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칼럼] 한국 워킹맘이 바라보는 네덜란드와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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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10-10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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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비글램]

언젠가부터 TV와 잡지 등의 언론에서 프랑스, 네덜란드, 일본의 육아방식등과 같이 다른 나라의 육아법이 소개되면서, 트렌드에 민감하고 우리나라와 다른 육아법에 관심이 많은 엄마들 사이에서 ‘행복육아’로 총칭되는 네덜란드의 육아법이 거론되기 시작했다.

‘내 아이가 행복해지는, 그래서 온 가족들이 행복해지는 육아법’으로 통용되고 있는 네덜란드는 다른 나라들에 비해 엄마들의 경제 활동 참여비율이 높은 나라 중의 하나이다.

그럼에도 네덜란드 아이들이 느끼는 행복지수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최근 우리 나라의 저출산 관련 다큐멘터리에서도 다뤄지면서 명성이 높아진 네덜란드 육아, 과연 우리나라와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

네덜란드는 우리나라를 상회하는 다양한 육아 복지 혜택을 갖추고 있을까?

네덜란드의 경우 출산 예정일 1개월 전부터 기간이 적용되는 총 16주의 출산+육아휴직이 기본적으로 주어진다.

그에 반해 한국은 3개월의 출산휴가와 1년의 육아휴직이 법적 제도로 마련되어 있다. (물론 이 나라에서 출산을 하는 모든 임산부 근로자들이 이 혜택을 100% 당연하게 누리고 있는 것은 아니다.)

또한, 한국에서 육아휴직기간 동안 시간단축 근무를 대체 사용 할 수 있는 것과 비슷하게, 네덜란드도 복직 이후에 월급을 80%만 받으며 노동시간을 줄이는 단축 근무가 가능하다.

나라에서 지급되는 육아수당의 경우, 한국은 만 0세부터 만 3세까지 매달 20만원의 육아 지원금이 나오고(곧 아동수당이 추가로 지급될 예정이다. 네덜란드의 경우 3개월에 한번 190유로(25만원 정도)정도 지급된다.

어린이집(Day care center)의 경우, 한국은 육아지원금을 대신해서 어린이집에 대한 보육료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네덜란드의 경우 Day care center에 아이를 맡길 경우 시간당 7~10(1만원 안팎)유로의 돈을 지불 해야 한다.

이외에도 건강보험료, 근무 형태 등 두 나라 사이에는 크고 작은 정책의 차이가 있다. 하지만 육아와 관련된 정책만 비교 했을 때, 네덜란드의 워킹맘들은 우리나라의 워킹맘보다 더 적은 정책적 혜택을 누리고 있다.
 

[사진=지켄트그룹]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덜란드 엄마들이 경제 활동에 적극 참여하면서도 부모와 아이가 더 만족하는 육아생활을 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이 있을까?

네덜란드 회사는 자유 출퇴근제와 파트타임근무를 운용해 근무시간에 있어서 유연함을 갖는다. 또한, 가족, 아이에 대한 일로 회사를 조퇴나 결근하게 될 경우 남자든 여자든 주변의 눈치를 봐야 하는 불편함이 없다. 가족이 제일 우선이라는 사회적 분위기가 당연하다는 듯이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대신 자신이 맡은 일에 대한 책임감도 남에게 뒤지지 않는다. 업무 시간이 부족해서 주어진 업무를 처리하지 못했다면 자진해서 재택근무와 야간근무도 한다. )


또한, 네덜란드 여성들은 직업, 직장을 필수가 아닌 선택할 수 있는 인생의 한가지 옵션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적다. 엄마의 생활이 있고, 엄마가 행복해야지만 아이도 행복할 수 있다고 믿는다.

아직 많은 한국 여성들은 육아와 남편(가족)을 위한 내조가 자신이 가진 직장, 직업 대신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크다. (어릴 때부터 '여자는 커서 결혼만 잘하면 되지' 라고 듣고 자라, 여성의 결혼을 취업률에 포함시키는 사회에서 살고 있기 때문일까?)

무엇보다 네덜란드는 사교육이 거의 없고, 꼭 공부를 잘하지 않아도 직업을 구하는데 있어서 문제가 되지 않는다. (네덜란드에는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이 약 20%미만이라고 한다.) 그에 반해 한국은 아이의 개성이 더욱 중시되지 않고, 공부를 잘하는 아이도, 음악을 잘하는 아이도 손재주가 좋은 아이들도 모두 좋은 대학에 진학하기 위한 경쟁이 우선시 되고 있다.

이러한 아이들의 경쟁은 자연스럽게 엄마들의 경쟁이 되어버린다. 엄마들의 삶은 그 개인 자신을 위한 삶이 아닌, 아이가 경쟁 사회에서 뒤쳐지지 않게끔 뒷바라지를 하기 위한 ‘누구’로 전락해버린다.
 

[사진=버터플라이]

아이를 낳아서 키우는 것은 어느 나라에서도 쉬운 일이 아니다. 한 사람의 인생이 달린 문제인데 어떻게 쉬울 수 있을까. 워킹맘이 아이를 키우기 좋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정책적으로 가정과 아이를 위해 다양한 복지적인 혜택을 지원해주는 것과 사회 구성원들이 ‘가정과 가족’을 함께 우선시하고, 아이의 성공보다는 행복을 추구하며, 엄마가 무조건 가족들을 위해 희생하는 것이 아닌 본인의 인생에도 충분히 집중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 이 두 가지가 병행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워킹맘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나라에서 정책을 만들면서 단순히 아이를 낳고 키우는 필요한 돈을 주는 것이 아니라 아이를 키우면서도 엄마로써, 사회의 구성원으로써 당당히 일자리를 가질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그러한 건강한 분위기 속에서 일하는 엄마도 자라는 아이들도 지금보다 더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워킹맘스스로도 본인이 가진 직업에 대한 자부심과 책임감으로 자신의 자리를 지켜나가는 태도가 필요하다 생각한다.

우리나라도 네덜란드처럼 사회와 개개인이 조금씩 사회적 분위기를 바꿔간다면 한국도 어느 순간 아이 키우기 좋은 나라가 되지 않을까?

/글=전진명 작가 #버터플라이 #청년기자단 #지켄트북스 #청년작가그룹 #지켄트 #비글램 #우먼멤버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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