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인구 증가율 0.1%···14년만에 최저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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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이현 기자
입력 2017-09-29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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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장려정책에도 출산율은 1.2명…세계 최하위 수준

[사진=연합뉴스]

2017년 기준 싱가포르의 인구 증가율이 0.1%를 기록해 14년만에 최저치를 갱신했다고 싱가포르 연합조보(聯合早報)가 28일 보도했다.

싱가포르 국가인구재능부(NPTD)는 이날 ‘2017년 인구보고서’를 통해 싱가포르 내 총 거주인구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1% 증가한 561만명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그 중 싱가포르 국민(영주권자 포함)은 397만명, 단기체류자(외국인)는 소폭 감소한 164만명이었다.

단기체류자 감소원인으로는 최근 주춤한 건설·해운업계의 성장세와 맞물려 발생한 노동인력의 이탈을 꼽았다.

테세이라 싱가포르 사회과학대학교 교수는 “단기체류자의 경우 언제든 늘어날 수 있기 때문에 감소폭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며 “단기체류자가 대폭적으로 증가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물가상승, 치안불안 등에 대한 대비책 마련이 더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14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인구 증가율도 문제지만 계속해서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출산율은 더 큰 문제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공식기록에 따르면 싱가포르의 출산율은 2015년에는 1.24명, 2016년에는 1.2명를 기록했다. 안정적인 경제성장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2.1명에 한참 못 미친다.

싱가포르 정부 차원에서도 출산율 제고를 위해 다양한 장려정책을 펼쳤지만 효과는 미비했다.

2015년에는 출생아 부모에게 7400달러(약 840만원)의 장려금을 지급하는 제도를 마련했다. 또한 공공임대주택도 자녀가 있는 부부를 우선으로 분양해주는 우대정책도 펼쳤다.

지난해에는 직장 남성과 미혼모 등의 출산휴가를 대폭 늘리는 방안도 마련했다. 산모의 배우자(남성)에게 최대 2개월간의 출산휴가를 부여하는 파격적인 정책이었지만 실제 사용비율은 절반도 안돼 효과는 기대에 못 미쳤다.

롱첸훙 싱가포르국립대 리콴유 공공정책대학원 연구원은 싱가포르 사람들이 자녀를 낳지 않으려 하는 가장 큰 이유로 갈수록 오르는 물가와 교육비, 시대적 흐름 3가지를 꼽았다.

미국의 컨설팅업체 머서(MERCER)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싱가포르는 세계에서 5번째로 물가가 비싼 도시다. 평균 1.9%였던 소비자 물가지수 상승률이 2013년부턴 4%이상 치솟고 있다. 사교육을 선호하는 싱가포르의 교육 특성상 학원비 또한 무시 못할 수준이다. 따라서 결혼을 해도 자녀를 갖지 않거나 한 자녀만 낳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자유로운 인생을 꿈꾸며 구속 받는걸 싫어하는 시대적 흐름도 저출산의 한 요인이다.

롱첸훙 연구원은 “현재 생산가능인구(15세~64세) 4명이 노인 한 명을 부양하고 있지만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2030년에는 인구 2명이 노인 한 명을 부양해야 한다”며 “전 세계적으로 고령화 문제가 피할 수 없는 흐름인 만큼 사회 전반적인 체질개선이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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