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주지사 선거 예상 뒤엎고 여당 압승..부정 선거개입 의혹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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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기자
입력 2017-10-16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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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23개 주에서 주지사 선거가 실시된 가운데 미란자 주에서 야권 후보인 카를로스 오카리즈 후보가 "갑시다!"를 외치면서 주민들의 투표를 독려하는 모습. 사전 여론조사에서는 야권의 압승이 예상됐지만 베네수엘라 선관위는 여당 사회당의 압승을 선언했다. [사진=AP/연합]


베네수엘라 선거관리위원회가 15일(현지시간) 실시된 주지사 선거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이끄는 여당인 사회당의 압승을 선언했다. 사전 여론조사에서 야권의 승리가 예상됐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야권은 정부의 부정 선거개입 의혹을 제기하면서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AP통신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친마두로 성향으로 잘 알려진 티비세이 루세나 베네수엘라 선관위 위원장은 15일 지방선거 개표가 91% 가량 완료된 가운데 총 23개 주 중 17곳에서 여당 후보가 승리했다고 발표했다. 약 1800만명의 등록 유권자들의 투표율은 61%로 집계됐다.  

이같은 결과는 선거 전 예측됐던 것과 완전히 반대라 파장이 예상된다. 사전 여론조사에서는 23개 주 중에서 야권이 최소 11곳에서 최대 18곳까지 승리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 주요 외신들은 1000%에 육박하는 살인적인 인플레이션과 경제 몰락으로 인해 마두로 정권에 대한 원성이 높다며 현지 분위기를 전한 바 있다.

이번 선거를 대내외적으로 독재라는 비난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로 삼았던 마두로는 결과가 발표된 뒤 "개표 결과를 절대적으로 신뢰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AP통신은 전했다. 그는 "음악을 틀고 춤을 추며 기쁨을 즐기자"면서 자축했다. 

그러나 야당 연합인 국민연합회의(MUD) 대표 제라르도 블리데는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에는 어떤 결과도 인정할 수 없다. 베네수엘라가 무척 심각한 위기에 부딪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주민들에게 결과에 항의하는 시위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번 선거를 마두로 정권에 대한 심판으로 규정한 야권은 선거 결과가 발표되기 전부터 선관위가 마두로 정부에 유리한 결과를 발표할 수 있다고 보고 정부의 불법 선거개입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야권은 정부가 접전지역 일부에서 야권 유명 정치인의 출마를 막았고, 야당 우위의 지역에서 투표가 늦게 시작됐으며, 출마하지도 않은 야권 정치인들의 이름이 적힌 투표용지가 배포됐고, 선거 직전 16개 주 274개 투표소의 위치를 바꾸는 꼼수를 부렸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알자지라와 AP통신 등 주요 외신들은 지난 7월 무소불위의 제헌의회가 출범한 이후 마두로의 절대 권력이 강화될 것으로 보여 이번 선거로 야당이 치명타를 입게 됐다고 지적했다. 베네수엘라에서는 올해 4월부터 약 4개월여 동안 마두로 정권에 항의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이어졌으나 가시적 변화를 만들어내지 못한 채 높은 피로감 속에서 열기가 식어버린 상황이다.

다만 선거 후 야권과 여당의 갈등이 더욱 첨예해지고 마두로 정권을 향한 국제사회의 압박이 더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앞서 미국은 인권 탄압과 민주주의 훼손을 이유로 베네수엘라 고위 관료들의 미국 내 자산동결 등의 제재를 부과했고 유럽연합도 이와 비슷한 제재를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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