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현 떠난 삼성, '핵심의자'가 비었다... 사장단 '인사 도미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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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희 기자
입력 2017-10-15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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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혁신 없는 삼성" 자진 사퇴... 젊은 피 대거 투입될 듯

  • 총수대행에 윤부근CE부문장 거론... 조직개편 가능성도

올해 3월 삼성전자 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권오현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후배들을 위해 용퇴를 결정하면서, 1년 가까이 미뤄졌던 삼성 사장급 이상 인사를 비롯한 그룹 쇄신의 ‘신호탄’이 올려졌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이르면 내달 이뤄질 것으로 관측되는 삼성 인사가 조직 쇄신 차원에서 대규모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으며, ‘젊은 피’도 대거 수혈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권 부회장은 지난 13일 자신이 몸담았던 삼성전자 반도체사업 부문의 최대 실적 경신 행진에도 불구하고, ‘혁신 없는 삼성’에 대한 우려를 표하며 자신 사퇴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와 더불어 겸직 중인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직도 내놓으면서 삼성전자의 핵심 사업의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의 최고 자리가 비게 됐다.

권 부회장은 사퇴의 변을 통해 "지금 회사는 엄중한 상황에 처해 있다"면서 "다행히 최고의 실적을 내고는 있지만 이는 과거에 이뤄진 결단과 투자의 결실일 뿐 미래의 흐름을 읽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일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급격하게 변하고 있는 IT(정보기술) 산업의 속성을 생각해 볼 때 지금이 바로 후배 경영진이 나서 비상한 각오로 경영을 쇄신해 새 출발할 때라고 믿는다"고 당부했다.

이에 따라 권 부회장의 빈자리를 비롯한 삼성 사장급 이상의 자리가 대폭 바뀔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권 부회장이 용퇴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그룹 내에서 사실상의 '1인자'가 되면서 최근 몇 년 사이 이뤄졌던 인사와는 양상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점쳐진다. 기존에는 3년 넘게 투병 중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제외하면 권 부회장이 직급상으로는 가장 선임자였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2014년이나 2015년 연말 사장단 인사 때 부친의 인사를 존중해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에서 소폭 인사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그러나 리더십과 혁신의 부재라는 위기를 겪고 삼성의 변혁을 위해 이번에는 새로운 인사들을 전면에 내세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부회장을 대신할 ‘총수 대행’은 가장 경험이 많은 윤부근 CE(소비자가전)부문장(사장)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대표이사 3명 중 한 명이며, 권 부회장 다음으로 연장자이기 때문이다. 앞서 이 부회장의 구속 이후 기업 내에서 최고연장자였던 권 부회장이 대통령과 재계 간담회 등 주요한 행사에 참여하며, 그룹을 대표해왔다.

재계 관계자는 “윤 사장이 전면에 나서는 한편 신종균 IM(인터넷모바일)부문장(사장)과 이상훈 경영지원실장(사장·CFO) 등 각 부문을 대표하는 임원들도 일정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며 “TV, 스마트폰, 등 참석할 행사의 성격이나 업무에 따라 이들이 지원하는 식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에서는 이와 함께 삼성이 조직개편에도 나설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예상하고 있다. 컨트롤 타워 없이 삼성이라는 거대 그룹이 시너지를 내며 성장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룹 전반을 관장하던 미래전략실 해체 이후 삼성은 각 계열사 대표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에 재계와 학계 등에서는 삼성의 계열사 간 업무 조정, 미래 사업전략 수립, 신규 수종사업 발굴, 전략적 M&A(인수합병), 감사·경영진단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우려를 표해왔다.

재계 관계자는 “최소 내년 초까지는 이 부회장이 자리를 비워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를 대신할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의사결정 조직·기능이 필요하다”며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삼성물산 등 3개 주력 계열사를 중심으로 전자·금융·제조 부문 계열사들이 재편되는 소그룹 체제로의 전환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가장 크다”고 전했다.

이에 삼성전자 관계자는 “인사나 조직개편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권 부회장의 사퇴 발표 이전부터 꾸준히 나왔던 얘기”라며 “그러나 인사 시점 등 아직까지 내부적으로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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