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김이수 사태' 혹은 '극적 통과'… 국민의당 '숨은 표'가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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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형·서민지 기자
입력 2017-09-20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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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인준 D데이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제3회의장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안경을 만지고 있다.[사진=남궁진웅 기자, timeid@ajunews.com]


헌법재판소에 이어 대법원까지, 사상 초유의 사법부 ‘전면마비’ 사태가 일어날지 여부가 곧 가려진다. 국회가 21일 오후 2시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를 위한 ‘원 포인트’ 본회의를 연다. ‘제2의 김이수(전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사태냐, 극적 통과냐’의 갈림길이다. 가결 정족수는 재적 의원 과반 출석, 출석 의원 과반 찬성이다.

‘김이수 부결’ 사태로 휘청거린 당·청으로선 ‘사즉생’의 각오로 인준에 총력전을 전개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미국 출국 직전 국민의당 투톱인 안철수 대표, 김동철 원내대표와 전화통화를 갖고 인준안 협조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본회의 직전 회동, 정국 현안을 논의한다.

야권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당장 10일 후 추석이다. 이번 추석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첫 전국적 선거인 2018년도 6·13 지방선거의 향배를 가를 1차 분수령이다. 세대·지역·계층이 한데 모이는 용광로 민심의 장에서 북핵 위기와 함께 ‘김명수 인준안’ 처리 향배 등 문재인 정부의 인사 난맥상이 ‘밥상머리’에 오를 수밖에 없다. 여야가 막판까지 주판알 튕기기에 나선 이유도 여기에 있다.

◆文대통령, 安에게 전화…秋·安 회동 예정

20일 여야와 정치 전문가들에 따르면 ‘김명수 인준안’ 처리의 핵심 변수는 각 당의 ‘숨은 표’다. 통상적인 선거에서 ‘은폐형 부동층’으로 불리는 숨은 표는 51대 49 구도에서 판세를 가르는 분수령이다.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도 마찬가지다. 앞서 지난 11일 김이수 전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은 가·부 각 145표 동수로 부결됐다. 가결 정족수에 2표가 모자랐던 셈이다.

현재 각 당 의석수는 민주당 121석을 비롯해 자유한국당 107석, 국민의당 40석, 바른정당 20석, 정의당 6석, 새민중정당 2석, 대한애국당 1석, 무소속 2석 등이다.

민주당과 정의당, 새민중정당 등을 합쳐봐야 가결 정족수에 턱없이 모자라다. 야 3당(한국당·국민의당·바른정당) 내 ‘반란표’ 없이는 부결 저지선을 돌파하기 어렵다. 반란표를 가장한 숨은 표에 당·청의 운명이 달렸다는 얘기다. ‘제2의 김이수 사태’가 발발하면 국정동력은 급격히 떨어진다. 부결 책임론을 둘러싼 당·청 갈등, 여여(與與) 분열의 서막이 열릴 수 있다는 얘기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명분 부족한 국민의당 독립변수…與 종속변수 전락

현재 인준안 구도는 ‘찬성 1(민주당) 대 반대 2(한국당·바른정당) 대 자율투표 1(국민의당)’이다. 다만 바른정당도 자율투표로 선회할 변수는 남아 있다.

앞서 ‘김이수 부결’ 당시 국민의당 내부에서 최소 23명이 반대나 기권표를 던졌다. 표결 참여 의원 293명(민주당 120명·국민의당 39명·바른정당 19명·정의당 6명 등) 가운데 민주당과 정의당 전원 가결, 한국당 전원 부결표로 계산한 수치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이날 통화에서 “캐스팅보터는 키를 쥔 국민의당이다. 대안정당으로의 발돋움 과제를 안은 국민의당이 또 다른 존재감을 보여줄 기회”라며 “‘국민의당 반대로 김이수 인준안이 부결됐다면, 국민의당 찬성으로 김명수 인준안이 통과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국민의당 의원 40명 중 10여명은 ‘김명수 인준안’에 찬성하고 있다. 주승용 의원을 비롯해 정동영·김성식·이상돈·채이배 의원 등이 대표적이다. 최명길 최고위원은 표 계산 여부에 대해 “추계를 해도 잘 맞지 않는다”며 “예상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고위 공직자 배제 5대 기준 위배 등 특별한 하자가 없는 상황에서 ‘반대 명분이 없다’는 점은 고민이다.

민주당은 ‘표 크로스’ 체크를 통해 마지막 한 표까지도 설득에 나설 계획이다. 박완주 수석대변인과 제윤경 원내대변인은 “끝까지 적극적으로 야당을 설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국민의당 의원 중 숨은 표심인 20여명의 의원들의 반란표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수밖에 없다. 당·청이 전방위로 나섰지만, 민주당은 종속변수·국민의당은 독립변수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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