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부산국제영화제 참석…"지원 하되 간섭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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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형 기자
입력 2017-10-15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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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사진=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국내 최대 영화제인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 영화를 관람했다. 현직 대통령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영화를 관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 개인적으로는 이번이 두 번째 공식 방문이다. 첫 번째 방문은 2012년 대선 때 이뤄졌다.

문 대통령이 이날 본 영화는 한국 사회의 여성문제를 다룬 ‘미씽, 사라진 여자’(감독 이언희)다. 문 대통령의 이번 행보는 보수정권 9년2개월 동안 블랙리스트 등으로 위축된 영화계에 힘을 실어주려는 의도를 담은 것으로 분석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영화 관람 뒤 관객과의 대화 시간을 비롯해 영화 전공 대학생과의 오찬 간담회, 영화 관계자와의 티타임 등 일정을 소화했다. 통상적인 기념사나 축사 대신 영화계의 절실한 요구를 귀담아듣겠다는 취지에서였다. 출범 직후 이어온 파격 행보의 연장선인 셈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30분 부산 해운대 롯데시네마 센텀시티에서 ‘미씽, 사라진 여자'를 관람했다. 노타이 차림의 편안한 복장이었다. 관객과의 대화(GV)에 참석하는 대상자를 제외하고는 문 대통령이 온 것을 아는 일반 관람객은 없었다. 그만큼 조용한 행보였다.

영화가 끝난 뒤 사회자가 “이 자리에 특별한 게스트 한 분이 오셨다”고 하자, 장내가 술렁였다. 관객과 악수하며 계단을 내려온 문 대통령은 이언희 감독, 배우 엄지원, 공효진씨 등과 차례로 악수했다.

문 대통령은 “사라진 여자라는 제목도 이중적인 뜻이 있다고 느꼈는데, 우리 사회에서 여성들이 아주 소외되고 있다. 여성들의 목소리가 사라졌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영화 전공 학생 등과 오찬 간담회를 했다. 오석근 감독은 이 자리에서 “지난 정부에서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만들고 창작과 표현의 자유를 침해당하는 일이 벌어졌다”며 “부산영화제도 지금 몸살을 앓고 있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지난) 몇년간 부산영화제가 좌파영화제다 해서 정치적으로 정부와 부산시가 간섭했다. 아예 영화제 자체가 블랙리스트에 올라가서 지원금이 반토막 나고 위축됐다”며 “다시 과거의 위상으로 되살릴 생각이다. 빠른 시일 내 방안을 찾겠다”고 화답했다.

이후 문 대통령은 영화의 전당에서 VR(가상현실) 체험을 하는 등 오후 일정을 소화했다. 문 대통령은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 강수연 집행위원장 등 관계자들과의 차담회에서도 “부산국제영화제는 세계 5대 영화제, 아시아를 대표하는 영화제”라며 “지원은 최대한 하되, 간섭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 안팎에선 문 대통령의 부산국제영화제 참석을 비정상적인 영화계를 정상화하겠다는 상징적 행보로 분석한다. 민주정부 3기가 출범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던 촛불민심을 영화계에 뿌리내리게 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는 얘기다.

문 대통령은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시절 부산에서 부산국제영화제 특별 지원을 위한 특별 간담회를 열고 영화제의 독립성과 자율성 보장을 주장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2014년 부산국제영화제가 세월호 참사를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 ‘다이빙벨’ 상영을 둘러싸고 부산시와 갈등을 빚으면서 지난해까지 파행을 빚자, 주변에 안타까움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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