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부산국제영화제] "할리우드식 결말 없다"…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이 밝히는 '마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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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최송희 기자
입력 2017-10-13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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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이 13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전당 두레라움홀에서 열린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갈라 프레젠테이션 '마더!' 기자회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영화 ‘레퀴엠’, ‘블랙스완’ 등 강렬하고 예리한 작품을 선보였던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이 영화 ‘마더!’를 통해 또 한 번의 충격을 선사했다.

10월 13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 두레라움홀에서는 갈라프레젠테이션 상영작 ‘마더!’(감독 대런 아로노프스키·수입 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의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이날 간담회에는 영화의 연출자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이 참석했다.

영화 ‘마더!’는 평화롭던 부부의 집에 초대받지 않은 손님들의 계속되는 방문과 집안에서 벌어지는 이상한 일들로 부부의 평화가 깨지게 되는 이야기. 동시대 거장 감독들의 신작 및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은 화제작을 상영하는 갈라프레젠테이션의 상영작으로 선정돼 눈길을 끌었다.

먼저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은 “부산에 오게 돼 기쁘다. 이전에 불러주셨으면 좋았을 텐데. 지금이라도 만나 뵙게 돼 기쁘다”고 인사를 전했다.

그는 “‘마더!’는 제가 열정을 가지고 만든 영화고 또 특이한 종류의 작품이다. 진정한 씨네(Cine,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청룡열차를 타는 것 같은 영화다. 제니퍼 로렌스, 하비에르 바르뎀 등 배우들이 최고의 연기를 보여줬다. 할리우드 영화 중 특별한 작품이기 때문에 한국에서 소개되는 것이 매우 기쁘다”며 작품을 소개했다.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의 영화 '마더!' 스틸컷[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는 심리 스릴러라는 뚜렷한 장르의 작품으로 강렬한 줄기를 이어나간다. 특히 전작인 ‘노아’에 이어 또 한 번 성경을 모티브로 해 눈길을 끌었다.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은 “작품을 만들 때 여러 아이디어, 영감을 얻었다. ‘마더!’는 여러 차원에서 이해할 수 있는데 성경의 모티브도 있었다. 제게 성경은 인류가 사는 동안 가장 오래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스토리텔러로서 고대 이야기를 흥미롭게 생각한다. 그리고 오늘날의 현실, 21세기 인류에 관해서도 말할 수 있다. ‘노아’와 직접적인 연관은 없지만, 당시에는 창세기(성경)에 착안해 영화 구조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많은 은유와 비유를 담은 작품에 관해서 “두 가지 방식을 말할 수 있다. 스토리적인 측면과 알레고리(다른 사물에 의해서 암시적으로 표현하는 방법)에 관한 것이다. 스토리적인 부분에 관련해서 첫 번째로는 창조자와 보살피는 사람이 한집에서 살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인간적인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을 것 같다. 또 두 번째는 집에 누군가 침입한다는 이야기다. 그러한 장르는 강렬하고 또 모두 알리라 생각한다. 또 알레고리로는 대자연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이러한 모든 불청객이 내 집에 찾아와 무례한 행동을 하는 이야기를 다루고 싶었다”고 해석했다.

앞서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은 ‘레퀴엠’, ‘블랙스완’ 등 배우를 극한으로 몰아 감정을 끌어내 왔다. 이에 일각에서는 “여배우를 너무 극한으로 모는 것이 아니냐. 여성 혐오나 폭력이 아니냐”는 반응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은 “여배우만 극한으로 모는 것이 아니다. 남성, 여성 모두를 푸쉬(Push)한다. 차이를 두지 않는다. 저는 인류, 인간에게 관심이 있을 뿐”이라고 반론했다.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이 13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전당 두레라움홀에서 열린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갈라 프레젠테이션 '마더!'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또한, 예리하고 예민한 표현 방식 그리고 비극적이고 충격적인 결말에 관해서는 “할리우드식 엔딩에 관심이 없어서 기도 하다. 아름답게 끝나는 영화에는 관심이 없다. 저는 현실을 말하고 다양한 방향으로 풀어가고자 한다. 모든 일을 반영하게 된다. 비극이라는 것은 고대에서 사람들의 삶을 다루는 방식이다. 비극적인 것, 어두운 면, 주의해야 하는 것들을 스스로 찾아야 빛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마더!’는 러닝타임 121분간 어떤 음악도 사용하지 않는다.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은 세계적 음악 거장 요한 요한슨과 긴 상의 끝에 모든 음악을 거뒀다고 덧붙였다.

그는 “작곡가 요한 요한슨이 60분 정도 되는 음악을 만들었었다. 하지만 영화음악이라는 게 대체적으로 관객들에게 어떤 감정을 유도할 때 쓰게 되더라. ‘마더!’는 제니퍼 로렌스가 마더로서 느끼는 감정을 완전하게 볼 수 있게끔 노력했고 음악을 더하려고 하니 (제니퍼 로렌스의) 감정을 깎아내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음악 없이 가자고 결정을 내리게 됐다. 무서운 결정이었다”고 연출 의도를 전했다.

제목에 관련한 질문도 쏟아졌다. 제목 뒤에 붙은 느낌표와 관련된 것이었다. 그는 “봉준호 감독의 ‘마더’와 비교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농담하면서도, “그것 때문에 느낌표를 넣은 건 아니라”고 해명했다.

이어 “시나리오를 쓴 뒤 이 작품에는 꼭 느낌표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영화의 정신 때문이었다. 타이틀 시퀀스(sequence, 특정 상황의 시작부터 끝까지를 묘사하는 영상 단락 구분)를 만들 때도 캘리그래퍼가 쭉 가다가 탁! 찍는 느낌이 영화의 정신과 연결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이 13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전당 두레라움홀에서 열린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갈라 프레젠테이션 '마더!'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에서 먼저 개봉한 영화 ‘마더!’는 평론가의 뜨거운 찬사를 얻은 작품. 하지만 평론가의 반응과는 달리 관객 반응은 다소 저조했다.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은 이런 온도 차에 관해 “저는 평을 잘 안 읽는다. 저의 멘토가 말하기를 ‘좋은 리뷰가 더 나쁜 법’이라고 했다. 관객들의 평은 어떻게 종합해 내리는지 모르겠다. 영화를 처음 제작했을 때 아버지와 동네 영화관을 지나가면서 ‘관객들이 제 영화를 매우 싫어하거나 혹은 매우 좋아했으면 좋겠다’고 했었다. 중간 반응은 원하지 않는다. 평이한 경험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마더!’는 매우 강렬하다. 시작부터 가장 무서운 청룡열차를 탄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끔 준비돼있다. 영화를 제대로 소화하고 흡수하기를 바란다. 영화를 공개하고 가장 기분 좋았던 반응은 제 친구들이 (영화를 본 뒤) 제 얼굴을 제대로 못 보는 거였다. 며칠 뒤 이메일과 문자로 ‘지금까지도 영화를 생각하고 있다’고 하는데 정말 좋은 경험이었다. 강렬한 인상이 유지되기를 바라고 제니퍼 로렌스·하비에르 바르뎀의 연기가 여러분의 뇌리에 남길 바란다”고 마무리 지었다.

한편 영화 ‘마더!’는 오는 19일 국내 개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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