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2사 빼면···짭짤한 회사, 손들어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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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원 김정호 기자
입력 2017-10-10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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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상장법인이 세 분기 연속 어닝서프라이즈를 예고하고 있으나 여전한 '삼성전자 쏠림' 탓에 평가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대형 정보기술(IT)주 위주로만 증시가 뛰면서 '빈익빈 부익부'를 갈수록 심화시키고 있다. 증시가 마냥 호황처럼 보여도 돈 벌었다는 사람은 적은 이유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빼면 성장률 뚝

10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법인이 3분기에 거둔 순이익 추정치는 삼성전자를 제외했을 때 25조5666억원이다. 1년 전에 비해 31.1% 늘었지만, 삼성전자를 합쳤을 때의 증가율인 51.7%에는 크게 못 미친다.

게다가 삼성전자와 나란히 반도체 특수를 누리고 있는 SK하이닉스까지 빼면 코스피 순이익 증가율이 19%대로 떨어진다. 역시 반도체 호황으로 덕을 본 13개 IT 종목을 추가로 제외하면 증가율이 15% 선까지 주저앉는다. 물론 양호한 성장세지만 어닝서프라이즈라고 말하기에는 부족하다. IT가 아닌 업종에서는 '풍년 거지가 더 서럽다'는 말도 나올 수 있다.

물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호실적을 기록한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쏠림은 지수를 왜곡할 수 있다. 코스피 상장법인 매출이 순이익보다 낮은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매출 증가율은 10.9%로 순이익 대비 5분의1 수준에 그쳤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한 매출 증가율은 7.4%로 한 자릿수로 내려앉았다.

◆GDP서 반도체 비중 증시보다 낮아

그래도 올해 들어 불황형 흑자를 피했다는 점은 높게 평가할 수 있다. 1년 전만 해도 매출 성장보다 구조조정과 비용감축으로 이익을 내는 불황형 흑자가 이어졌었다. 다행스럽게 올해에는 매출과 이익이 1~3분기 연속 나란히 성장했다.

다만,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는 마당에 상장법인 이익만 늘고 있는 점은 짚어봐야 한다. 원인으로는 반도체가 국내총생산(GDP)보다 주식시장에서 훨씬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 꼽힌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가 반도체 위주로만 성장한 데 따른 결과"라며 "반도체주 시가총액이 워낙 커 주식시장을 좌지우지하지만, 경제 전체로 보면 증시만큼 영향력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성장률이 가시적으로 개선되지 않는데 상장사 이익만 늘어나면서 우리 경제에 대한 착시현상도 초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어제오늘 불거진 일이 아니다. 

서동필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부터 우리 증시에서는 특정 종목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다"며 "일부 기업이 휘청거려도 시장이 통째로 흔들리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정 기업이 너무 큰 비중을 차지하면 시장 전체에 대한 평가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도체 빅2 외에 주목할 종목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외에도 주목할 종목은 있다. 

에프앤가이드 자료를 보면 CJ대한통운은 3분기 순이익(306억원)을 1년 전보다 5400% 넘게 늘린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송재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CJ대한통운에 대해 "올해 들어 꾸준히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다"며 "안정적인 수익성 확보로 중장기적인 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종목"이라고 말했다.

CJ CGV와 현대위아도 3분기 순이익을 나란히 4200% 넘게 개선했을 것으로 예상됐다. 삼성전기도 2000%대 순이익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점쳐진다.

삼성엔지니어링(935%)과 NHN엔터테인먼트(940%), LF(631%), 신세계(510%), 엔씨소프트(422%), S&T모티브(315%), 대한해운(261%), 일진머티리얼즈(239%), 대우건설(238%), 세아제강(224%), LG상사(200%)도 순이익 증가율에 주목해야 한다.

흑자 전환에 성공한 기업도 다수다. 삼성SDI와 한진중공업, 씨에스윈드, 에이블씨엔씨, OCI, 휠라코리아, LG이노텍, GS건설, SKC, 이수페타시스, 현대로템, LG전자, SK네트웍스, 현대엘리베이터가 대표적인 턴어라운드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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