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테르테 “대만, 필리핀 마약 주요 공급처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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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이현 기자
입력 2017-09-21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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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6월 정권을 잡은 후 지금까지 ‘마약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필리핀의 주요 마약 공급국가로 대만을 지목했다.

20일 대만 중앙통신사(CNA)에 따르면 이날 두테르테 대통령은 필리핀 경찰학교 교우회 행사에 참석해 “대만과 필리핀이 마약 밀수조직과 깊은 관계가 있다”며 “마약 밀수조직이 우리나라에 피해를 주면 그들을 죽이겠다”라며 마약범죄에 대한 소탕의지를 재차 천명했다.

필리핀 세관과 마약단속청(PDEA)의 자료에 의하면 필리핀 현지에서 지난해 총 112명의 외국인이 마약범죄에 연루돼 수감 중이다. 이 중 대만인이 29명, 홍콩인이 7명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대만인 2명이 604㎏에 달하는 마약을 필리핀으로 밀수하려다 종적을 감췄다. 이에 필리핀 국가수사국(NBI)은 인터폴(INTERPOL)에 수사를 의뢰해 두 용의자에 대한 신원을 파악하고 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마약과의 전쟁을 치르며 인권유린, 위화감 조성 등 각종 사회적 부작용을 일으키고 있다. 공식적으로 경찰력을 동원해 약 3800명 이상의 마약사범을 사살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사유가 밝혀지지 않은 채 사망한 사람들도 수천 명에 이른다.

그럼에도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런 부작용에 대해 전혀 개의치 않고 있다. 필리핀 국가인권위원회(CHR)가 지난 16일 마약 단속 경찰의 총격에 사망한 10대 청소년 사건을 비판하자 두테르테 대통령은 치토 가스콘 인권위원장을 향해 "당신은 10대를 왜 그렇게 좋아하느냐"며 "동성애자나 소아성애자 아니냐"고 막말을 하기도 했다.
 

두테르테 대통령 장남 파올로 두테르테(왼쪽)와 사위 마나세스 카피오(오른쪽) [사진=AP]

한편 자신의 아들이 마약 밀수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지난 20일 대통령궁에서 개최한 공무원 격려행사에서 아들 파올로가 마약범죄를 저질렀다면 사살할 것을 경찰에 명령했다.

그는 "내가 경찰에 직접 내린 명령은, 만약 내 아들도 마약범죄에 가담했다면 죽이라는 것”이라며 “자식 문제로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건 좋지 않다”라고 덧붙였다.

두테르테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은 현재 진행 중인 ‘마약과의 전쟁’의 정당성을 확보하면서 인권유린 비판을 받는 자신의 마약 소탕정책을 계속 견지하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그의 아들 파올로 두테르테와 사위 마나세스 카르피오는 64억 페소(약 1423억 원) 상당의 메탐페타민(마약의 일종)을 필리핀으로 밀반입하는 사안에 일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두 사람은 유언비어라며 전면 부인하고 나섰다. 사위 카르피오는 "루머에 연루됐을 뿐 불법 마약 운반에 가담한 사실이 전혀 없다"며 자신의 무고를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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