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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부산국제영화제] '상처투성이' BIFF와 꼭닮은 '유리정원'…영화제 포문 열다

최송희 기자입력 : 2017-10-12 17:12수정 : 2017-10-12 17:39

12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두레라움홀에서 열린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유리정원' 기자회견에 감독과 출연배우들이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강수연 집행위원장, 임정운, 서태화, 박지수, 문근영, 신수원 감독, 김태훈.[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세상에 상처를 입은 여자가 자신의 신념을 잃지 않기 위해 분투하는 이야기. 어쩌면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BIFF)에 가장 적합한 영화가 아닐 수 없다. 영화 ‘유리정원’ 상영을 시작으로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의 막이 열렸다.

10월 12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 두레라움홀에서는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유리정원’(감독 신수원·제작 ㈜준필름·배급 리틀빅픽처스)의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영화는 무명작가 지훈(김태훈 분)이 숲속 유리정원에서 홀로 엽록체를 이용한 인공혈액을 연구하는 과학도 재연(문근영 분)을 만나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지훈은 재연을 주인공으로 소설을 쓰게 되고 그의 삶을 송두리째 훔치게 된다. 지훈의 소설이 베스트셀러가 되자 그의 충격적 비밀이 세상에 드러나게 되고 재연은 궁지에 몰리게 된다.

칸·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다수의 상을 수상한 신수원 감독의 신작인 영화 ‘유리정원’은 독보적 소재와 독창적 스토리로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 영화제 첫날부터 많은 취재진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신수원 감독은 “2년 전, ‘마돈나’로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했었다. 다시 ‘유리정원’으로 (영화제에) 방문해 기쁘다. 정말 감사하다”며 첫 인사를 전했다.

미스터리한 과학도 재연 역을 맡은 문근영은 “제 영화로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건 처음이다. 제가 찍은 영화가 개막작이 되고, 그 영화로 참석할 수 있게 돼 영광으로 생각한다”면서 “많은 분들에게 영화를 선보일 수 있어서 기쁘다.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며 들뜬 모습을 보였다.

무명작가 지훈 역을 맡은 김태훈은 지난해 영화 ‘춘몽’에 이어 ‘유리정원’까지 2년 연속 개막작에 출연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그는 “한국영화가 2년 연속 개막작으로 선정되는 것도 흔치 않은 일인데 두 작품 모두 얼굴을 비추 게 돼 영광이다. 잘 간직하도록 하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신 감독은 전작 ‘마돈나’에 이어 순수한 여성이 주변 환경에 의해 짓밟히는 과정을 담아냈다. 특유의 감각과 상상력으로 내밀히 담아냈다. 그는 “오래전 구상한 소재다. 소설로 시작했는데 영화로 풀어보고 싶은 욕망이 있었다. 세상에 상처를 입은 여자와 그의 인생을 송두리째 표절한 작가의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 하지만 이야기가 잘 안 풀렸고 시나리오를 덮어뒀다가 ‘마돈나’를 쓰면서 다시 시작하게 됐다. 극 중 미나라는 인물이 식물인간으로 등장하는데 ‘식물인간’이라는 말이 재밌더라. 식물인데 인간인 이미지를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신수원 감독이 12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두레라움홀에서 열린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유리정원' 기자회견에 참석해 소감을 말하고 있다.[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여성 감독이 여성을 주인공으로 이야기를 푼다는 것에도 많은 관심이 쏟아졌다. 신 감독은 “영화를 하면서 제가 여자라고 인식을 안 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하지만 아무래도 주인공이 여자다 보니 제가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그런데 역으로 제가 만들어낸 인물이기 때문에 이 캐릭터가 관객에게 공감을 얻을 수 있을까 고민했다. 재연은 연기하기도 소화하기도 어려운 캐릭터다. 이 여자가 신념을 포기하지 않는 인물로 그려지길 바랐다. ‘마돈나’와는 다른 차원으로 생각했다”고 전했다.

신 감독의 말처럼 재연 역은 배우에게도 쉽지 않은 역할이었다. 문근영 또한 지난 연기 결과는 다른 연기 표현을 선보였다.

문근영은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이야기가 매력적이기도 했지만, 재연이라는 인물에 깊은 끌림을 느꼈다. 아픔을 가지고 있어서 일수도 있고 아픔으로 인한 상처받은 순수함을 지키고자 하는 욕망일 수도 있다. 굉장히 다른 매력이 공존하고 있는 캐릭터인 것 같았다. 인간적 애정 혹은 배우로서 욕심이기도 했다. 잘 이해하고 표현하고 연기하고 싶었다. 힘든 점도 있었지만, 재연으로 살 수 있어 행복했다”고 작품과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의 포문을 여는 만큼 논란을 빚었던 블랙리스트·보이콧 등에 관한 질문을 피해갈 수 없었다.

신 감독은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그는 “지난해 영화제가 아주 힘들었다. 또 영화인들이 블랙리스트 논란으로 괴로웠다. 어떤 방식이든 표현의 자유를 막아서는 안 된다. 나는 운 좋게 피해갔지만 블랙리스트의 잣대로 보는 일이 있었다. 앞으로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소신을 밝혔다.

또한, 감독조합 소속 회원인 그는 보이콧에 대해 “저는 감독조합 소속이다. 지난해는 조합의 투표 결과에 따라 부산영화제 보이콧을 했다. 올해에는 보이콧이 철회되지 않았지만, 조합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고 지침이 있었다. 올해 부산영화제 참석에 대해 고민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외압으로 힘들었던 부산영화제이지만 이 영화제는 계속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본이 도와주지 않는 신인 영화인을 발굴하는 자리다. 작은 영화는 소개할 자리가 많이 없다. 그런 의미에서 부산영화제가 계속 생존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 올해 참여하게 됐다”며 “영화는 내 개인의 것이 아니다. 많은 스태프, 배우, 투자자가 있다. 그래서 부산영화제에 참석한 것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강수연 집행위원장 역시 “영화제를 키워주신 건 영화제를 사랑하는 관객들이다. 영화제의 주인은 관객과 영화다. 어떤 상황에서라도 부산국제영화제의 정신을 잃지 말아야 한다”고 거들었다.

한편 12일부터 21일까지 열흘간의 여정을 이어갈 제22회 BIFF는 영화의 전당,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CGV센텀시티, 메가박스 해운대(장산), 동서대학교 소향씨어터까지 5개의 극장, 32개 스크린에서 상영회를 거치며 75개국에서 초청한 298편의 영화가 상영될 예정이다. 개막작은 신수원 감독의 영화 ‘유리정원’이, 폐막작은 대만 영화계의 여성 거장 실비아 창의 ‘상애상친’이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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