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칼럼] 취향 따라 고르는 여행지 숙소, 또 하나의 체험 여행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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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기자단_버터플라이
입력 2017-10-10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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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서세라작가]

'여행을 가다'를 달리 표현하면 '낯선 곳에서 잠을 자다'가 아닐까.

익숙한 집과 도시를 떠나 낯선 분위기가 가득한 방에 들어와 여행 가방을 한쪽으로 밀어 넣었다. 수많은 이방인들이 거쳐 갔을 침대는 조금 불편할지언정 고된 일정으로 이질감을 느낄 새도 없이 잠에 들었다.

아침 일찍 눈을 떠 창 밖으로 시선을 던져 보는가 하면 때때로 모르는 이들과 함께 아침을 먹기도 했다. 방 베란다에는 빨래가 널려 있고 테이블 위에는 세면 도구와 화장품들이 나름대로 정돈 되어 있다.

하루 이틀이 지나자 어느새 낯섦은 이내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그것도 잠시, 체크아웃 후 다시 새로운 곳을 향해 길을 나섰다.

여행 중 숙소는 오늘을 정리하고, 내일을 구상하고, 피로를 풀고, 에너지를 충전하는, 말하자면 하루의 시작과 끝을 책임지는 공간이다. 그런 의미에서 여행지의 숙소를 정하는 과정은 중요한 임무이자, 재미이기도 하다.

필자의 경우 주로 배낭여행을 선호하기에 여행 경로를 따라가며 숙소를 정한다. 일반적으로 가장 흔한 형태는 호텔이겠으나 여행 컨셉이나 일정에 따라 나름의 기준을 가지고 결정하는 편이다.

첫째, 도시의 중심지, 중앙역 등에서 얼마나 가까운지를 먼저 확인한다. 짧은 여행일정 이라면 약간의 비용이 더 들더라도 거리를 우선 순위에 두는 편이다. 숙소가 그 도시의 중심과 방향의 기준이 되어 아침 저녁으로 더 여유 있게 돌아다닐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일행이 있는 경우에는 숙박 공유 서비스인 에어비앤비(airb&b)를 활용한다. 호스트와 게스트 사이의 매너, 조건, 규칙 등이 호텔이나 호스텔보다 까다로울 수 있으나 넓은 면적의 집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고 현지인 손길이 깃든 곳에서 직접 음식도 해먹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대신 2박 이상 한곳에 머무는 경우에만 그렇다.

셋째, 짐이 많지 않고 숙소에 머무는 시간이 적을 땐 저렴한 게스트하우스나 캡슐형 호텔을 선호하는 편이다. 층층이 쌓인 침대에서 타인과 숨소리를 섞으며 자는 도미토리룸이나 공용 욕실 등이 불편할 수도 있으나 여행 경비를 아낄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각기 다른 곳에서 온 여행자들과 시간과 경험을 나누며 새로운 인연을 만들 수도 있는 매력이 있기에 한번쯤 가볼 만하다.

때로는 이색적인 공간에서의 하룻밤이 여행 자체의 목적이 되기도 한다. 안락한 침대와 포근한 침구, 레스토랑 부럽지 않은 조식과 야외 수영장 등의 부대시설, 근사한 전망까지 갖춘 숙소는 여행의 설렘을 배가시킨다.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 지방의 작은 도시, 론다(Ronda)를 방문했을 때였다. 아름다운 협곡 마을로 구·신 시가지를 잇는 누에보 다리가 랜드마크인 론다는 tvN 예능 '꽃보다 할배' 에 나온 후 더욱 유명해진 곳이다.
 

[사진=버터플라이]

필자 또한 누에보 다리의 웅장한 경관을 보기 위해 그곳을 찾았었다. 더불어 꼭 한번 머물고 싶었던 숙소가 있었기에 비교·검색 없이 출발 전 일찍이 예약을 해두었다.

스페인의 대표 호텔 파라도르 데 론다(Parador de Ronda)가 그 주인공. 파라도로(Parador)는 주로 각 지역의 중심이 되는 수도원이나 성 같은 역사적인 건물 내부를 현대식으로 개조해 운영하는 국영호텔이다. 론다 지역의 경우 옛 시청 건물을 재건해서 완공되었다

누에보 다리 바로 옆, 깎아지른 듯한 협곡 위에 위치해 환상적인 전망으로 유명한 이 호텔은 접근성이 좋은 것은 기본, 고풍스러움까지 갖춰 그 자체가 매력적이다. 필자에게 그곳에서의 하룻밤은 또 하나의 흥미로운 체험 여행이었다.

이처럼 여행 중 거쳐온 숙소들은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만큼이나 오랫동안 마음 속에 남는다. 집으로 돌아온 후에도 몸에 배인 기억은 문득 그리움을 안겨주고, 애틋한 감정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세상에는 수만 가지의 숙소가 존재한다. 자유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예비 여행자라면 취향에 따라 여행의 낯섦과 설렘이 집약된 공간에서 나만의 흔적을 만들어보자. 그 자체가 새로운 경험이자 또 하나의 추억이 될 수 있다.

/글=서세라 작가 #버터플라이 #청년기자단 #김정인의청년들 #지켄트북스 #청년작가그룹 #지켄트 #세이투어넷 #여행을말하다 #여행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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