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한미FTA는 양국에 이익…북핵리스크에도 韓경제 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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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진 기자
입력 2017-09-21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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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전 (현지시간) 미국 인터콘티넨탈 뉴욕 바클레이 호텔에서 대규모 해외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한국경제 설명회 형태의 금융·경제인과의 대화에서 건배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20일(미국 동부시간) "한·미 FTA가 교역 확대, 시장 접근성 향상, 투자·일자리 창출 등 양국 모두에 이익이 된다는 건 분명한 사실"이라며 "미국이 요구한 개정 협상에 성실히 임하겠지만 한·미 FTA를 굳건히 지키면서 호혜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미국 뉴욕 맨해튼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뉴욕 금융·경제인과의 대화에 참석, 연설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한미 FTA는 세계적으로 자유무역이 지속 확대되는 상황에서 상호간 경제발전을 위해 필수적"이라며 "상품에 강점이 있는 한국과 서비스산업에 강점이 있는 미국의 상호 호혜적 진출은 해당산업의 경쟁력 강화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최근 미국의 요구에 의해 한미 FTA 개정을 논의하기 위한 특별회기가 시작됐다"며 "한국은 성실히 협상에 임할 것이며 미국과 열린 자세로 대화할 것"이라고 밝히고 "그러나 한미 FTA의 호혜성에 대해 정당한 평가를 바란다"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미국의 우려를 잘 알고 있으나 한미 FTA의 성과와 영향에 대한 객관적인 분석과 함께 차분한 협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FTA 유지는 미국기업들에게는 한국시장 진출의 필요조건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핵 문제와 관련,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굳건한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국제사회와 다각적인 외교 노력을 통해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포기하도록 해나갈 것"이라며 "하지만 우리 정부의 입장은 확고하다. 북한 문제는 어떠한 경우에도 평화적인 방법으로 외교적인 노력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한국 정부의 확고한 의지와 지난 60여년간 북한과의 대치상황에서도 꾸준히 발전해 온 한국경제에 대한 시장의 믿음은 굳건하다"며 "북한의 최근 핵실험 이후에도 한국 증시와 외환시장은 일시적인 변동 후 안정적인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경제의 기초체력은 여전히 튼튼하고 충분한 외환보유액 등 대외건전성도 안정적"이라며 "나는 지금이야말로 다시 도약하는 한국경제에 투자해야 할 시점이라고 자신 있게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와 동북아시아의 경제발전을 위한 남북 경제협력과 동북아 경제협력 비전도 가지고 있다"며 "이러한 경제협력은 그 자체로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를 만들어가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북한에게 핵과 미사일이 체제안전과 발전의 길이 아니라는 인식을 심어주어야 한다"며 "나는 동북아 국가들의 경제협력과 발전이 그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하고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자연스럽게 경제협력의 틀로 들어올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포기하고 대화의 길로 나오면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에 새로운 경제지도가 그려질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한국은 더욱 매력적인 투자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경제 상황과 관련, 2000년대 이후 고용없는 성장이 고착화되고 경제적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지만 새 정부는 이 같은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제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일자리와 소득주도 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라는 세 개의 축으로 형성된 새 정부 경제정책 기조인 '사람중심 경제'를 소개했다.

양극화의 해법을 묻는 말에 "한국과 미국은 나란히 경제적 불평등이 세계에서 가장 심한 나라로, 이것이 경제성장의 발목도 잡고 있다"면서 "해법은 가계소득을 높여주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문 대통령은 "대다수가 소비할 능력이 없어 내수가 진작되지 못하는데 이 부분을 해결한다면 가계의 소비 여력을 높여줄 것"이라며 "그것이 미국의 경제정책에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평창동계올림픽 홍보도 잊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평창동계올림픽이 북한의 참여로 평화올림픽이 되기를 바란다"면서 참석자들에게 관심과 성원을 당부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인터콘티넨탈 뉴욕 바클레이 호텔에서 열린 뉴욕 금융ㆍ경제인과의 대화에서 한국경제 상황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 설명회(IR)인 이번 행사에는 미국 측에서 로이드 블랭크페인 골드만삭스 회장, 스티븐 슈워츠만 블랙스톤 회장 등 월가 투자자 200여 명과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본격적인 행사에 앞서 로이드 블랭크페인 골드만삭스 회장, 헨리 트래비스 KKR 회장, 스티븐 슈워츠만 블랙스톤 회장, 데이비드 루빈스타인 칼라일 회장, 레온 블랙 아폴로 회장, 댄 퀘일 서버러스 회장 등 미국 금융계 리더 8명과 사전환담을 했다.

이들 가운데 슈워츠만 회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제자문기구였던 '전략정책포럼'의 의장을 지내는 등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경제정책 조력자로서 활약했다.

한국 측에선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최종구 금융위원장,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홍장표 경제수석 등이 배석했다.

사전환담에 이어 진행된 본 행사에서는 한국경제에 대한 관심을 반영한 듯 뱅크오브아메리카와 UBS 등 투자은행, 스타우드 캐피털 등 자산운용사, CBS·NBC 등 언론사의 고위급 인사 등 200여 명의 금융·경제계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한국 대통령이 뉴욕에서 금융·기업인을 만난 적은 있었으나, 이날처럼 대규모로 해외 투자자들에게 경제정책과 현안을 직접 설명하고 질의응답을 한 것은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금융·경제인들은 한국 투자를 직접 요청하는 문 대통령의 노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댄 퀘일 서버러스 회장은 "지난 30년간 한국경제는 4배 이상 성장했고 안정적 민주주의도 구가하는 세계적인 대국"이라면서 "문 대통령과 한국인이 놀라운 30년간의 여정을 겪어온 데 축하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퀘일 회장은 "64년간 견고한 동맹관계를 이어온 두 나라의 관계는 여전히 안정적"이라면서 "앞으로도 더 견고하고 안전한 관계로 발전할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슈워츠먼 블랙스톤 회장은 "대통령이 허심탄회하고 진솔하게 의견을 피력해 위안이 됐고 마음이 편안해졌다"면서 "한미간 탁월한 우호 관계가 유지되는 것을 바탕으로 양국 간에 많은 투자가 유치되길 원한다"고 화답했다.

청와대는 보도자료를 통해 "문 대통령이 세계 금융의 중심지인 뉴욕에서 새 정부의 경제철학과 정책을 직접 소개하고 투자자들의 관심에 대한 한국 정부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설명해 지속적인 투자 기반을 조성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북한 문제와 관련해 굳건한 한미 동맹과 평화적 해결 의지를 제시해 해외 투자자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우리나라의 대외신인도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기반이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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