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매각 나선 11번가... 운명 '예측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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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선 기자
입력 2017-10-17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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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 적자 못견뎌 "일부 매각"

  • 롯데 포기, 신세계는 접촉

[사진=아주경제DB]


유통업계의 온라인 영토 확장이 가열되는 가운데 매물로 나온 SK플래닛 11번가의 운명이 예측불허다.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이 11번가 인수에 군침을 흘렸지만, 지분 매각 협상을 두고 SK측과 협상이 원활치 않으면서 롯데는 손을 뗐다. 이에 당초 협상을 중단했던 신세계가 다시 SK와 접촉하면서 협상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신세계도 이미 자사의 온라인몰을 의욕적으로 운영 중인 터라 실제 인수 가능성은 낮아, 11번가는 당분간 새 주인을 찾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는 당초 11번가를 완전 매각하는 것이 아니라 경영권을 유지하되 일부 지분을 매각하는 방침을 정했다. 미국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이 대형마트 월마트를 압도하는 상황을 지켜본 최태원 SK 회장의 인식 변화가 매각 방침 선회의 결정적 이유로 분석된다. SK플래닛의 최대주주(지분율 98.1%)인 SK텔레콤 박정호 사장까지 나서서 “11번가 매각은 절대 없다”고 못 박으며 경영권 사수에 나섰다.

그러자 안 그래도 적자덩어리인 11번가를 큰마음 먹고 인수하려던 롯데와 신세계는 김이 새고 말았다. 결국 롯데는 ‘협상 중단’을 선언, 그룹 내부 기반을 활용해 온라인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임병연 롯데 경영혁신실 부사장은 지난 12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롯데지주사 출범 기자간담회에서 “11번가 인수를 위해 SK와 협의를 진행했지만 현재는 중단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룹 내부적으로 온라인 전략에 대해 각 산업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본다”면서 “그 부분을 실행해 나가고 외부적으로도 협업하거나 제휴 기회가 있으면 계속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가 발을 빼자, 그동안 협상을 중단했던 신세계가 다시금 매각 협상을 재개한 눈치다. 신세계는 이마트와 트레이더스몰, 신세계백화점, SI빌리지, 부츠 등 계열사 온라인몰을 하나로 통합한 SSG닷컴을 2014년부터 의욕적으로 운영 중이다. 하지만 자체 거래액은 연 15조원 규모의 이베이코리아(G마켓·옥션 포함)과 8조원 규모의 11번가에는 한참 못 미치는 2조원에 불과하다.

판매자와 구매자를 직접 연결하는 시스템을 가진 11번가와 협업하면 신세계는 온라인에서도 단번에 강자에 오를 수 있게 된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도 지난 8월 스타필드 고양 개장식에서 “11번가 인수를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그것 뿐 아니라 여러 대안을 고려 중이며 연말 전 깜짝 놀랄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SK가 거부한 완전 매각 대신 11번가를 SK플래닛에서 분리해 별도법인을 만들고 신세계가 그 절반을 출자하는 방식이 유력시 되고 있다.

하지만 신세계 내부에서는 11번가와 협업이나 지분 매각에 회의적인 시선도 존재해 실제 결과물이 도출될 지는 미지수다. 신세계그룹 고위 관계자는 “현재로선 11번가를 그리 매력적인 온라인마켓으로 보지 않는다”면서 “SSG닷컴의 위상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인수합병을 추진하기 보다는 여러 가지 가능성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신세계가 최근 티몬, 위메프 등 여타 이커머스기업과도 지분 인수 등을 두고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져 11번가의 새 주인 찾기는 당분간 쉽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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