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법위성·슈퍼컴·모바일결제… '메이드 인 차이나'가 글로벌 선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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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주 기자
입력 2017-10-19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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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이나메이드' 프로젝트에 칭다오맥주·샤오미 휴대폰·징둥 등 선정

[사진=김효곤 기자]


중국 브랜드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중국산 제품'들이 이미지 변화를 맞고 있다. 중국이 그동안 진행해 온 "세계가 중국산을 사랑하도록 하자"는 광고문구가 점점 현실화되는 모양새다. 

최근 공개된 '차이나메이드' 프로젝트 영상에는 오리 요리 전문점 다둥(大董), 칭다오맥주(靑島啤酒)부터 샤오미(小米), 전자 상거래 업체 징둥(京东) 등 브랜드가 선정돼 중국 브랜드가 세계 시장의 다양한 영역에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중국 대표 맥주 브랜드인 칭다오맥주는 국제적으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중국경제망(中國經濟網)에 따르면 전 세계 100여개 국가와 지역에 수출을 하고 있는 칭다오맥주의 올해 브랜드 가치는 1297억6200만 위안(약 22조원)으로 책정된다.

칭다오맥주는 영국과 독일이 1903년에 처음으로 합자회사를 만들며 탄생했다. 그러나 이제 맥주의 나라이자, 칭다오맥주의 고향이라고 할 수 있는 독일로 작년에만 15만 박스를 보내는 '역수출' 신화를 이뤄냈다. 독일에서의 가격은 현지 가격의 3~4배에 달하지만 맛을 인정받으며 좋은 실적을 올리고 있다.

한국에서도 올해 '양꼬치엔 칭다오'라는 유행어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양꼬치와 함께 칭다오맥주를 마시는 사람이 늘었다. 이마트가 최근 공개한 통계에 따르면, 올 1~8월 칭다오맥주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무려 28.8% 급증했다. 1~8월 누적매출 기준 수입맥주 4위다.

포춘지가 최근 공개한 '2017년 가장 칭찬받는 중국 50대 기업'에서 칭다오맥주는 27위를 차지하며 12년 연속으로 포춘지가 선정한 '가장 높은 평가를 받는 중국 기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제 식음료 업계에서도 중국산이라 기피하는 움직임은 둔화되고 있다.

그동안 저가·저품질의 꼬리표를 달고 있었던 중국산 제품은 일반 소비재 분야뿐만 아니라 높은 기술력과 입이 떡 벌어지는 남다른 스케일로 세계 시장을 압도하고 있다.

'차이나메이드' 프로젝트의 유일한 휴대폰 브랜드로 선정된 샤오미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전략으로 세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지난 2분기 샤오미는 인도 시장에서 2위를 지키고 있다. 샤오미는 인도 최대 쇼핑몰 플립카트와 아마존에서 시작한 대규모 세일행사에서 이틀 만에 10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했다. 

이처럼 인도를 비롯해 동남아 등 신흥국가들에게 샤오미의 전략이 특히 잘 먹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샤오미는 미얀마, 벨라루스, 인도네시아,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 국가에서 점유율 5위 안에 들며 우수한 성적을 내고 있다.

미국 IT 전문매체 와이어드는 지난해 레이쥔(雷軍) 샤오미 회장을 표지 인물로 선정하며 중국 기술력에 대한 미국 IT계의 큰 관심을 드러냈다. 
 
이 같은 흐름 속에 샤오미는 올해 매출 목표를 1000억 위안(약 17조원)으로 잡고 있으며, 내년에는 전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 1억대를 목표로 제시했다. 

이뿐만 아니라 중국은 고속철, 모바일결제, 항공·우주 산업, 첨단기술 설비 등 첨달기술 분야에서도 세계에 '메이드 인 차이나'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딜로이트와 미국 경쟁력위원회가 발표한 지난해 세계 제조업 경쟁력 지수 조사에서는 지난해 중국은 미국과 독일을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막대한 제조업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나라로 꼽혔다. 

그중 고속철 산업은 중국이 이룬 가장 눈부신 성과로 평가된다.

고속철은 최상급 기술력과 엄청난 길이의 노선도로 중국산이 국제적으로 갖고 있던 '값싼' 이미지를 탈피시키며 세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

지난 6월부터 운행에 돌입한 베이징(北京)과 상하이(上海)를 잇는 고속철 푸싱(復興)호는 최고 시속이 400㎞에 달하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속철이다.

현재 중국 고속철도 노선은 2만2000㎞로 세계에서 가장 길다. 심지어 전 세계 노선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의 고속철도 노선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긴 노선부터 열 번째로 긴 노선을 모두 합한 길이를 넘어선다. 

고속철 외에도 중국의 베이더우(北斗) 항법위성시스템(BDS), 슈퍼컴퓨터 등 기술력은 세계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값싼 노동력을 무기로 ‘세계의 공장’이라 불리며 짝퉁이나 저가 제품을 만드는 단순 노동 시장으로 치부 받던 중국은 이제 아이디어와 혁신 중심 시장으로 거듭났다. 

중국이 자주적 지식소유권을 갖고 있는 세계 최대의 전파망원경(FAST)인 '톈옌(天眼·하늘의 눈)'은 직경 500m 사이즈다. 원래 세계 최대 전파망원경이었던 미국의 아레시보 천문대(직경 300m)를 뛰어넘는다.

또 최근 발표된 '올해의 세계 500대 슈퍼컴퓨터 순위'에 따르면 중국의 ‘선웨이·타이후 라이트(神威·太湖之光)’와 ‘톈허 2호(天河二號)’가 3번 연속 1위와 2위를 각각 차지하며 중국의 기술력을 과시했다. 

중국의 특허출원 건수도 선진국 반열에 올랐다. 지난해 특허협력조약(PCT)을 통한 국제특허 출원 건수는 전년 대비 44.7% 늘어난 4만3168건으로, 미국(5만6595건)과 일본(4만5239건)을 턱밑까지 추격했다. 

중국의 인터넷 시장 역시 빠르게 발달하면서 중국은 모바일결제, 전자상거래 등 인터넷 경제 분야를 선점하고 있다. 

고속철, 공유자전거, 전자상거래와 더불어 국내외에서 중국의 '새로운 4대 발명품' 중 하나로 꼽히는 중국의 모바일결제 산업은 세계 결제 시스템을 바꾸고 있다.

올해 2분기 중국의 제3자 모바일결제 시장 규모는 23조 위안을 넘어서며 중국은 세계 최대 모바일 시장으로 우뚝섰다.

일각에서는 일부 '일대일로(一帶一路:육·해상 실크로드)' 연선 국가들이 중국의 모바일결제 시스템을 그대로 따라해 신용카드 등 기존 결제시스템 단계를 건너뛰고 모바일 결제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세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주장도 내놨다.  

그러나 고속철, 모바일결제 등 첨단기술 분야를 제외하고 자동차 등 수많은 경공업 분야의 제품 수준은 선진국들과 비교해 여전히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국제적으로 수출 경쟁력도 높지 않고, 세계적인 브랜드와 글로벌 기업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꾸준한 노력과 개선으로 국내외의 중국산 제품의 품질에 대한 불신은 상당 부분 잦아들었지만, 일부 상품과 서비스의 수준은 여전히 낮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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