1년 사이 업황 호조에 힘입어 반도체 부문이 사상 최고의 실적 경신을 이어가는 동안 CE 부문 등은 역성장에 갇혀 있는 불균형한 사업구조로 바뀌는 모양새다.

◆삼성, 반도체 의존도 심각··· 3분기 영업익 중 반도체 비중 70% 육박
18일 재계와 증권업계 등에 따르면 이달 말 올해 3분기 실적을 확정 발표하는 삼성전자의 각 부문 실적이 엇갈릴 것으로 전망됐다.

반도체와 IM은 호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관측되는 반면, 가전과 디스플레이이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할 것이란 관측이다.

이에 재계에서는 미래를 점치기 어려운 반도체 시장처럼 삼성전자의 안정성도 깨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는 분위기다.
지난 13일 삼성전자가 발표한 3분기 잠정실적(연결기준)에 따르면 매출액은 62조원, 영업이익은 14조5000억원, 영업이익률은 23.4%였다. 이는 분기 기준 사상 최고치를 모두 갈아치운 것이다.

문제는 반도체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는 점이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 14조5000억원 중 반도체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70%(약 10조원)에 육박한다.

반면 이를 뒤따르고 있는 IM, 디스플레이, CE 부문은 각각 21.4%(약 3조1000억원), 5.5%(약 8000억원), 2.0%(약 3000억원)에 그친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 약 5조2000억원 중 반도체, IM, 디스플레이, CE 부문은 각각 64.8%(약 3조3000억원), 1.9%(약 1000억원), 19.6%(약 1조200억원), 14.8%(약 7700억원)를 차지했던 것과 사뭇 다른 양상이다.

당시 ‘갤럭시노트7 배터리 사태’로 인해 IM 비중이 크게 낮아져 상대적으로 반도체 부문이 20%포인트가량 높아진 점을 고려하면 더 큰 격차가 나는 것이다. 전통적인 강세를 보였던 CE와 디스플레이 부문의 역성장으로 인한 현재의 불균형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삼성전자 위기는 이재용 부회장 등 컨트롤타워 부재에 기인"
삼성전자가 3분기 사상 최고의 잠정실적을 발표하던 지난 13일, 권 부회장은 후배들을 위해 전격 퇴진을 결정했다.

이날 권 부회장은 "저의 사퇴는 이미 오래전부터 고민해 왔던 것이고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판단했다"면서 "급격하게 변하고 있는 IT 산업의 속성을 생각해 볼 때 지금이 바로 후배 경영진이 나서 비상한 각오로 경영을 쇄신해 새 출발할 때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현재 삼성전자의 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메모리반도체 호황은 내년 상반기까지로 한정적인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IHS마켓에 따르면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내년 1321억6500만 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2019년 1205억5000만 달러, 2020년에는 1176억7000만 달러로 성장세가 꺾일 전망이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불거지고 있는 삼성전자의 위기설은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과 미래전략실의 해체 등 그룹의 컨트롤타워 부재에 기인한다”며 “과거 이들은 앞서 시장을 내다보고 사업 간 불균형이 나타날 경우 신사업 투자와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사업 다각화를 통해 위기를 돌파해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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