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린 삼성 글로벌 평가, 재계 “더 이상 실추 막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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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희 기자
입력 2017-09-22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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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동 삼성 사옥. [사진=연합뉴스]


삼성그룹에 대한 대외적인 평가가 극단으로 엇갈리고 있다.

그간 글로벌 기업으로서 아시아의 혁신을 주도해왔다고 추켜세우는 곳이 있는가 하면, 일각에서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됐다며 기존 평가를 대폭 깎아내리고 있다.

이에 재계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의 부회장이 수감 생활이 장기화되면서 부정적인 목소리가 더욱 커질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국내 재계 1위 기업인 삼성의 이미지 실추는 결국 국내 경제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포브스, 아시아 혁신 주도한 대표적인 기업으로 삼성 꼽아
22일 재계에 따르면 미국의 유력 경제전문매체 '포브스'는 삼성을 지난 100년간 아시아의 혁신을 주도한 5대 기업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업체로 꼽았다.

포브스는 최근 창간 100주년을 맞아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를 새로 빚은 5개 기업(5 Companies That Have Shaped Asia, And The World)으로 삼성 등을 선정했다. 일본 도요타와 소니, 인도 주택개발은행(HDFC), 중국 알리바바 등도 이름을 올렸다.

포브스는 "지난 한 세기는 아시아에 있어서 '혁명(revolution)'의 시기였으며, 이제 아시아 대륙은 서구와 동등한 수준을 넘어섰다"며 "한국, 홍콩, 대만 등 이른바 '아시아의 호랑이들'은 여전히 포효하며 다른 국가들에 영감을 주고 있다"고 높이 평했다.

특히 많은 기업들 가운데 5개 기업이 오늘날 아시아를 세계 '최강(powerhouse)'으로 만드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면서 삼성을 가장 먼저 언급했다.

이들은 지난 1938년 유통업체(삼성상회)로 시작한 삼성그룹의 기업사를 비교적 상세하게 소개하고, 이건희 회장의 '프랑크푸르트 선언'이 그룹 성장의 최대 분기점이 됐다고 강조했다.

당시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는 이 회장의 발언 이후 진행된 과감한 변화로 과거에는 별 볼 일 없는 전자업체였던 삼성전자가 지금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IT(정보기술)기업이 됐다고 설명했다.

◆일각 ‘정경유착 기업’ 낙인... “삼성 공든 탑 일순간 무너질 수 있어”
그러나 또 다른 측에서는 아직 끝나지 않은 재판을 생중계하며 ‘정경유착 기업’이라고 낙인찍고 있다. 특히 이 부회장의 구속 기간이 길어지면서 이를 삼성을 끌어내리는 평가의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

일례로 미국 보스턴에 본부를 둔 글로벌 컨설팅업체 '레퓨테이션 인스티튜트'(RI·Reputation Institute)가 최근 발표한 '2017 글로벌 CSR 순위'에서 삼성전자는 89위를 기록했다. 전 세계 주요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사회적 책임 평가에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20위에서 무려 한 해 사이 69계단이 추락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됐다는 의혹으로 인해 정경유착 기업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확산된 게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 수감 생활의 장기화로 향후 100위 밖으로 밀려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RI가 매년 발표하는 '글로벌 CSR 순위'는 기업 지배구조, 사회적 영향, 근로자 대우 등을 기준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을 점수로 매긴 것으로, 올해는 15개국에서 실시한 17만여건의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작성됐다.

지난해 발표에서 총점 100점 만점에 69.8점으로 20위에 올랐던 삼성전자는 올해는 64.5점에 그치면서 89위로 떨어졌다. 100위 내 기업 가운데 순위 하락 폭이 가장 컸다.

앞서 이 부회장 재판 관련 이슈가 있을 때마다 삼성전자의 대외 신뢰도는 크게 떨어진 바 있다. 실제로 지난달 이 부회장이 1심 선고에서 5년형이라는 실형을 받으면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등 국제신용평가사들은 깊은 우려를 표했다.

당시 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법정 공방이 길어져 장기간 리더십 부재로 이어지면 삼성전자의 평판·브랜드 이미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인수합병 등 중요한 전략적 의사결정이 지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재계 관계자는 “그동안 삼성이 쌓아온 글로벌 브랜드 파워는 세계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높다”며 “그러나 공든 탑이 무너지는 것은 한순간일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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