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순칼럼] 시진핑 1인 천하와 공청단 길들이고 품에 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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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순 동아시아평화연구원장
입력 2017-10-17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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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4일 중국 푸젠성 샤먼에서 열린 브릭스 정상회의에 참석한 5개국 정상들이 나란히 손을 잡은 채 단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륙별 신흥 강국으로 구성된 제1회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정상회의’는 2009년 6월 16일 러시아의 예카테린부르크에서 시작되었다. 올해 제9차 브릭스 정상회의는 기니, 멕시코, 이집트, 타지키스탄, 태국 등 신흥 5개국 정상들도 초청되었고, 중국 푸젠(福建)성 샤먼(廈門)에서 9월 3일부터 사흘간 개최되었다.

이번 제9차 브릭스 정상회의는 중국에서 처음 개최라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작년 9월의 항저우(杭州)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올해 5월의 베이징 ‘일대일로 정상회의’에 이어, 이번 ‘브릭스 정상회의’를 통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어떤 상징적인 메시지를 대내외에 전하려고 했을까? 필자는 간단히 두 가지로 요약한다.

◆ 중국이 올해 비로소 처음 개최했던 ‘브릭스 정상회의’의 의미

첫째, 대외목적으로 중국의 ‘글로벌 리더십’ 확대이다. 시진핑은 이번 회의를 통해 중국의 글로벌 리더십 확대 가능 여부를 시험하려 했을 것이다. 필자가 보기에, 시 주석의 이러한 의도는 이번 회의의 주요 의제 선정에서도 나타난다.

즉, 의제로 선정된 △보호무역주의 반대 △육·해상 실크로드, 일대일로(一帶一路) 협력 △서비스 무역 협력 △전자상거래 협력 등을 살펴보면 이 의제들이 향하는 명확한 대칭점이 있다.

시 주석이 선정한 이번 의제의 명확한 대칭점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하는 ‘미국 우선주의’와 ‘보호 무역주의’가 있다. 시 주석은 자신이 야심차게 펼치고 있는 일대일로 프로젝트 홍보를 통해 간접적으로는 트럼프 대통령과는 다른 이른바 ‘중국식’ 신(新)글로벌 전략을 대외에 부각시키려는 것이 이번 의제 설정의 주요 목적이지 않았을까?

둘째, 대내목적으로 집권 2기의 권력 강화이다. 시 주석은 18일부터 약 일주일간 진행되는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19차 당 대회)를 앞두고 중국 인민과 반대파들에게 자신의 대외적 위상을 과시하고 지지파들의 내부 결속을 추구하려 했을 것이다.

◆ 시진핑의 ‘1인 천하’는 2013년 ‘3중전회’부터 시작

2013년 3월 ‘양회(兩會)’ 즉,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에서 시 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 중국의 꿈 △ 중화민족의 부흥 △ 해양강국  △강력한 개혁 의지를 표명했다.

이어서 시 주석은 11월에 열린 ‘3중전회(三中全會)’에서 ‘7대 개혁’을 발표했다. 필자는 이미 이때부터 막 출범한 ‘시-리체제(習李體制)’라는 ‘2+5체제’가 시진핑 '1인 천하’로 대변되는 ‘1+6체제’로 변했다고 진단했다. (이와 연관된 구체적인 내용은 2014년 출간된 필자의 졸저인 ‘동아시아의 미래: 통일과 패권전쟁’에 ‘7대 개혁’에 대한 상세한 분석과 함께 언급했다.)

‘3중전회’를 통해 발표된 ‘전면적인 개혁 심화의 몇 가지 중대 문제에 관한 중국 공산당 중앙의 결정(中共中央关于全面深化改革若干重大問題的决定)’ 전문에는 경제·정치·문화·사회·환경·국방·공산당 건설의 7개 부문에 대한 개혁이 언급되어 있다. 이는 다시 16개 항목과 60개의 세부 개혁 내용으로 상세하게 구분된다.

‘전면적 개혁 심화’로 요약되는 이 개혁안은 일종의 전면적인 ‘군기잡기’와도 같다. 인민들로부터는 강력한 개혁 추진을 통해 ‘통치 정당성’을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체제 내부에 대해 확실한 군기잡기로 ‘충성맹세’를 요구했다. 시진핑은 이 개혁안을 통해 국가주석 취임 첫 해에 이미 ‘1인 천하’의 기틀을 다졌다.

시 주석이 ‘1인 천하’를 확고하게 다지는 구체적인 수단으로 삼고있는 것은 ‘영도소조(領導小組·Leading Group)’ 정치이다. 첫째, 시 주석은 영도소조정치를 부정부패 척결을 추진하는 개혁의 수단으로 삼았다. 시 주석은 ‘전면적 개혁 심화’와 ‘법치주의’를 부정부패 척결의 기준으로 설정하고 영도소조정치로 모든 개혁을 직접 추진하고 있다.

둘째, 시 주석은 자신의 권력을 강화하기 위한 ‘정층설계(頂層設計·top-level design)’의 수단으로 영도소조정치를 최대한 이용하고 있다.

시 주석이 이끌고 있는 대표적인 영도소조에는 △중앙전면심화개혁영도소조(中央全面深化改革領導小組) △중앙군위심화국방·군대개혁영도소조(中央軍委深化国防和軍隊改革領導小組) △중앙재경영도소조(中央財經領導小組) △중앙외사공작영도소조(中央外事工作領導小組) △중앙인터넷안전·정보화영도소조(中央網絡安全和信息化領導小組) 및 △중국국가안전위원회(中國國家安全委員會) 등이 있다.

관례를 깨고, 경제를 책임진 리커창 총리가 조장이 되어야 하는 ‘중앙재경영도소조’마저도 시 주석이 조장이다.

부정부패에 연루되어 낙마한 대표적인 인물로는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重慶)시 서기 △쉬차이허우(徐才厚) 전 중앙군사위 부주석 △링지화(令計劃) 전 통일전선공작부 부장 △궈보슝(郭伯雄) 전 중앙군사위 부주석 △저우융캉(周永康) 전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 겸 중앙정법위원회 서기 등이 있다.

시 주석의 부정부패 척결은 지금도 유효하다. 올해 7월에도 쑨정차이(孫政才) 전 충칭시 서기와 양환닝(楊煥寧) 제18차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위원(국가안전생산감독관리총국 당 서기 겸 국장) 등 6명의 고위 관리를 비리로 낙마시켰다. 전면적인 개혁을 통한 시진핑의 ‘1인 체제’ 강화는 제18차 5년의 1기 집권에서 이미 완성단계에 진입했다.

◆ 안정적인 ‘1인 천하’를 위한 시진핑 주석의 3단계 ‘공청단 개혁’

1920년 중국식 사회주의 학습을 목표로 삼은 ‘중국사회주의청년단’이 창단되었다. 이후 1925년에 공산주의청년단(共産主義靑年團, 이하 공청단)으로 변경되었고 97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14~28세 사이면 공청단원으로 가입할 수 있지만, 28세가 되어 공청단 간부가 되지 못하면 자동 퇴출된다.

2016년 5월 기준으로 공청단은 전국 총 387만3000개의 하부 조직과 8746만1000명이 단원이있다. 평균적으로 중학생 단원이 전체의 40%를 초과한다. 2016년 12월 31일 기준으로 중국 공산당 당원은 8944만7000명이다. 공산당 당원과 비슷한 규모로 성장한 공청단은 중국 사회주의를 지탱하는 양대 기층세력이다.

그러나 문제가 되는 사례를 보면, 어떤 중학교 졸업반의 경우 공청단원의 비율이 80%를 넘고, 어떤 고등학교 졸업반의 경우 공청단원의 비율이 90% 이상 혹은 졸업반 전원이 단원인 경우도 있다. 이는 수치상으로도 공청단의 심각한 편중현상과 여러 가지 문제점이 존재함을 예상할 수 있다.

시진핑 주석은 안정적인 ‘1인 천하’를 추진하기 위해 집권 초기부터 부정부패 척결을 통해 장쩌민(江澤民)의 ‘상하이방’을 약화시켰다. 시진핑은 이어서 2016년 초부터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과 리커창 총리의 지지 기반인 공청단을 3단계로 손보기 시작했다.

첫 번째는 ‘공청단 중앙서기처 감찰’ 단계다. 2016년 4월 중앙기율검사위원회(기율위)의 공청단 감찰 결과, 공청단의 △기관화 △행정화 △귀족화 △오락화 등의 심각한 문제를 지적했다.

두 번째는 ‘예산 대폭 축소’ 단계다. 2016년 5월, 공청단의 예산은 지난해 대비 절반(3억627만 위안, 한화 약 633억원)으로 대폭 축소되었다.

세 번째는 ‘공청단 개혁안 발표’ 단계다. 2016년 8월 3일 시주석은 ‘공청단 중앙 개혁방안’을 발표하며 속전속결로 3단계 공청단 손보기를 완성했다.

◆ 시진핑 주석의 공청단 품에 안고 길들이기

시 주석이 직접 주재한 회의를 통해 3대 ‘공청단 개혁’이 결정되고, 전면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첫째, 인적 개혁으로, 중·고등학교 단원의 비율을 향후 약 3년에 걸쳐 각각 전체 평균 대비 30%와 60% 이내로 조정하는 것이다.

둘째, 조직·기구 개혁으로, 중앙조직의 축소와 하부조직의 확대 추진이다. 셋째, 업무방식 개혁으로, ‘8+4’원칙, 즉 8개월은 자신의 소속조직에서, 4개월은 기층조직에서 일하고, ‘4+1’ 원칙 즉 주 5일 중 4일은 소속기관, 1일은 기층조직에서 일해야 한다.

필자가 보기에 시 주석이 주도한 공청단의 3대 개혁안에는 ‘1인 체제’ 강화를 위한 네 가지 의도가 숨어 있다고 판단한다. 첫째, 공청단 중앙간부 조직의 대폭 축소 의도는 기존 관례에 따라 공청단에서 공산당 중앙 정계로 진출하는 공청단 세력의 원천 축소가 목적이다. 물론 기존 공청단 중앙간부의 길들이기와 충성맹세 유도도 포함된다.

둘째, 단원의 자격 확대를 통한 기득권 세력의 인맥을 약화시키겠다는 의도이다. 즉 학생·공장노동자 위주의 공청단 단원 자격을 자유직·농민공·사회단체회원 등으로 단원의 자격을 확대하여 다양한 계층이 공청단에 새로 유입되는 것은 공청단 내부 기득권 세력의 인맥을 약화시킬 수 있다.

셋째, 단원 자격의 계층별 확대는 동시에 공청단에 시진핑 인맥을 새롭게 심을 수 있다. 일종의 ‘물타기’ 전략이다. 자유직·농민공·사회단체회원 자격으로 새롭게 유입되는 공청단 그룹 단원들이 생각하는 ‘보스’는 그들을 유입한 시진핑 주석일 수 밖에 없다.

넷째, 공청단을 품에 안기 위해 ‘인터넷 공청단’을 신설했다. 시 주석은 인터넷 공청단 신설을 통해 공청단을 아예 장악하겠다는 것이다. 인터넷 공청단은 시 주석의 새로운 정치적 자산이 될 것이다.

◆ 시진핑 2기 시대, 한·중관계 개선을 기대하며

시진핑은 공산당 총서기와 국가 주석 취임과 동시에 ‘부정부패 척결’과 ‘법치주의 완성’이라는 대의 명분과 ‘중국의 꿈’ 및 ‘중화민족의 부흥’이라는 슬로건으로 인민들의 전폭적인 관심과 지지를 얻었다. 시 주석이 2020년을 목표로 전격적으로 펼치고 있는 ‘전면적 개혁 심화’와 ‘영도소조정치’는 시진핑 ‘1인 천하’를 완성한 중요한 전략이었다.

시 주석은 이를 통해 제18차 1기 집권 초기에 장쩌민의 상하이방을 숙청하고, 집권 후기에는 후진타오와 리커창의 공청단을 숙청 또는 끌어안기로 제19차 2기 집권은 물론이고 제20차 3기 집권의 기틀을 다지고 있다.

이번 제19차 당 대회가 중요한 이유는 시진핑 2기 집권의 지도부 구성이 미치는 영향이 중국과 동북아는 물론, 지구촌 전체에 파급되기 때문이다. 지구촌 전체가 체계적인 세대교체를 진행하는 중국의 제19차 당대회, 시진핑 2기 지도부의 구성을 지켜보고 있는 이유이다.

안정적인 중국의 국내정세는 특히 한반도에 매우 중요하다. ‘구동존이(求同存異)’와 ‘정경분리(政經分離)’는 냉전시대에서부터 한·중관계가 발전해 온 가장 기본적이고 성공적인 원칙이었음을 회상하자. 양국의 새로운 정부와 지도부 구성으로 한·중관계도 새롭게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이제 사드 갈등의 출구 전략을 찾을 때도 되지 않았겠는가?
 
필자: 김상순 동아시아평화연구원장, 중국 차하얼학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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