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공유자전거 '제로섬 게임' 일단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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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선 기자
입력 2017-09-28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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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바이크-오포 합병설 솔솔…60억달러 '인터넷공룡' 또 탄생하나

중국 공유자전거 시장. [자료=아주경제DB]


"합병만이 수익을 내는 유일한 길이다."

중국 벤처투자자 주샤오후(朱嘯虎) GSR벤처스 회장이 이번주 초 상하이에서 열린 한 포럼 석상에서 한 말이다. 중국 공유자전거 시장의 양대 산맥인 오포와 모바이크(摩拜 모바이)의 합병을 두고 한 말이다.

주샤오후 회장은 오포의 주요 투자자 중 한 사람이다. 그는 3개월 전까지만 해도 양사의 합병설에 대해 "양사 투자자들 간 이견이 비교적 커서 합병 가능성은 없다"고 딱 잘라 말했다. 지난 6월에는 오포의 라이벌 모바이크의 투자자인 마화텅 텐센트 회장과 오포와 모바이크 중 누가 더 시장 점유율이 높은지를 두고 인터넷 상에서 날을 세우며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3개월만에 바뀐 그의 태도로, 오포와 모바이크 간 합병 가능성이 힘을 얻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언론들이 28일 보도했다. 

시장조사업체 어낼리시스 장쉬 고급 애널리스트는 주 회장의 태도 변화는 오포와 모바이크 간 출혈 경쟁이 제로섬 게임으로 치닫고 있는 것에 대한 전체 투자자들의 시각을 대변한다고 해석했다.

오포와 모바이크의 기업가치는 현재 각각 30억 달러(약 3조4000억원) 정도로 매겨지고 있다. 예상대로 양사가 합병하면 중국에 시장가치 60억 달러 규모의 인터넷 공룡이 또 하나 탄생하게 되는 셈이다.
 

모바이크-오포[자료=아주경제DB]


양사 간 합병설이 힘을 얻고 있는 것은 출혈경쟁에 따른 수익성 악화, 정부의 공유자전거 서비스 규제 등 때문이다.

중국 공유경제 혁신 아이콘으로 불리는 공유자전거는 2014년 오포가 처음 시작하며 빠르게 시장을 키웠다. 2년 후 모바이크가 후발 주자로 시장에 뛰어들면서 오포와 모바이크 간 피튀기는 전쟁이 시작됐다.

양사는 시장 점유율을 늘리기 위해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었다. 이를 위해 끊임 없이 투자자들로부터 실탄을 공급받았다. 현재 오포와 모바이크는 각각 알리바바와 텐센트라는 든든한 투자자를 배경으로 삼고 있다. 올 들어 8월말까지 양사가 투자자로부터 조달한 자금은 17억 달러가 넘는다. 오포가 최근 소프트뱅크를 중심으로 10억 달러 이상의 추가 투자금을 조달하고 있다는 소문도 흘러나왔다.

이는 과거 중국 양대 공유자동차 업체였던 디디와 콰이디, 그리고 디디추싱과 우버가 치열한 경쟁 끝에 투자자들의 압력에 못이겨 합병을 선언했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오포와 모바이크 역시 결국엔 합병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게다가 중국 공유자전거 시장은 폭발적으로 늘어나며 이미 포화상태에 달했다. 중국 공유자전거 시장엔 현재 70여개 업체가 난무하고 있다. 그 결과 공유자전거는 1600만대로 급증했다. 중국의 한 경제매체는 중국에서 운영 중인 50개 공유자전거 업체 가운데 지금까지 한 곳도 수익을 실현한 곳이 없다고 전했다.

현재 일부 지방정부에서는 규제책을 내놓으며 공유자전거 사업 발전에 제동을 걸었다. 실제로 베이징, 상하이, 선전 등 주요 도시들은 이미 공유자전거 투입을 중단하거나 중단할 계획이다.

장쉬 애널리스트는 각 지방정부의 공유자전거 억제책으로 성장이 한계에 직면했다며 양사가 합병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진단했다. 

중국 인터넷업계에선 양대 기업이 치열한 경쟁 끝에 합병한 사례가 적지 않다.

2011년말 중국 양대 동영상서비스 업체인 투더우와 유쿠 역시 저작권 침해를 둘러싸고 소송전까지 벌이다가 결국 3개월 후 돌연 합병을 선언, 유쿠투더우라는 회사로 재탄생했다. 이외에도 중국 대표 온라인투오프라인(O2O) 기업인 메이퇀-다중뎬핑, 온라인여행사 시트립-취날 등이 모두 출혈경쟁 끝에 합병을 선언한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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