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절 특집②] 유커 600만명 '한국 패싱'…가고싶은 10대 해외 관광지에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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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차이나 김봉철 기자
입력 2017-09-30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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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찾는 유커 작년보다 70% 줄듯…中 당국, 단체관광은 여전히 차단

  • 중국인들 장기여행 크게 늘어 유럽·호주로…한국 여행사·면세점 울상

올해 중국의 국경절과 중추절(中秋節·추석)이 겹친 8일 간의 ‘황금연휴’라는 호재에도 한국은 ‘한숨’을 내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7억명의 관광객이 중국 국내와 해외로 풀릴 예정이지만, 한국을 찾는 중국 관광객은 작년 국경절 연휴 때보다 70% 급감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중국 국경절(10월1~8일) 기간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은 하루 평균 1만2000명인 9만6000명 선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지난해 국경절(1~7일) 18만8000명의 절반 수준이다.

관광공사 관계자는 “사드 보복으로 이 기간 중국인 단체관광객은 거의 없고 대부분 개별 관광객이 한국을 찾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관광소비의 지속적인 상승세와 함께 위안화 강세의 영향으로 해외여행도 다시 붐을 일으킬 전망이다. 연휴 기간 전체 관광객중 외국여행을 택한 중국인은 16.4%, 홍콩, 마카오, 대만을 택한 사람은 20.9%로 조사됐다.

중국 최대 온라인여행사 씨트립(携程)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이번 연휴기간 중국의 국내여행, 해외여행 모두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이라며 해외여행에 나서는 중국 관광객이 600만명 이상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 관광객이 가장 호감을 갖는 10대 목적지로 태국, 일본,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호주, 러시아를 꼽았다.

씨트립은 한국행 단체관광은 여전히 이번 연휴 기간에도 차단돼 있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한국은 지난해 10월 씨트립의 국경절 해외여행지 선호도 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지만 올해엔 10위권에도 들지 못했다.

중국인 여행객들의 한국 선호도가 떨어진 데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배치로 인한 한·중 갈등의 영향이 컸다.

지난 3월 중국 정부가 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으로 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방한 금지를 포함한 한한령(限韓令)이 시작된 이후,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은 크게 줄었다.

또한 7일 이상의 장기 여행을 선택한 중국인이 늘어난 것도 한국에 대한 선호도가 떨어진 요인으로 꼽힌다.

이번 국경절에 7일~10일간, 10일 이상의 장기 여행에 나선 사람은 지난해 대비 각각 140%, 300%나 늘었다. 이에 따라 중국인 관광객들은 가까운 한국보다 유럽, 호주 등 장거리 여행지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비상이 걸린 국내 면세점과 화장품 업계는 국경절 특수에 대한 기대를 애초에 접고 해외로 나가는 내국인을 타깃으로 잡았다.

관광업계는 올 추석 연휴 전년보다 출국자수가 전년보다 많게는 40%가량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 상반기 면세점 업계의 영업이익은 80% 이상 줄어들 정도로 경영난이 심각한 상태다. 역시 중국인 ‘큰 손’들이 대거 빠진 것이 가장 큰 요인이다.

롯데면세점은 1달러 이상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2박 3일 일본 도야마 여행상품권(2인)을 증정한다.

신라면세점은 아예 BMW 4시리즈와 프랑스 여행권을 경품으로 제공하는 파격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면세점 관계자는 “올해는 사드 문제로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국경절 특수가 사라졌다”면서 “해외여행을 떠나는 내국인 고객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전했다.

여행업계는 희비도 교차하고 있다. 해외로 나가는 내국인들이 늘어 아웃바운드(내국인의 해외여행) 여행사들은 연일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인바운드(외국인들의 국내관광) 전문 여행사들은 휴·폐업이 줄을 잇고 있다.

일부는 아웃바운드 사업으로 전환하거나, 태국 등 동남아 등 여행객들을 대상으로 불법 영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사드로 인한 보복조치가 장기화되면서 중소업체들이 자금난을 버티지 못하고 폐업하는 일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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