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혼합소유제 개혁' 급물살… 차이나유니콤, BAT와 손잡고 '시코노믹스'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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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주 기자
입력 2017-09-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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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베이징(北京)에서 차이나유니콤 빅데이터유한공사의 현판식 겸 상품 발표회가 열렸다. [사진=신화사]
 

중국 3대 통신사 중 하나인 차이나유니콤(中國聯通)이 내로라하는 인터넷 기업들과 손잡고 '국유기업 혼합소유제 개혁(이하 혼합개혁)'을 발표하며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특히 최근 빅데이터 기업을 설립하면서 개혁안의 '첫 데뷔'를 마쳤다.

'혼합개혁'은 국가 자본으로 운영되는 국유기업에 민간 자본을 도입하는 정책으로, 시진핑(習近平) 정부가 이끄는 '시코노믹스(시진핑+이코노믹스)'의 가장 대표적인 경제정책이자 중국 경제를 관통하는 키워드로 꼽힌다.

차이나유니콤 외에도 중국은행, 차이나골드 등 많은 중앙기업(양치·央企)들이 인터넷과 빅데이터 등 민영기업들과 손잡으면서, 중국의 혼합개혁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중국 경제참고보(經濟參考報)에 따르면 차이나유니콤 빅데이터회사는 지난 25일 현판식을 열고 차이나유니콤 빅데이터의 기초, 표준 응용과 플랫폼단위 업계 해결 방안 등이 담긴 상품과 백서를 선보였다. 차이나유니콤 빅데이터 회사는 차이나유니콤 데이터를 대외 집중운영하고 협력 플랫폼으로서의 기능을 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개혁안에 참여한 바이두(百度), 알리바바, 텐센트 등 같은 'IT 업계 공룡'들이 보유하고 있는 거대한 사용자 풀을 이용해 엄청난 양의 데이터와 참고 자료를 제공 받는다.

일각에서는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에 새로운 ‘중국 국가대표’가 투입됐다는 평까지 나오고 있다.

빅데이터회사 설립하기 며칠 전인 ​지난 20일, 차이나유니콤은 BATJ(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징둥) 등 IT 거물들을 비롯해 중국 최대 가전유통업체 쑤닝윈상(蘇寧雲商) 등 10여곳의 민간·국유기업으로 구성된 신규 전략적 투자자를 유치하는 방안의 혼합개혁안을 발표했다. 이는 중앙기업 혼합개혁의 첫 신호탄이었다.

중앙기업은 중국의 국유기업 중 하나로, 국무원 등 고위기관의 관리를 받는다. 중국 재정부나 지방정부 관할로 분류되는 일반 국유기업에 비해 규모가 크다.

이 개혁안을 통한 신규 전략적 투자자의 총 투자액은 780억 위안(약 13조4027억원)으로, 보유 지분율은 35.2%에 달한다. 이로써 차이나유니콤이 보유한 지분율은 기존의 62.74%에서 36.67%로 떨어졌다.

개혁안에는 온라인유통, 금융결제,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사업 방면에서 협력을 강화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차이나유니콤은 이 상황을 발판삼아 중국 정부가 주창하는 '인터넷+' 정책을 펼치며 기업의 활력과 다원화 발전을 이루겠다는 전략이다.

왕샤오추(王曉初) 차이나유니콤 회장은 빅데이터 기업 출범식 이후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번 혼합개혁안은 현재 개혁의 마지막 단계인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면서 "심사까지는 한달 정도의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급변하는 시장에서 큰 압박감을 느끼는 중앙기업들이 인터넷, 빅데이터 기반의 기업들의 손을 잡으면서, 전자상거래와 인터넷 관련 기업들은 혼합개혁 물결의 중심으로 자리잡고 있다.

금융업계에서는 중국은행이 최근 텐센트와 '전면적인 전략 협력 협의서'를 체결했다. 중국은행은 건설은행, 농업은행 등이 각각 알리바바, 바이두, 징둥과 협력했던 것과 같이 IT 기업과 한 배를 타게 됐다.

또 중국은행 홍콩현지법인도 텐센트와 같은 협의서에 사인을 했다. 지난 6월 '중국은행-텐센트 금융 과학기술 연합 실험실'이 탄생했으며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블록체인, 인공지등 등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다.

차이나골드그룹 역시 징둥과 전략적 파트너십 관계를 맺고 전자상거래, 금융, 물류 등 전방위적인 분야를 협력하고 있다. 중국 철도총공사도 혼합개혁 참여에 환영한다는 뜻을 밝히며 알리바바에 러브콜을 보냈다.

중국 국무원은 지난 2015년 국유기업을 영리 목적과 비영리 목적 기업으로 분류해, 영리 목적의 국유기업에 대해서는 2020년까지 민간 자본의 투입을 허용하는 혼합개혁을 추구하고 국유자산을 증대시키겠다고 발표했다.

중국에서 가장 권위있는 증권매체인 중국증권보(中國證券報)는 얼마 전 공개된 제3차 혼합개혁 관련 문건에서 대상자로 지목된 20여개의 제조업·에너지 등 분야의 기업들도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 대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지금까지의 국유기업 개혁이 이미 무르익어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를 잡았으며, 올해 4분기에는 국유기업 혼합개혁과 구조조정이 실질적으로 추진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종합금융그룹인 핑안그룹(平安集團)과 동방항공그룹(東航集團)도 최근 혼합개혁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진(李錦) 중국기업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지금 많은 국유기업들과 IT 기업들 간의 혼합개혁을 진행하면서 하위 판매처와 시장의 융화를 이끌어내는 등 양측이 서로 부족하다고 느끼는 부분을 채워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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