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남북] "문제는 가정행복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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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훈 기자
입력 2017-09-2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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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종필 관악구청장

[유종필 관악구청장]

오래전부터 당을 하나 만들어 정치를 한다면 '가족행복당'을 만들어 보고 싶었다. 그만큼 가족과 가정이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국가가 우선시되는 시대는 지났다. 그렇다고 개인만을 강조할 수도 없다. 최소한의 기본단위가 가족이다. 가족은 누구에게나 최초의 보금자리이자 최후의 안식처인 것이다. 가족은 사회를 구성하는 가장 작은 공동체로 사람을 보호하고, 성장시키며, 미래로 연결한다. 가족의 고유한 기능이 제 역할을 다할 수 있어야 한다. 건강한 가정이 건강한 사회의 기초가 되고 국가발전의 동력이 된다는 말은 낯선 표현이 아니다.

이제 복지국가 시대를 지나 행복국가 시대를 추구한다. 우리나라는 경제 총규모 10대 무역국으로 잘사는 나라이다. 하지만 잘사는 나라가 행복한 국가는 아니다. 유엔 통계조사에 의하면 세계에서 우리 국민의 행복지수는 그다지 높지 않은 편에 속한다. 이제는 잘사는 국민보다 행복한 국민을 만드는 데 필요한 정책을 개발하고 실행해야 할 때이다.

예를 들어 복지국가에서는 층간 소음문제를 윗집과 아랫집의 개인 간 관계로 소홀히 다룬다. 행복국가라고 하면 이웃 간, 가족 간의 문제도 공공에서 관리해주는 시대로 가야 한다. 행복국가 시대에서 그 행복의 최소단위를 가족, 가정으로 삼는 것이다.

엄마와 아빠, 부모와 아이 모두가 함께 행복한 사회 분위기를 만들어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 나부터, 우리 가족부터, 우리 지역부터 실천하는 의지가 중요하다. 최근 정부에서도 ‘출산 장려’ 대신 ‘가족 행복 지원’에 방점을 두고 저출산 대책 정책 기조를 전환하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관악구는 지난 7월 '가정과 가족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하는 행복도시 관악' 실현이라는 비전 아래 전국 최초로 'Family First 관악' 선포식을 가졌다. 가족이 행복하면 가정과 사회 모두가 행복하다는 생각으로 출산·양육, 일·가정 양립, 가족친화 환경조성 등 3대 전략을 기반으로 50개 세부사업을 추진한다. 여성뿐 아니라 아동·청소년·어르신들과 함께 남성도 행복한, 모두가 공감하는 가족친화도시를 조성해 나갈 계획이다.

최근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맞벌이 부부의 하루 가사노동 시간은 남편 41분, 아내 3시간 13분으로 나타나고 있다. 가정이 행복하지 않은 원인은 여러 가지 있겠지만 가부장적인 가족관계 또는 가족 간 표현의 부족 때문인 경우가 많다. 관악구는 아빠 요리교실, 찾아가는 열린 아버지 교실, 아빠 수첩 제작 등 일과 가정이 양립 가능한 맞춤형 남성 교육 강좌를 운영해 가족 행복의 연결고리 역할을 할 것이다.

올해 가장 중요한 사업은 관악구가족문화복지센터 건립 추진이다. 이미 올해 추경예산으로 107억원을 확보했으며 총 23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연면적 4148㎡, 지하 2층, 지상 6층 규모로 2019년 상반기에 완공된다. 새롭게 조성될 센터에는 가족공동체 형성을 위한 커뮤니티 공간과 여성취업, 아이돌봄, 남성교실 등 출산·보육·가족을 아우르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한다.

행복의 개념과 범위는 포괄적이고 추상적일 수 있다. 하지만 보편적 기준에서 공공부문이 지원할 수 있는 영역과 역할을 제시하고 주민이 직접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정책이 마련된다면 비로소 가족 모두가 행복한 도시에서 사회 전체가 행복한 국가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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